청와대는 어떤 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있을까?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18.05.21. 16:16

수정일 2018.05.21. 17:44

조회 2,593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된, 전혁림 화백의 '통영항’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된 전혁림 화백의 '통영항’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에서 <함께 보다>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과 <다시 봄>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청와대가 소장한 미술작품들을 시민에게 공개하고, 그 동안의 국정 추진현황을 볼 수 있는 사진전을 무료로 선보인다.

청와대 사랑채 1층에서는 <함께 보다>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을 만날 수 있다. 7월 29일까지 공개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화 4점, 서양화 8점, 조각 4점 등 16점이 ‘대한민국미술전람회를 보다’, ‘사계절을 보다’, ‘청와대를 만나다’ 3개의 섹션으로 나눠 전시된다. 청와대 본관에 걸려 있는 벽화 4점과 소장품 10여 점은 영상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다.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 ‘함께 보다’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 ‘함께 보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를 보다’ 부문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이 대한민국미술전람회를 다녀온 후 수집한 작품들을 진열해 놓았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는 1949년부터 1981년까지 총 30회 열렸던 행사로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가장 큰 행사였다. 당시 작가들의 등용문이기도 했던 국전은 역대 대통령들이 개막식에 참석하고 청와대와 각 기관에서 출품 작품을 수집할 만큼 중요한 국가 행사이기도 했다.

1969년 국전 출품작으로 당시 청와대가 사들였던 장리석 화백의 ‘목장의 초하’는 젖소 수입을 본격화하던 1960년대 풍경과 시대상을 생생히 표현한 작품이다. 특별전 자문위원들은 이 그림을 보고 ‘간접적인 민족기록화’라고 칭하기도 했다.

김형근 화백의 ‘과녁’은 감정가 1억 원으로 공개된 16품 중 가장 비싼 작품이다. 1970년 국전에서 “우리 화단사상 보지 못한 현장감”이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청와대가 수집한 작품들을 관람하는 시민들

청와대가 수집한 작품들을 관람하는 시민들

‘사계절을 보다’ 섹션에서는 1978년에 완공된 청와대 영빈관에 있는 작품들이 선보였다. 청와대 영빈관은 대규모 회의와 외국 손님들을 위한 공식행사를 여는 건물이다. 영빈관 2층 연회장 벽에는 사계절 풍경화가 한 벽면씩을 채웠는데, 이번에 모두 시민에게 공개됐다.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오승우 작가의 ‘봄’(1979), 박광진 작가의 ‘여름’(1979), ‘불국사의 가을’(1978), 김원 작가의 ‘설악’(1978)이다. 영빈관 풍경화 4점이 대중에 공개한 것은 40년 만에 최초다. 대중에 첫 공개인 만큼 많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오래 지켜봤다.

왕신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영빈관 2층 연회장 벽을 장식할 사계절 풍경화를 그려달라고 박광진 작가에게 요청했다. 작가는 세로 2m 안팎 대작 4점을 한꺼번에 작업하기 여의치 않아 다른 작가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지금의 풍경화 4점이 완성됐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를 만나다’ 코너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시절이던 1991년, 청와대 본관 건물이 완공되면서 수집한 작품들을 공개했다. 영빈관은 서양의 미술기법(유화)으로 된 작품들이 꾸며졌다면, 새로운 본관에는 민화, 궁중장식화, 수묵담채화 등 우리나라 고유의 미술기법이 사용된 작품으로 이뤄졌다. 전통 민화를 현대화하여 표현한 박수학 화백의 ‘책거리’가 그렇다. 그리고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원칙으로 거대한 벽화를 비롯한 회화, 공예품 등도 수집됐다.

우여곡절이 있는 작품도 있다. 전혁림 화백의 ‘통영항’(2006)은 참여정부 당시 인왕실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된 그림이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뀜에 따라 청와대와 수장고(창고)를 오갔다. 이 그림이 시민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 선보였던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

4.27 남북정상회담 때 선보였던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도 있었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 평화의 집 1층 접견실에 걸렸던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이다. 이 작품은 김중만 작가가 세종대왕기념관이 소장한 ‘여초 김응현의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훈민정음과 이 속에 담긴 뜻을 설명하면서 유명해졌다. 준비한 당시에는 공개 작품 목록에 없었는데 개막 하루 전에 청와대가 깜짝 공개를 확정하면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이 작품은 전시회 작품 중 유일하게 포토존이 설치됐다. 남북 정상이 했던 포즈 그대로 시민들도 작품과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가족과 함께 관람한 이성진 씨는 “남북정상회담 때 봤던 것을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니 신기하다.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서 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귀여운 브릭 레고로 표현한 사진

귀여운 브릭 레고로 표현한 사진

청와대 사랑채 2층에서는 <다시 봄> 문재인 정부 1주년 기념 사진전이 6월 3일까지 진행된다. 청와대 사진기자단과 대국민 사진 공모 등을 거친 50여 점이 출품됐다. 문재인 정부가 밟았던 지난 1년을 ‘평화, 새로운 시작’, ‘나라를 나라답게 취임 1년’, ‘결정적 순간’, ‘대통령과 함께 내가 찍은 대통령’ 4개 주제로 나눠 전시했다.

그 중 시민들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끈 것은 브릭 레고 사진들이었다. 브릭 사진작가인 이제형 작가가 결정적 순간의 사진들을 귀여운 브릭 레고 사진으로 표현했다. 시민들은 귀여운 캐릭터로 변한 대통령에 미소를 지었고 함께 걸려 있는 실제 사진과 비교해 보기도 했다. 이 사진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았다.

청와대 사랑채 방문을 기념하는 도장

청와대 사랑채 방문을 기념하는 도장

흔치 않은 기회다. 전시회를 통해 정부와 국민이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하길 권한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청와대 사랑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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