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미세먼지 대책,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

김운수(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운수(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Visit214 Date2018.05.14 14:57

미세먼지 걷힌 어느 서울의 봄날

미세먼지 걷힌 서울 도심 모습

99세까지 88하게(‘일명 9988’)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건강한 삶이 최고의 가치라는 함축적 표현이다. 그만큼 다양한 건강예방법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건강증진 정책은 만 40세와 만 66세 국민을 대상으로 각종 질환과 건강상태를 매우 정밀하게 검진하는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이다.

그런데 생애주기별 건강검진과 같은 ‘9988’ 프레임은 자동차 생애주기별 배출가스 관리정책에도 적용 가능하다. 현재 자동차관리법 제43조2 자동차종합검사 규정에 따라 운행차 배출가스 정기·정밀검사는 신규 등록 후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검사이다. 실제 2009년 이후 서울시 등록 자동차 가운데 배출가스 검사는 매년 100만대 초과하며 2016년 기준으로 등록대수의 약 35%인 107만여 대 자동차가 배출가스 종합검사를 받았다. 문제는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을 바탕으로 국민이 건강예방에 유의하듯이,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진단)에 따른 ‘처방’이 맞춤형 또한 효율적인가 하는 여부다.

특히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배출이 많은 노후 경유자동차 관리에서 더욱 그러하다. 흔히 고령화 사회에 볼 수 있는 건강 적신호 징후처럼 자동차 생애주기 단계에서도 배출가스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 등록 자동차 대상 배출가스 검사자료에 따르면, 위험신호는 모델연식(노후도)이 오래될수록, 주행거리가 길수록 배출가스 검사기준 대비 측정농도가 ‘초과’해 비례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결과에서 휘발유, 가스자동차에 비해 경유자동차의 배출가스 검사 불합격 비율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환언하면 운행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 기록부 관리를 세밀하게 조회하면, 자동차 생애주기별 미세먼지의 과학적 관리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이에 서울시가 미세먼지 개선 역량을 확대하고, 운행 경유자동차 미세먼지 관리대책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몇 가지 유의사항에 대해 예비적 논의가 필요하다.

첫째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은 2.5톤 이상 중형·대형경유차 위주의 저공해화 사업의 한계를 인식하고, 보조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실제 교통안전공단 자료를 분석하면 1톤 사업용 경유자동차인 소형화물차는 매연 배출량, 배출가스 불합격 비율, 주행거리, 노후도 비율 등을 고려하면 2.5톤 이상 경유차 못지않게 우선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1종~3종 사업장 대상 총량관리와 같이 일정대수 이상 자동차 운영 법인회사를 대상으로 PM·NOx 총량관리가 필요하다. 버스업체, 택배회사, 대규모 유통회사 등이 포함된다. 법인회사들이 자동차 교체, 신규구매 시 경유자동차 대신 저공해자동차를 구매하도록 총량관리 제도를 도입한다.

셋째, 경유자동차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의 조정이 필요하다. 현재는 환경개선부담금이 경유자동차 배출을 유인하고, 부담금을 배출 저감 용도에 활용되지 못하는 고정적 조세 수입원처럼 활용되고 있다. 즉 지역 내 부과 및 활용이 아닌 비정상(非正常) 구조로서, 환경자치 선결과제이다. 향후 경유사용으로 배출되는 PM·NOx 부담계수가 지역과 시민의 환경수요에 맞추어 상향 조정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 내 부과되는 부담금을 초과배출 노후 경유자동차 저공해화 정책에 재투자하는 인식전환이 바람직하다.

넷째, 서울시와 시민 간 환경자치의 실질적인 역할분담을 하는 차원에서 서울시 지역 내 미세먼지 초과배출 자동차 대상 시민의 감시기능이 요구된다. 이른바 미세먼지 초과배출 운행 자동차의 저공해화를 촉진하는 시민참여로서 시민의 ‘미세먼지 옴부즈만(Ombudsman)’ 제도를 운영한다.

미세먼지 문제를 단기간 해결하는 즉효약은 사실상 없고, 시민들의 미세먼지 저감 기대효과를 충족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분권시대에 걸맞게 환경자치 본래의 목적에 따라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꼼꼼한 미세먼지 맞춤관리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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