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작은 갤러리

시민기자 박은영 시민기자 박은영

Visit70 Date2018.05.14 15:34

예술인과 시민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 ‘성북동 작은 갤러리’ 입구

예술인과 시민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 ‘성북동 작은 갤러리’ 입구

‘갤러리’는 일상 속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다. 고고하고 품위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은 그곳이 혹자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법도 하다.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림이나 사진 등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탄생한 갤러리가 있다. 바로 ‘성북동 작은 갤러리’다.

‘성북동 작은 갤러리’는 전시를 원하면 누구든 무료로 전시를 열 수 있다. 예술인들의 작품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작품 역시 전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모두가 예술 생산자이자 수용자였다. 특히 이웃들을 위해 건물주가 무상으로 제공한 공간이라 주민들의 자부심이 남다르다. 성북구와 성북동주민자치위원회가 협약을 통해 갤러리의 운영까지 주민이 직접 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혜화로 88번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1111번 버스를 타고 성북초교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다. 여유 있는 거리의 세련된 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오면 스르르 기분이 좋아진다. 거기서 길 따라 왼쪽으로 50미터만 걸으면 된다. 검은색 바탕에 하얀색 글씨의 ‘성북동 작은 갤러리’ 간판이 눈에 들어올 거다.

‘꽃을 보다’의 주제로 펼쳐진 금조 작가의 작품들

‘꽃을 보다’의 주제로 펼쳐진 금조 작가의 작품들

그리 크지도 아주 작지도 않은 아담한 공간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벽에 전시된 그림의 주제가 ‘꽃’이란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화사한 색감의 꽃들이 갤러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전시된 작품들은 금조 작가의 ‘꽃을 보다’라는 제목이었다. 갤러리에는 총천연색의 봄이 가득했다. 갤러리 한쪽에는 방문객들이 방명록을 쓰는 책상과 화장실 그리고 안쪽에는 따로 사무실을 두고 있는 ‘성북동 작은 갤러리’는 심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공간이었다. 방명록 쓰기를 권유한 갤러리 관계자는 8일~10일 간 전시 후 다음 작품으로 교체된다고 했다.

성북동은 그랬다.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예술활동의 본거지였다. 간송미술관, 성락원, 심우장 같은 근현대 예술이 존재했다. 때문에 거리 곳곳에는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스튜디오, 공방, 갤러리카페 등이 자리했다. 이러한 공간들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활동을 이어가며 주민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긍정적인 효과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마을구성원이 함께 ‘2017년 동교동락&자유학기제 전시회-성북동 지구마을’을 개최했다. 홍익대사범대부속중의 ‘함께 만드는 성북 마을교과서, 내 손안의 성북동’ 사업과 성북동 주민센터의 ‘성북동 작은갤러리’가 만나서 이룬 성과였다. 성북동에 소재한 40여 개가 넘는 대사관들을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 또한 몰랐다. 이런 점을 고려한 동교동락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각 국가 대사관을 방문하고 친숙함을 느끼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지난 3월에는 ‘성북동 작은 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한 주민들이 이웃돕기 성금을 기부한 일도 있었다. ‘추억이야기’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진행한 공방의 회원들이 전시를 할 수 있도록 한 주민센터에 감사의 표시로 성금을 기부하게 된 거다. 이쯤 되면, ‘성북동 작은 갤러리’가 문화와 이웃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은 분명했다.

아담한 갤러리 내부. 성북동 작은 갤러리에선 주민 누구나 무료로 전시회를 열 수 있다.

아담한 갤러리 내부. 성북동 작은 갤러리에선 주민 누구나 무료로 전시회를 열 수 있다.

5월 15일~24일까지 성북동 작은 갤러리에는 한중미술협회 소속 신은영 작가의 초대전이 열린다. 신 작가의 ‘달팽이, 돌아갈 곳, 날갯짓. 숲’이란 주제는 아주 느리지만 천천히 삶의 행복과 슬픔을 느껴가며 살아가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지난 2016년 5월 개관한 ‘성북동 작은 갤러리’에서 약 60여 개 팀이 전시회를 개최했다. 성북동의 또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이곳은 작품 전시를 원하는 주민 모두가 무료로 나만의 전시회를 실현시킬 수 있는 꿈의 공간이었다.

공공미술의 주체는 공공이었으며,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주인공이었다. 살면서 갤러리가 낯설고 어색했던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모든 주민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탄생한 갤러리를 찾아 성북동을 거닐어 보자. 그곳에선 모두가 꿈과 낭만을 품은 예술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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