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광나루길 도보여행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18.05.11. 17:50

수정일 2018.05.11. 18:47

조회 2,780

우리에게 친숙한 한강. 광나루한강공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한강. 광나루한강공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서울의 젖줄’ 한강은 우리나라와 서울을 대표하는 물줄기다. 단순히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의 강이라기보다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역사적으로 방대하기 때문에 한강은 우리나라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강이다.

한강은 예부터 지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전투들을 치렀고 이곳을 통해 세력을 키워나가고자 했으며 그로 인해 역사적인 이야깃거리들이 풍부하다. 역사 교과서에서 한강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한강을 지나는 곳들마다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달라 새로운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한강역사탐방 12개 코스 지도 (☞ 클릭해서 크게 보기)

한강역사탐방 12개 코스 지도 (☞ 클릭해서 크게 보기)

서울시에서는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강 곳곳을 해설사의 쉽고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탐험하며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한강역사 해설가는 걸어 다니면서 한강 관련 역사, 문화, 인물에 대한 해설을 진행한다. 도보관상류(강북) 3개 코스와 하류(강남) 9개 코스 총 12개 코스로 나눠 5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운영한다.

특히, 광나루길은 옛 한강의 흔적을 볼 수 있다. 12개 코스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한 광나루길은 예부터 요충지로 유명한 광나루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총 길이는 3.2km. 강동구에 위치한 천호역(5·8호선)부터 광진교를 지나 광진구에 있는 광나루 표지석(광진정보도서관 입구)까지 이른다. ‘역사문화길’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삼국시대 백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장소들을 통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풍납토성에서 설명하는 해설사(좌), 도미부인 동상과 옛 광진교 교명주(우)

풍납토성에서 설명하는 해설사(좌), 도미부인 동상과 옛 광진교 교명주(우)

광나루길의 첫 번째 구간은 천호역에서 풍납토성이다. 천호역 근처에 있는 풍납토성은 한성백제 수도였다. 한성백제는 백제의 700년 역사 중 약 500년간 서울(한성)에 수도를 두었던 시기다. 백제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이 발견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7년 풍납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자칫 백제의 유물들이 훼손될 뻔했다. 지금도 국가 차원에서 발굴이 진행되고 있고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통해 백제 초기 왕성이라는 학설이 힘을 얻고 있다.

풍납토성을 따라 길을 걷다 보면 두 번째 구간인 광진교 옛 교명주와 도미부인을 만난다. 광진교 남단에 위치한 이곳은 삼국시대와 근현대 그리고 현대의 콜라보다.

도미부인은 도미설화에서 나온 인물이다. 백제 개루왕 때 유래된 백제초기시대 설화인 ‘도미설화’에서 도미부인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정을 지켜나가는 우리 역사상 정절의 표상이 되는 인물로 꼽힌다. 동시에 백제인의 대표상이기도 하다. 서울시 강동구는 도미부인을 통해 지역 문화역사의 재조명과 지역 주민에게 올바른 성 가치관을 심어주어 후세의 표상으로 삼고자 도미부인 동상을 건립했다.

유일하게 한강다리 중 '대교'가 아닌 광진교

유일하게 한강다리 중 '대교'가 아닌 광진교

그 옆에는 광진교 옛 교명주가 자리하고 있다. 1936년에 준공된 엣 광진교는 강동구 천호동과 광진구 광장동을 연결한 다리로 서울의 도로교에서 한강대교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다리였다. 하지만 6.25 전쟁 때 당시 북한군 남하를 막기 위해 광진교를 폭파시켰다. 이후 미군에 의해 복구됐지만 교통량 증가, 시설물 노후, 홍수 피해 등으로 1994년 옛 광진교는 완전 철거됐다. 지금은 교명주를 통해 옛 광진교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교명주는 다른 곳에 있었다가 2013년에 옛 광진교 위치였던 지금의 자리로 이전해 옛 광진교의 역사를 잇고 있다.

옛 광진교 자리는 2003년 현대식으로 다시 지은 현재의 광진교가 자리했다. 옛 광진교 교명주와 현재 광진교를 보면서 옛 광진교와 오늘날 광진교의 만남이 한강을 잇는 다리처럼 이어주는 듯했다. 이처럼 광나루길 두 번재 구간은 고대사, 근현대사, 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한강다리 위 전망대 겸 전시장, ‘광진교 8번가’로 내려가는 입구

한강다리 위 전망대 겸 전시장, ‘광진교 8번가’로 내려가는 입구

광나루길 세 번째 구간은 광진교를 중심으로 한강 위를 걷는 코스다. 한강시민공원을 지나 광진교를 걷다 보면 광진교 8번가를 마주한다.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이곳은 다리 위 전시·공연장이다. 매주 금·토요일 7시에 다채로운 공연들이 펼쳐지고 갤러리 전시들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갤러리 전시장 일부 바닥은 유리로 설치해 직접 한강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광진구 8번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광진구 8번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발 아래 투명한 바닥을 통해 한강을 내려다 보며 신기해하는 시민들

발 아래 투명한 바닥을 통해 한강을 내려다 보며 신기해하는 시민들

광나루길 세 번째 구간은 옛 광진교와 현대의 광진교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지금의 광진교가 옛 광진교가 있었던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강 위에 서 있으면서 직접 맞닿은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는 코스다.

광나루길 마지막 구간은 옛 광나루터를 암시하는 광나루 표지석으로 향하는 길이다. 한강역사탐방 해설가는 이 길을 추천했다. “광나루 표지석 근처 길이 광진구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고 있어요”라고 귀띔해줬다.

광나루길 마지막 지점 광나루터로 향하는 길(좌), 광나루터 표지석(우)

광나루길 마지막 지점 광나루터로 향하는 길(좌), 광나루터 표지석(우)

광나루는 조선시대 한강 중상류에서 중요한 교통기능을 담당했던 곳이다. 강원도와 영월 방면으로 가려면 반드시 이곳을 지나야하는 요충지 역할을 했다. 그래서 조선시대 때는 관리가 이곳에서 상주하면서 경기도, 강원도 등지에서 올라오는 세곡을 관리, 감독하기도 했다.

한때 교통의 중심지로 불리기도 했던 이곳은 아픈 역사를 담고 있기도 하다. 조선 단종이 광나루에서 강원도 영월로 유배길을 떠났다. 즉, 서울의 단종유배길 중 하나다. 지금도 광나루에서 떠난 단종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단종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울면서 절을 했던 백성들의 모습이 오늘날 지명으로 남았는데, 하남에 있는 배알미동이 그렇다.

광나루한강공원에 핀 유채꽃밭

광나루한강공원에 핀 유채꽃밭

이처럼 광나루길은 삼국시대 백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사들이 내포돼 있는 곳이다. 실은 이 길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런 숨은 매력들을 알려주는 것이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이다. 해설사를 통해 몰랐던 사실들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익숙했던 길이 더욱 새롭고 알찬 탐방길로 보일 것이다. 당신도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으로 유익한 경험을 해보는 건 어떤가.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 ‘한강의 역사를 찾아서’ 탐방 프로그램

연번 코스명 주요동선 소요시간 비고
제1코스 광나루길 광나루한강공원~광나루표석 150분 도보코스
제2코스 송파나루길 잠실한강공원~삼학사길 120분 도보코스
제3코스 뚝섬나루길 뚝섬한강공원~왕십리 120분 도보코스
제4코스 노들나루길 이촌한강공원~한강철교 150분 도보코스
제5코스 동작진길 이촌한강공원~반포한강공원 120분 도보코스(신규)
제6코스 여의나루길 여의도한강공원~전통의 숲 90분 도보코스(신규)
제7코스 서강나루길 망원한강공원~밤섬공원 120분 도보코스
제8코스 양화나루길 망원한강공원~서강나루공원 120분 도보코스
제9코스 선유도길 선유도공원~온실 90분 도보코스
제10코스 선유봉길 양화한강공원~선유도한강공원 120분 도보코스(신규)
제11코스 공암나루길 강서한강공원~허준박물관 120분 도보코스
제12코스 겸재정선길 강서한강공원~겸재정선미술관 90분 도보코스

○운영시기 : 2018.5.11.(금)~11.30.(금)

○참가비 : 무료

○예약신청 :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 참여희망일 10일 전까지 신청

○홈페이지 :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

○문의 : 070-7791-2759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