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은 공정무역의 날!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8.05.08. 08:42

수정일 2018.05.08. 16:02

조회 2,087

지난해 열린 ‘세계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 현장 모습

지난해 열린 ‘세계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 현장 모습

함께서울 착한경제 (99) 2018 세계공정무역의 날​

매년 5월 둘째 주 토요일은 세계공정무역기구(WFTO)가 지정한 ‘세계 공정무역의 날(World Fair Trade Day)’이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공정무역을 널리 알리고 활발한 참여를 촉구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이 벌어진다.

공식적으로 2002년 제1회 세계공정무역의 날이 시작되었으며, 한국은 2008년부터 공정무역 단체들을 중심으로 '세계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을 개최해왔다. 2012년부터는 한국공정무역단체협의회(KFTO)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공식 후원해왔다.

대체 공정무역이 뭐 길래, 기념일까지 지정해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일까? 세계공정무역의 날을 맞아 '공정무역'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알아보았다.

​Q1. 공정무역이란?

공정무역(FAIR TRADE)은 경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불공정한 무역으로 발생하는 구조적인 빈곤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세계적인 시민운동이자 사업이다.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든 저개발국가 생산자들에게 직거래를 통해 정당한 몫을 지급하고 거래함으로써 사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 생계 유지가 가능한 공정한 가격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며, 소외된 저개발국가의 생산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더 나은 무역 조건을 보장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여하고자 한다. 아울러 아동노동을 금지하며, 환경을 보호하는 착한 무역이기도 하다.​

Q2. 공정무역 5대 상품은?

커피, 초콜릿, 설탕, 홍차, 면화(목화)는 공정무역 5대 상품이다. 이들의 원료는 과거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 플랜테이션의 대표 작물로, 저개발국가 가난한 농민들이 주로 재배하고 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환경 탓에 현재까지도 여전히 아동 강제 노동이 자행되고 있다. 소수의 다국적 기업이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무역품이다.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하는 것으로 저개발국가 생산자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다.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하는 것으로 저개발국가 생산자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다.

Q3. 지금도 아동노동을 착취하는 현장이 있다고?

믿기지 않겠지만, 국제노동기구의 2012년 아동노동통계 자료를 보면 전 세계 11~16%의 아이들이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콩, 카카오, 사탕수수, 차, 면화 생산지는 아동노동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세계 카카오의 70% 이상이 생산되는 서아프리카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수는 180만 명, 이들 중엔 인신매매로 팔려온 아이들도 있다. 작업 현장 또한 비위생적이고 위험하다.​

대부분의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은 초콜릿을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세계 카카오 생산의 3분의 2가 코트디부아르, 가나와 같은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두 나라 농민의 90%가 카카오를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음에도 이들은 초콜릿을 맛볼 여유조차 없다.​ 이에 공정무역은 아동노동과 강제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부모의 안정된 소득을 보장하며, 생산 환경은 물론, 생산지 마을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Q4. 커피·초콜릿 등 기존 무역은 불공정하다?

소비자가 천 원짜리 초콜릿을 사면, 카카오 농부는 50원, 초콜릿 제조 판매 회사는 700원을 가져간다. 다른 상품들도 비슷한데, 면화 농민들은 소비자 가격의 3%도 받지 못하며 종종 1%보다 적게 받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대다수 농민의 하루 평균 소득은 세계은행이 정한 빈곤선에도 못 미치는 하루 평균 2달러다.

그렇다면 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생산지와 소비시장이 다른 품목들은 무역거래량도 많고, 시장 왜곡도 많이 일어난다. 커피, 초콜릿 등은 개발도상국에서 재배되지만, 선진국 소비자들의 기호식품이다. 서로 다른 시장에서 가격이 정해지는 만큼 무역기술과 정보, 자원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생산 농민들은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그래서 무역업자나 가공유통업자들은 재료를 값싸게 사서 가공유통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초콜릿 시장은 6개의 거대 다국적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커피 산업은 5개 기업이 70% 가까이, 차는 7개 기업이 생산량의 85%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윤 또한 이들 기업에 돌아가는데, 커피 이윤의 90%는 무역업자와 소매업자가 가져간다. 개발도상국 생산농민들이 자립한다 해도 자본도 정보도 월등히 뛰어난 이들 다국적기업들과의 경쟁은 애초에 불평등한 것이다. 때문에 저개발국가 생산자들은 절대 빈곤선 이하로 살아갈 수밖에 없고, 열악한 노동 여건으로 아동 노동, 강제노동, 나아가 인신매매 등에 쉽게 노출된다.

‘세계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에서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세계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에서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Q5. 공정무역은 진짜 공정할까?

공정무역은 생산자들과 직접 구매해 중간 상인들 수를 줄임으로써 농민들이 더 많은 몫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생산자, 무역업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상호 합의한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등, 상호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투명하고 장기적인 거래 파트너십 관계를 맺는다. 투명성과 책임성을 원칙으로 고용인, 회원, 생산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모든 무역 파트너가 관련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Q6. 공정무역을 통해 저개발국가 농민, 노동자의 삶이 달라질 수 있는가?

공정무역은 생산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생산과 생계를 보장할 만큼 합의된 최저가격을 보장한다. 시장가격이 떨어지더라도 합의된 최저가격만큼은 보존해줘, 생산자들의 생활도 안정시키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정무역 생산자들은 일반적으로 일반 시장에 비해 2배가 넘는 이익을 보장받는다.

Q7. 공정무역이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

원조는 근본적인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공정무역은 원조에 의존하던 저개발국가 농부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비자들의 자선활동이 아닌 윈윈 방식이다.

공정무역에선 5~10%의 공동체 발전기금(공정무역 프리미엄, 소셜 프리미엄, 프리미엄 보너스)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훈련 및 장비 지원, 보건위생시설, 교육 시설, 도로 등 다양한 사회적 서비스에 투자되면서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 해로운 화학살충제나 화학비료에 의존하지 않고 농사짓는 방법을 알리고, 유기재배기술이나 장비를 보급해 믿을 수 있는 정직한 상품을 재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차별과 폭력 속에 방치된 여성인권 문제 등 필요로 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가정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끔 학용품이나 교복비, 통학버스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자연재해로 손상된 집을 보수하거나 학교를 짓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 휴대용 태양열 전구를 제공하는 등 생산지 환경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Q8. 혹시 공정무역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3대 농약 사용량이 많은 작물로 담배와 함께 커피, 면화를 꼽는다. 면화는 전 세계 경작지 중 단 2.4%에서 재배되는데,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체 살충제의 25%, 농약의 11%가 살포될 정도다. 연간 약 2만 명이 면화 농장에서 살충제 중독으로 사망한다. 이와 같은 과도한 화학물질 사용은 환경도 파괴하고, 가난한 농민들을 병들게 할뿐더러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 인도에서는 유전자조작 면화 생산을 위한 종자, 비료, 살충제 구입 등으로 진 빚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하는 농민들이 무척 많다.

반면, 공정무역은 유기농법 또는 유해 화학물질을 덜 쓰는 생산방식을 추구한다. 생산지 환경과 생산자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생산방식을 원칙으로 한다. 공정무역 커피 또한, 질 낮은 로부스타(Robusta)종의 재배를 지양하고 생태계 보전을 고려한 유기농 커피를 생산한다.

여러 단체들의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한국공정무역단체 협의회 사이트 화면(좌), 공정무역 제품으로 만든 브런치 메뉴(우)

여러 단체들의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한국공정무역단체 협의회 사이트 화면(좌), 공정무역 제품으로 만든 브런치 메뉴(우)

Q9. 우리나라의 공정무역 현황은?

국제적으로 공정무역은 1950~60년대에 시작되었다. 70~80년대 인증 제도가 만들어지며 대규모 판매가 가능해졌고 소비자들이 찾기 쉬워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3년 아름다운가게의 공정무역 수공예품 판매를 시작으로, 뒤늦은 감은 있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를 거듭하며 상품 종류도 다양해졌는데, 다양한 수공예품뿐 아니라, 커피와 커피 제품, 각종 차, 초콜릿과 코코아, 설탕, 캐슈넛과 같은 견과, 건망고·건체리·건살구 등 건과일, 올리브유, 후추, 계피, 화장품과 비누 등 여러 상품을 만날 수 있다.

Q10. 공정무역 제품, 어디서 어떻게 살 수 있나?

공정무역 제품도 무턱대고 구입하기보다는 생산 환경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좋다. 합의된 공정한 최저가격과 공정무역 공동체 발전기금을 보장하고, 아동노동 강제노동 금지, 차별 금지 및 결사의 자유 보장, 투명하고 장기적인 거래 파트너십, 생산지 환경과 생산자 건강을 해치지 않는 생산 방식 등 공정거래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일일이 확인하기 귀찮다면, 한국공정무역단체 협의회 소속 공정무역 단체 제품을 이용하자. 지난 2012년 발족한 한국공정무역단체 협의회에는 현재 아름다운커피, 기아대책 행복한나눔(비마이프렌드), 두레생협 APnet, 아시아공정무역 네트워크, 아이쿱생협,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 한국 YMCA 피스커피, 더페어스토리, 어스맨, 얼굴 있는 거래 등 10개 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단체 홈페이지나 각종 홍보물 등을 통해 생산지 이야기를 전하며, 공정무역 원칙을 어떻게 지켜나가는지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해당 단체 홈페이지의 쇼핑몰을 통해 편하게 구입할 수도 있지만, 서울 곳곳에 있는 매장을 이용해도 된다. 한국공정무역단체협의회 소속 다양한 제품 정보와 상품들을 한자리에서 보고 싶다면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에 있는 공정무역 가게에 들르면 된다. 성북구 공정무역센터 페어라운드에서도 공정무역 상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두레생협 등 공정무역 제품을 취급하는 생협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땅에서 자란 가까운 지역 농산물이나 생산물도 이용하고, 지역에서 조달할 수 없는 일부 제품은 공정무역으로 구입하는 보다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

​Q11. 세계공정무역의 날 행사에 참가하려면?

올해도 세계공정무역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2018 세계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 공식 행사는 5월 12일에는 신촌 연세로 일대에서, 13일은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틀간 이어진 공정무역 장터에서는 시음·시식 행사뿐 아니라, 전시와 체험, 공연 및 문화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5월 11일에는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에 위치한 공정무역카페 지구마을에서도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네팔 생산자 토킹데이&수공예 워크샵’ 행사로, 오후 6시 30분에서 8시 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에서는 월드 페어트레이드 챌린지 2018 캠페인을 진행한다. 5월 11일~12일 오전 10시~ 오후 6기까지 명동 KGB하나은행 본점 앞 삼각공원에서 열린 예정이라고 하니 한번쯤 둘러봐도 좋겠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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