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도 임시정부가 있었다? ‘한성임시정부’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8.04.30. 16:15

수정일 2018.05.10. 17:00

조회 1,309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7번 출구 인근에는 '한성임시정부 터'를 알리는 기념표석이 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7번 출구 인근에는 '한성임시정부 터'를 알리는 기념표석이 있다.

‘한성임시정부’를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지난 4월 23일 정오, 시민청 앞마당에서는 특별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비올리스트 김남중과 연주단, 장보라의 춤과 함께 제99주년을 맞은 ‘한성임시정부’를 기념하는 ‘점심 퍼포먼스’였다. 1919년 ‘한성임시정부’를 선포한 봉춘관(奉春館)이 있던 장소인 청계광장 북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서울시 시민청 앞마당에서 그날의 선포 시간에 맞추어 정오에 진행됐다.

‘한성임시정부’는 해외가 아닌 서울에서 조직된 임시정부였다. 3·1독립선언 직후부터 임시정부 조직 논의가 시작되었고, 4월 2일 전국 13도 대표들이 인천 만국공원에서 ‘서울에서 국민대회를 개최하고 ‘한성임시정부의 선포’를 결정한다. 드디어 4월 23일 정오 봉춘관(서린동)에 모인 전국 13도 대표 25인은 국민대회(國民大會)를 통해 취지서(趣旨書)와 선포문을 낭독하고 ‘한성임시정부 약법’을 제정하는 등 마침내 ‘한성임시정부’를 결성한다. 이어 보신각·남대문·동대문·서대문 앞에서 임시정부 수립 시위를 벌였고, 당시 미국 UP통신(연합통신)은 전 세계에 타전한다.

서울시청 시민청 앞마당. 지난 23일 시민청에선 ‘한성임시정부’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서울시청 시민청 앞마당. 지난 23일 시민청에선 ‘한성임시정부’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한성임시정부’ 제99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는 23일 정오 시민청 앞마당에서 30여 분간 진행되었다. ‘한성임시정부’ 대한 설명과 함께 2005년부터 9년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해오며 ‘2016 유엔 국제 평화기여 예술가상'을 수상한 비올리스트 김남중을 비롯하여 김대건, 이태범, 강현빈, 김민근, 김민찬, 박은서, 오빛나, 이서윤 학생의 ‘대한제국애국가’ 연주와 장보라의 춤으로 진행되었다.

한성임시정부 99주년 기념 공연

한성임시정부 99주년 기념 공연

1919년 ‘한성임시정부’를 선포한 봉춘관(奉春館)의 자리인 청계광장 북변에서 진행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으나, 시민청 앞마당의 아늑한 공간은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공연의 감흥은 높이기에는 오히려 좋았다.

“‘한성임시정부’가 있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어요. 점심시간에 공연도 즐기고,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네요” 봉천동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서울시민들에게 ‘한성임시정부’가 있었다는 자랑스러운 사실을 널리 알려주면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1919년 4월 23일 선포된 '독립운동 취지서' 모습

1919년 4월 23일 선포된 '독립운동 취지서' 모습

‘한성임시정부’는 국외가 아닌 국내 서울에서 조직된 임시정부라는 점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더욱이 국민대회(國民大會)라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조직되었고, 상하이 임시정부·연해주 노령임시정부와 함께 9월 11일 대한민국임시정부로의 통합과정에서 정통성을 갖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국민대회취지서’와 ‘선포문’을 통해 3‧1운동의 정통성을 이은 임시정부임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2019년 ‘한성임시정부’ 선포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기념행사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나아가 시민들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 자랑스러운 서울의 역사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고, 서울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도 충분한 퍼포먼스였다. ‘작지만 큰 공연’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남북정상회담를 시작으로 한반도에서 새로운 평화가 열리는 상황에서 생각해보는 ‘한성임시정부’는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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