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몰랐던 세종문화회관의 숨은 매력 4가지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18.04.27. 16:41

수정일 2018.04.27. 17:39

조회 2,631

1978년 개관해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세종문화회관

1978년 개관해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은 올해로 개관 40주년을 맞이한다. 1972년 서울시민회관이 불에 탄 이후 1974년에 착공해 1978년에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다. 서울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확대 및 문화예술 부흥을 위해 마련된 이곳은 서울시의 운영에서 벗어나 1999년 7월 1일부터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은 서초구에 있는 예술의 전당과 함께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메카로 손꼽히는 곳이다.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등 다양한 문화 공연들이 지금도 펼쳐지고 있고,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만끽한다. 또한 외국인들도 다수 방문해 우리나라 관광코스로도 꼽히곤 한다.

40년 세월 동안 세종문화회관을 방문한 관객들은 6,2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단일 최다 입장기록은 1979년 7월 대극장에서 공연된 뮤지컬 ‘깐돌이의 세계일주’로 회당 4,961명, 총 1만4,885명이 관람했다.

이처럼 수많은 시민들이 세종문화회관에 찾아온다. 그만큼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데 있어서 세종문화회관은 빠질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시민들과 호흡한 이곳에서 대중들이 잘 모르는 숨겨진 매력들이 존재한다. 당신이 잘 알지 못하는 세종문화회관의 숨은 매력 4가지에 대해 알아본다.

① 세종문화회관에 박쥐가 산다?

1층 로비에서 바라본 난간의 박쥐 문양

1층 로비에서 바라본 난간의 박쥐 문양

세종문화회관에 박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이 좋은 건물에 어떻게 박쥐가 있을 수 있을까 의아할 터이다.

세종문화회관 1층 로비 입구에 들어가면 바로 다수의 박쥐들을 볼 수 있다. 1층과 2층 사이 난간 벽면을 따라 박쥐 문양 청동판 장식들이 여러 개 붙어 있다. 짙은 갈색 바탕에 황금색 박쥐무늬. 박쥐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다고 생각해서인지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세종문화회관에 왜 박쥐 문양이 있는 것일까?

박쥐 문양은 세종문화회관이 개관할 때부터 있었다. 1971년 옛 시민회관이 공연 도중 화재가 나 건물이 불타 버렸고 시민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3년 후, 그 자리에 다시 세종문화회관을 지으려고 하니 화재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다시는 화재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뜻에서 박쥐 문양을 붙였다.

배유진 세종문화회관 홍보 담당자는 “박쥐는 서양에서는 흉조로 생각해 좋지 않은 동물로 여기지만 동양에서는 예부터 행복, 장수의 상징으로 여겼다. 조선 후기에 박쥐 문양을 넣은 가구와 옷이 널리 퍼진 적이 있다. 이렇게 좋은 뜻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박쥐 문양을 붙였다. 그래서인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화재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② 세종문화회관에는 백남준이 숨 쉬고 있다

백남준 작품인 '호랑이는 살아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층 로비 양쪽에 놓인 '호랑이는 살아있다' 백남준 작품

세종문화회관 1층에는 박쥐 문양과 함께 악기 모양의 텔레비전 조형물 2개가 눈에 띈다. 마치 장승처럼 대강당 입구 양쪽을 든든히 지키는 듯하다. 이것은 우리나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작품인 ‘호랑이는 살아있다’이다.

이 작품은 2000년 1월 1일 0시 정각에 임진각 야외무대에서 공연된 밀레니엄 프로젝트 ‘DMZ 2000 : The Millennium Celebration’의 하이라이트로 소개돼 전세계 87개국에 위성 생방송된 백남준의 역작이다. ‘호랑이는 살아있다’는 다양한 크기의 모니터 57개를 통해 호랑이의 기상과 생명력을 표현했다. 지금은 백남준의 작품을 이동일 21세기예술경영연구소 교수가 세종문화회관에 기증함으로써 세종문화회관을 찾은 많은 시민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③ 세종문화회관의 상징, 파이프오르간

세종문화회관의 상징, 파이프오르간

세종문화회관의 상징, 파이프오르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넓은 무대와 함께 큰 위엄을 뽐낸다. 그런데 대극장 한 쪽 벽면에는 매우 큰 악기가 자리 잡아 장엄함을 드러낸다. 바로 ‘악기의 제왕’ 파이프오르간이 위치해 있다.

파이프오르간은 지구상 악기 중 가장 자연의 음색과 가깝게 재현한다고 한다. 그리스도교인들이 성당에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하려는 이유 또한 하나님이 좋아하는 음색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의 귀를 즐겁게 한다고 믿을 정도로 아름다운 음색을 자랑하는 파이프오르간. 그런 악기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군림했다.

파이프오르간은 1978년 개관 때부터 지켜왔다. 8,098개의 파이프로 이루어진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은 독일 칼 슈케사가 제작해 설치에서 조율까지 13개월이 걸렸다. 독일인 기사 1,400여 명을 포함해 연인원 4,000여 명이 투입돼 만들었다. 제작비는 당시 125만 달러(6억 원, 현재 가치로는 35~40억 원). 높이 11m, 폭 7m, 무게 45톤, 6단에 이르는 건반 등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거문고 모양의 전체 디자인과 한옥의 처마를 형상화한 상단부의 스패니시 트럼펫, 전통 국악기인 범종 32개를 갖추었으며 98개의 음색을 구현한다. 설치 당시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현재는 두 번째 규모, 첫 번째는 중국)

세종문화회관 음향실에서 시민기자단에게 설명 중인 음향감독

세종문화회관 음향실에서 시민기자단에게 설명 중인 박임서 무대기술팀장

파이프오르간을 이용해 첫 공연을 펼친 것은 1978년 6월 8일 오스트리아 한스 하젤벡의 무대였다. 3일 후에는 윤양희의 첫 파이프오르간 연주회가 열렸다. 이는 우리나라 첫 파이프오르간 연주회였다. 세종문화회관 파이프오르간 설치로 인해 국내 파이프오르간 전공자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국내 파이프오르간 보급을 촉진시켰다.

세종문화회관은 파이프오르간 시리즈를 통해 지난 10년 간 세계적인 오르가시니트의 무대를 선보였다. 올해는 개관 40주년을 맞이해 세계적인 파이프오르가니스트 제레미 필셀(Jeremy Filsell)의 특별 무대가 오는 9월 1일에 펼쳐진다. 코리아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악기의 제왕’ 소리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④ 아이 걱정 없이 편하게 공연관람하자! 아이들세상

공연시간 동안 미취학 아동을 맡길 수 있는 ‘아이들세상’

공연시간 동안 미취학 아동을 맡길 수 있는 ‘아이들세상’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문화공연은 사치다” 엄마들이 다수 모여 있는 인터넷 카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식당이나 카페에 데려가기도 눈치 보이는데 문화공연은 더욱 어렵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은 그런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다.

세종문화회관에는 ‘아이들세상’이라는 공간이 있다. 세종문화회관 옆 야외중앙계단을 따라 올라가 서비스플라자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미취학 아동이 있는 관람객을 위해 설치된 어린이 놀이공간으로 부모의 공연 관람시간 동안 전문교사가 아이들을 보호한다. 아동은 생후 24개월부터 7세 아동까지 위탁이 가능하고 36개월 미만 보호자는 동반입장이 가능하다. 공연티켓을 소지하고 있다면 이용할 수 있다.(문의는 02-399-1593)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 조형물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 조형물

세종문화회관은 40년 동안 우리나라 공연문화의 산실이자 허브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수많은 문화공연들을 통해 다수 시민들이 이곳에서 좋은 추억들을 남겼고 여러 세대에 걸쳐 추억을 회상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되었다.

이런 특별함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시간이 다가온다. 5월 9일부터 15일까지 7일간 ‘세종 아트 페스타'가 열린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예술단이 총출동해 다양한 무대들을 선보인다. 화재를 지키는 박쥐들과 함께 서울 도심 속에서 특별한 추억을 남겨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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