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무원은 괴로워’…욕설과 폭행에도 속수무책

아이엠피터

Visit899 Date2018.04.20 16:25

한 남성이 지하철 직원의 뺨을 때리는 모습

한 남성이 지하철 직원의 뺨을 때리는 모습

[The아이엠피터] 서울시 정책 알기 쉽게 풀어드려요 (39)

2012년 6월 유튜브에 ‘지하철 직원 폭행남’이라는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지하철 개찰구가 안 열린다며 한 남성이 역무원에게 막말과 욕설을 하는 장면이 그대로 나옵니다. 심지어 남성은 역무원의 빰까지 때립니다.

보통 폭행을 당하면 방어 차원이라도 함께 싸울 것 같지만, 역무원은 흥분하지 않고 담담히(?) 견딥니다. 왜냐하면 혹시라도 제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지면 사태가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당시 동영상을 촬영한 시민은 앞서 남성이 2~3차례 역무원을 더 때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영상을 본 많은 시민들은 분노와 함께 ‘나 같으면 못 참았다’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오래 전 사건이니, 이제는 지하철 직원에 대한 폭행 사건이 사라졌을까요? 아닙니다. 가면 갈수록 지하철 역무원에 대한 폭행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근무 중 승객에게 폭행당한 역 직원, 작년에만 133건

최근 3년간 지하철 역 직원 폭행피해사건 발생 건수

최근 3년간 지하철 역 직원 폭행피해사건 발생 건수

최근 3년 간 발생한 지하철 역 직원 폭행 피해 사고는 375건이었습니다. 올해도 3월 말까지 이미 35건의 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15년 서울메트로가 직원 769명을 대상으로 ‘근무 중 승객으로부터 폭행’ 등 피해 사례를 설문 조사한 결과 55.1%가 ‘최근 3년 내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폭행 피해 횟수가 2차례 이내라는 응답이 30.0%로 가장 많았지만, 무려 6차례 이상 폭행당했다는 직원도 8.4%나 됐습니다.

폭행 가해자의 97.6%가 남성으로 50~60대(62.3%)가 가장 많았습니다. 폭행 사건의 63.7%는 취객 응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등 심야시간에 폭행 사건이 집중됐습니다.

사법권 없는 지하철 보안관, 폭행에도 속수무책

지하철 객차 내에서 출동한 지하철 보안관에게 폭행을 휘두르는 승객

지하철 객차 내에서 출동한 지하철 보안관에게 폭행을 휘두르는 승객

‘철도안전법’ 제78조 1항 및 49조 2항을 보면 ‘누구든지 폭행·협박으로 철도종사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취객 등이 때리면 그냥 맞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경찰에 신고하면 진술서 작성이나 고소·고발 등 업무처리에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신고를 하더라도 형사 처벌을 받는 경우가 6.0%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주요 원인입니다.

현재 서울지하철에는 지하철 보안관 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법권이 없다 보니 취객이 폭행을 해도 경찰이 올 때까지 버텨야지, 적극적인 방어나 제압을 하기 어렵습니다.

몇 년 전부터 서울시와 서울시 의회는 지하철 보안관의 제한적인 사법권 부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세 번이나 발의된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와 자괴감에 빠지는 지하철 역무원

지하철 역무원에게 ‘차렷’이라고 지시하고 뺨을 때리는 취객

지하철 역무원에게 ‘차렷’이라고 지시하고 뺨을 때리는 취객

지하철 역무원들은 밤에 근무하기가 무섭다고 합니다. 취객으로부터 욕설은 기본이고 경찰이 올 때까지 무방비로 폭행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자괴감까지 든다고 합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역 직원과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폭행 사건 발생 시 고발조치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법도 미온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음주상태에서 역 직원을 폭행해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취객에게 1심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지하철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단순 근무자가 아닙니다. 시민을 안전하게 수송하는 역할을 하는 등 공적 업무를 수행합니다.

지하철 역무원을 폭행하는 행위는 단순 폭행이 아닌 중대한 범죄로 인식해 무거운 처벌 등을 내려야 합니다.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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