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값에 즐기는 색다른 국악콘서트

시민기자 변경희

발행일 2018.04.09. 16:40

수정일 2018.04.09. 16:40

조회 2,216

서울돈화문국악당 입구

서울돈화문국악당 입구

차 한 잔 값으로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연이 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4월 21일까지 매주 수~토요일에 열리는 '新통방통' 공연이다. 국악계를 이끌 차세대 예술가들과 새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1월 ‘신통한 작품, 방통한 예술가를 찾습니다’란 공모를 통해 민요, 판소리, 뮤지컬, 가야금 앙상블, 해금병창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새로운 가능성의 예술가들과 참신한 국악 작품들을 발굴했다.

중정에 마련된 공간에선 안락함까지 만날 수 있다.

중정에 마련된 공간에선 안락함까지 만날 수 있다.

‘新통방통’ 공연이 펼쳐지는 돈화문국악당은 국악 전문 공연장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창덕궁 정문이었던 ‘돈화문’에서 이름을 따왔고 창덕궁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하고 있다. 당초 주유소 부지로 방치된 공간을 서울시가 매입하여 2016년 현재의 국악당을 개관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양식이 혼합된 형태로 입구 기준으로 오른쪽엔 실내 공연장이, 왼쪽엔 카페리빈이 위치한다. 푸른 잔디가 깔린 중정(中庭)은 국악 마당으로 활용된다.

한옥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카페리빈

한옥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카페리빈

우선 매표소와 실내 공연장이 있는 메인 건물 지하 2층에 들렸다. 국악의 정체성을 살린 한복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공연 시작 시간이 꽤 남아 카페리빈로 향했다. 분위기도 좋은데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국악공연 관람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들러보길 추천한다. 모던한 한옥 카페에 앉아 창문을 통해 보이는 파란 하늘과 푸른 잔디의 모습은 고마운 덤이다.

카페리빈 창가에서 보이는 중정(中庭)의 푸른 잔디밭은 야외공연이 열리는 국악마당이다. 우리 전통음악 특유의 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공연이 없을 땐 방문객이 편안히 앉아 쉴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된다. 그곳에서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읽는 등 시민들의 인기 장소가 될 것 같다.

新통방통 공연장 모습과 공연 안내 책자

新통방통 공연장 모습과 공연 안내 책자

공연 시작 10분전 공연장으로 내려갔다. 140석 규모의 실내공연장은 자연음향으로 청명한 음색의 국악을 감상할 수 있다. 게다가 층간 단차가 잘 계획되어 모든 좌석에서 관람하기에 편해 보였다. 앞사람 뒤통수로 답답할 일 없어 시야가 넓었다.

4월의 신규 작품 첫 무대인 소리꾼 배우 조엘라와 뮤지컬 배우 원성준이 만나 만든 ‘늘송’의 <난감한 국악콘서트 - 춘향전>을 관람했다. 국악 공연을 따로 챙겨본 적이 없었거니와 춘향전 비하인드 스토리라니 꽤나 설레었다.

新통방통 신규작품 1탄 공연팀

新통방통 신규작품 1탄 <난감한 국악 콘서트 춘항가편> 공연팀

춘향전은 본래 과거 급제한 이몽룡이 변사또에게 핍박받던 성춘향을 구해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 아니었던가? “반듯하게 누워 있는 죽음 직전의 춘향을 만났다. 죽음 직전의···”란 춘향의 죽음을 암시하는 이몽룡의 구슬픈 독백은 충격적이였다. 춘향을 지키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며 슬픔에서 쓴 것이 춘향전이 되었단 이야기이라니!

대금, 첼로, 건반 그리고 기타와 퍼커션을 담당하는 4명의 연주와 성악과 판소리를 절묘하게 엮었다. 국악과 양악의 악기와 사람 소리가 만든 하모니는 춘향과 몽룡의 기쁨과 슬픔을 잘 전달해주었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워 배우와 함께 호흡하며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춘향역의 조엘은 “얼쑤~ 좋다~ 잘한다~” 세 가지 추임새를 넣을 타이밍을 알려주어 관객의 몰입도를 높여 주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현재 공연 중인 신통방통 공연 안내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현재 공연 중인 신통방통 공연 안내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그저 달달달 암기했던 ‘덩-기덕-쿵-더러러러-쿵-기덕-쿵-더러러러’ 굿거리장단을 비롯한 여러 장단을 몸이 아닌 입과 머리가 기억할 뿐이었는데, 이번 관람 덕분에 내 몸이 흥을 깨우치기 시작했달까. 국악의 매력에 빠져들어 앞으로도 자주 돈화문국악당 공연을 찾을 계획이다.

'新통방통' 공연은 이틀씩 새롭게 바뀌니 세부 공연일정은 서울돈화문국악당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자. 전석 입장료 5,000원으로 국악을 좀 더 쉽고 가까이 느끼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다.

■ 서울돈화문국악당 공연 안내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102

○ 공연시간 : 수~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 공연티켓 : 5,000원(한복 착용자 80% 할인, 65세 이상 경로 50% 할인, 만 24세 이하의 청소년·예술인패스 등 20% 할인 등)

○ 예매 : 서울돈화문국악당, 인터파크 티켓

○ 문의 : 공연(02-3210-7001,7002), 예매(1544-1555)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