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서울 버스 만난 사연은?

시민기자 박장식

Visit624 Date2018.03.15 14:32

평창 올림픽프라자 버스 정류소에 서울 시내버스가 서 있다.

평창 올림픽프라자 버스 정류소에 서울 시내버스가 서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자그마치 2,000여 대의 셔틀버스가 투입되어 많은 관중들과 미디어, 선수들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다. 동계올림픽 현장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버스 안의 네온사인을 통해 한국 버스 특유의 ‘흥’을 알기도 했고, 독일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경기 승리 후 버스 안에서 춤추는 영상이 인터넷상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런데 외국인들만 버스를 보고 놀란 것이 아니다. 눈이 하얗게 내려앉은 대관령을 지나는 관중용 셔틀버스를 보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버스를 자세히 보니 바로 서울시의 시내버스가 아닌가. 서울 안팎을 돌며 승객들을 실어야 할 시내버스가 멀리 200km 넘게 떨어진 평창과 강릉 한복판을 제 집처럼 돌고 있으니, 꽤나 놀라운 풍경이다.

서울시 시내버스가 ‘7212’번, ‘강남역’이라고 쓰인 표지판을 단 채 평창 한복판을 자기 집처럼 누비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의 시내버스 중 저상버스로 운행되는 44대의 버스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관람하러 온 노약자나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관중 셔틀버스로 운행되기 때문이다.

이들 44대 버스는 서울시 저상버스 376대 중 업체의 운행에 지장이 없는 수준에서 평창에 21대, 강릉에 23대가 도입돼 운행 중이다. 각 경기장과 기차역, 환승주차장 사이를 오간다.

저상버스는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저상버스는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많은 버스들 중 서울시의 버스가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서울시가 가장 높은 비율의 저상버스를 운행하기 때문이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서울시의 버스 중 저상버스는 40.4%로 전국 17개의 시도 중 가장 많다. 더욱이 서울시 모든 버스가 CNG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며 IOC의 ‘환경 친화적 올림픽’이라는 미션에도 알맞다.

한 버스 기사님은 “평소 서울의 교통정체 속에서 바쁘게 운행하다가 평창과 강릉의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운행할 수 있어 좋다. 버스를 운행하면서 외국인들도 많이 만나고, 평창올림픽의 성공에 기여했다는 뿌듯함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시 저상버스들은 패럴림픽이 폐막하는 날인 18일까지 운행하며, 각 지점으로 향하는 버스 번호 뒤에 ‘-1번’이 붙는 버스(TS 10-1번, TS 5-1번 등)를 이용하면 서울시 저상버스를 올림픽 경기장에서 탑승해볼 수 있다. 다만 교통약자를 우선으로 운행하는 버스이니만큼 무리한 탑승은 금물이며, 운영요원의 탑승 지시를 얻고 탑승하는 것이 좋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18일 끝나면 대한민국에서 이런 멋진 모습을 다시 관람하기란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서울시내버스를 평창에서 만날 수 있다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고,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선수들의 뛰어난 모습을 볼 수 있는 평창 동계 패럴림픽의 현장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횡계 눈꽃축제 현장 바로 뒤로 서울 시내버스가 지나고 있다.

횡계 눈꽃축제 현장 바로 뒤로 서울 시내버스가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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