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하나된 발차기, 평화의 메신저 되다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8.02.14. 15:39
2월 12일 서울시청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북한에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파견한 국제태권도연맹 태권도 시범단이 서울에서 남북 합동공연을 펼친 것이다.
이날 세계태권도연맹(World Taekwondo, 이하 WT)과 국제태권도연맹(International Taekwondo Federation, 이하 ITF) 시범단은 지난 9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식전행사와 속초 공연에 이어 세 번째 합동공연을 선보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겨울 평화올림픽이라 불리는 평창올림픽의 남북단일선수단을 꾸리는 데에 지난 2007년부터 이어져 오는 두 태권도연맹의 교류가 다리를 놓았다"며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ITF 리용선 총재도 단상에 올라 서울시가 합동공연의 자리를 마련해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스포츠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축사도 이어졌다.
기념식순이 마무리되고 본 무대가 시작됐다. 남한 WT 시범단과 북한 ITF 시범단의 단독공연, 두 시범단의 합동공연 순으로 한 시간 정도의 공연이 진행됐다.
두 시범단의 공연은 WT 조정원 총재가 축사에서 언급한 대로 ‘뿌리는 같은 태권도’가 어떻게 각각 다르게 발전했는가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남한 WT는 고난도 기술은 물론 음악과 조화를 이룬 화려함을 강조했다면, 북한 ITF는 격파, 호신술, 품새 등 호흡소리와 강렬한 기합소리만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장면을 연출했다.
남한의 WT 시범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시범을 선보였다. 여러 색깔의 도복과 부채, 꽃가루가 터져 나오는 송판이 곳곳에 배치돼 다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 명이 20여 명의 상대와 단독 상대하는 상황 등을 연출하고, 높은 곳으로 뛰어 송판을 격파하는 등 빠른 속도로 전환되는 연출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흥겹게 편곡된 ‘아리랑’에 맞추어 모든 단원이 나와 품새를 선보였는데 한편의 군무를 보는 듯했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태권도(One world, One Taekwondo)'라는 문구와 '평화는 개선보다 귀하다'라는 현수막도 차례차례 펼쳐져 감동을 전했다.
이어진 북한의 ITF 시범단의 공연은 음악은 없었지만 북한측 아나운서가 순서마다 진행자와 기술명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고요한 정적 속에 ITF 시범단의 호흡소리와 기합소리가 어색했던 것도 잠시, 진중한 눈빛과 몸짓은 이내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ITF 사범들의 두께 6~10cm에 달하는 두꺼운 송판 격파와 여러 장씩 겹쳐진 석판을 9차례 연속 격파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이어 세 명의 사범은 맨몸으로 등장해 등 위에 내리치는 각목을 두 동강 내기도 했다.
ITF 시범단은 차분하게 ‘통일 틀’이라는 품새 동작을 선보이면서 ‘조.국.통.일’ 이라는 기합소리를 외침으로 단독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렇게 전혀 다른 모습의 두 시범단은 마지막으로 함께 박자를 맞춰 합동 시범공연을 펼쳤다. 합동 품새 시연 후, 최동성 남한 WT 시범공연단 단장이 송판을 들고 송남호 북한 ITF 시범공연단 감독이 손날로 이를 격파한 뒤 손을 맞잡고 높게 들었다. 내빈석과 관객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모든 순서를 성공리에 마친 남‧북 태권도 시범공연단은 기념사진 촬영 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로 자리를 옮겨 장애인체육회, 서울시체육회 등 유관단체가 함께한 가운데 환영 만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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