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 ‘SDGs 페스티벌’

시민기자 김윤경, 김송이, 문청야

Visit734 Date2018.01.29 16:27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국제사회가 약속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소개하고 있는 장은영, 김지인 학생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국제사회가 약속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소개하고 있는 장은영, 김지인 학생

지난 1월 27일 토요일, 종각역이 학생들과 시민들로 북적였다. 서울학생 세계시민교육캠프의 일환으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시민을 대상으로 직접 기획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페스티벌’이 열렸기 때문이다. 행사는 종각역을 오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각 부스 이벤트 참여 후 받을 수 있는 스티커로 4개의 빙고를 완성하면 경품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SDCs’란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약자로, 2015년 9월 전 세계 유엔 회원 국가들이 모여 합의한 국제사회의 약속이다. 인권, 환경, 경제, 평화, 파트너십 등 주제로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2030년까지 지켜가야 할 약속으로 ‘Agenda 2030’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중심으로 인권, 평화, 파트너십, 환경 등에 대해 서울시 중·고등학생들이 활동 워크숍 및 현장 탐구활동을 펼치고 그 결과를 이번 ‘SDGs 페스티벌’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국제사회가 함께 약속한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가지를 상자로 만들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약속한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가지를 상자로 만들었다

서울시교육청 모집에 따라 참가 신청을 한 29개교 143명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15여 개 모둠을 구성해 자율적으로 캠페인을 해나갔다. 앞서 1월 6일, 행사를 기획한 학생들은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라는 주제로 모여 사전 워크숍을 가졌고 1월 8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 새롭게 생긴 명소 ‘잘생겼다 서울 20’ 현장을 돌아보며 탐구했다. 서울시의 지속가능발전목표와 관련된 정책들을 살펴보며 각각 사업 목표 하나하나와 연결해보는 작업을 통해 실질적인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2월 2일 최종 평가회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자세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광문고등학교 동아리인 문화연구반(SOG) 1~2학년 학생들은 다 쓴 폐종이로 업사이클링 종이 팔찌를 제작해 업사이클(새활용)의 중요성을 알렸다. 이들은 서울새활용플라자와 서울하수도과학관을 다녀왔다. 이 동아리 1학년 이시성 군은 “새활용플라자와 하수도과학관을 여러 번 다녀왔다”고 말했다. 특히 ‘새활용’이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본래보다 더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드는 활동인 걸 직접 보게 돼 놀라웠다며 새활용플라자와 하수도과학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명고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은 ‘정의’를 주제로 이번 활동에 참여했다. 시민들의 새해 소망을 적은 포스트잇을 모으고,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1년 뒤에 받을 수 있도록 ‘느린 우체통’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7~80여장의 엽서를 준비했는데 금방 동이 났다고 즐거워했다. 이 학교 3학년 학생인 박경찬 군은 “사회 어려움을 함께 느껴보는 자리가 돼 보람 있었고 많이 배우게 된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시민에 대해 생각해 보며 다문화 우드아트 열쇠고리를 만드는 코너(좌), 새활용플라자를 소개하고 있는 광문고등학교 문화연구반 동아리 학생들(우)

세계시민에 대해 생각해 보며 다문화 우드아트 열쇠고리를 만드는 코너(좌), 새활용플라자를 소개하고 있는 광문고등학교 문화연구반 동아리 학생들(우)

다육이 식물을 심어 보며 커피 컵을 재활용하는 부스도 있었다. 이번에는 중학교 학생들이었다. 70여 개 정도 되는 다육이 식물을 일일이 마련해왔다. 화곡중학교 2학년 김동혁 학생은 “초등학교 때 외부 강연을 듣고 세계 여러 나라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며 “시민 중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이 많이 도와줘 고마웠고 기회가 되면 이런 자리를 많이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서빈(서울 길음초) 교사와 이청아(서울 도곡중) 교사는 “아이들이 지속발전목표에 대해 관심이 높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놀라웠다”며 “초등학교 2학년을 맡고 있는데 수업 시간에 아이들 수준에 맞춰 가르치려고 한다. 통합 교과과정 중 세계 여러 나라를 배우는 단원이 나왔을 때 동화책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가 잊혀지지 않도록 함께 고민하고 위로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학생들이 마련한 부스

위안부 문제가 잊혀지지 않도록 함께 고민하고 위로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학생들이 마련한 부스

중고생들이 직접 기획한 17개 부스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삶에 쫓기듯 살고 있는 어른들에게 행복한 삶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학생들이 선정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는 17개다.

이중 3개 부스가 공통적으로 관심 가진 주제는 ‘위안부’다. 희미한 생명줄을 붙잡고 그저 진심어린 사과를 기다리는 할머니들 모습이 떠오르게 한다. 학생들에게도 이 부분이 무척이나 아팠던 것 같다.

학생들은 위안부 문제를 깊게 고민해보고 함께 위로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초를 만드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자 지속가능발전목표 과제로 선정했다는 것에 관심이 갔다. 대경상고 김재용 군은 “초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향이 남듯이 시민들 맘속에도 위안부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계속 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지난 27일 종로서적 앞 지하광장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 관련 부스가 마련되었다.

지난 27일 종로서적 앞 지하광장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 관련 부스가 마련되었다.

이 밖에도 업사이클링 화분을 만들어 보면서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거나 에코백을 꾸며가며 대학민국 역사를 알아가는 코너, 서울에 들어선 명소 ‘잘생겼다 서울20’ 현장을 둘러보고 온 탐구활동을 전시한 코너 등 학생들이 직접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제시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대부분 목표는 인권과 환경 그리고 평화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금 당장 경제적 이익을 위해 묵인했던 과제들을 아이들을 통해 설명을 듣다 보니 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 살 수 있도록 이끌어가야 할 기성세대로서 반성할 부분이 많았다.

학생들이 설명하는 이 목표들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작은 실천에 있었다. 어쩜 우린 그 작은 실천방법도 생각해내지 못하는 각박하고 기계적인 삶을 살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행복한 도시로 발전가능성을 연 서울의 희망, 학생들의 말랑한 사고가 이끌어낸 이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하게 실천되는 목표가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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