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성곽길 ‘흔적’ 따라 걷다

시민기자 최용수 시민기자 최용수

Visit1,016 Date2018.01.19 11:00

바닥에는 한양도성의 흔적이 표시되어 있어 끊어진 구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용수

바닥에는 한양도성의 흔적이 표시되어 있어 끊어진 구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시는 최근 끊어지고 훼손된 한양도성 구간을 ‘흔적표시’로 연결했다. 흔적표시를 통해 마침내 환생한 한양도성을 옛 선비들이 순성(巡城)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기자가 직접 답사해보았다. 답사구간은 훼손이 가장 심한 구간인 흥인지문에서 숭례문까지 한양도성 성곽길 제3코스인 남산구간(6.3km)이었다.

한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답사한 3시간의 순성길, 몇 군데 혼선이 있었지만 이전과는 달리 걷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곳곳에 숨겨진 과거 역사 이야기와 도시화된 주변의 볼거리를 구경하며 바닥에 표시된 흔적과 깃발을 따라 걷는 재미는 이 구간만의 특별한 매력 같았다.

한양도성 성곽길 제3코스 도중에는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DDP도 만날 수 있다 ⓒ최용수

한양도성 성곽길 제3코스 도중에는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DDP도 만날 수 있다

출발은 한양도성박물관이 있는 성곽공원에서 시작했다. 서울성곽 8개 성문 중 유일하게 옹성(甕城)을 갖춘 흥인지문이 발아래에서 장엄함을 뽐낸다. 바닥에 새겨진 ‘서울한양도성’이란 안내석을 따라 걸으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이른다. 빼어난 DDP 건물 모습은 디자인플라자란 이름에 걸맞게 아름답다.

이곳에도 바닥동판이 다음 길을 안내한다. 장충체육관, 신라호텔을 지난 남산 자락으로 접어들면 유관순열사 동상과 3.1독립선언기념탑, 김용환 지사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철갑을 두른 듯 당당한 기개다.

한양도성 성곽길을 따라 남산을 오르면 서울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최용수

한양도성 성곽길을 따라 남산을 오르면 서울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국립극장 입구에서부터는 한양도성 성곽길로 이어진다. 웅장한 옛 성곽 모습과 그 옆으로 다듬어진 계단길, 중간 중간의 쉼터와 조망대는 시민들을 맞기에 완벽하다. 정상인 N서울타워에 오르자 겨울임에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특히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로 북적였고 칼바람 속에서도 인증 샷에 바쁘다. 사랑을 다짐한 열쇠공원과 봉수대를 거쳐 숭례문을 바라보면 철옹성 같은 남산 서쪽의 성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중간쯤 일제 강점기 신사(神師)가 있던 곳에 다다르면 안중근의사 기념관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는 드넓은 백범광장이 펼쳐 있다. 용트림 하듯 성곽은 숭례문을 향해 휘돌아 간다. 숭례문까지는 도보 10여분의 거리이고, 지난해 완공한 서울로7017까지 둘러 볼 수 있다.

한양도성 성곽길 가까이에 안중근의사 기념관(좌)과 서울로7017(우)도 둘러볼 수 있다 ⓒ최용수

한양도성 성곽길 가까이에 안중근의사 기념관(좌)과 서울로7017(우)도 둘러볼 수 있다

이번 흔적표시를 표시를 통한 서울시의 복원사업은 옛 한양도성 전 구간 18.6km를 온전히 둘러보고자 하는 시민들의 바람을 반영한 사업이다. 직접 걸어보니 큰 혼란 없이 주요 갈림길도 헷갈리지 않고 쉽게 찾을 수 있어 좋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닥 흔적페인팅이나 ‘한양도성 순성길’이라는 바닥동판 주변에 이동방향표시를 한다면 더욱 편리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가족 친구들과 새로 복원된 한양도성 성곽길을 걷는 것도 겨울 추위를 이기는 좋은 방법 중 하나 아닐까 싶다.

문의 : 한양도성도감과 02-2133-2674

서울성곽 8개 성문 중에서 유일하게 옹성을 갖춘 `흥인지문` ⓒ최용수

서울성곽 8개 성문 중에서 유일하게 옹성을 갖춘 `흥인지문`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동일조건변경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