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시즌, ‘술’ 알고 마시자

서울식품안전뉴스

Visit597 Date2017.12.28 14:41

소주사진

송년회 시즌이다. 연말이 되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지인들과 한해를 마무리하는 여러 모임을 갖는다. 좋은 자리에 술이 빠지기는 쉽지 않고, 그래서 어디서 어떤 술을 마실 것인지, 어떻게 숙취를 피할 것인지, 다음 날 어떻게 해장할 것인지 관심이 많아진다.

과거엔 마시는 술이 소주와 막걸리 등으로 단순했지만 요즘은 주종(酒鍾)이 다양해지고 있고 술 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 그러다보니 단편적이고 잘못된 정보가 많이 퍼져있다. 술과 건강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알아본다.

1. 소량의 술은 건강에 좋다?

술에 관해 가장 의견이 많은 부분이다. 과거 술과 건강은 J형 곡선의 관계를 갖는다고 했었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조금씩 마시는 사람의 사망률이 더 낮아지다가 음주량이 많아지면 사망률도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고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도 역시 적당량 술을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소량의 음주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는 것은 맞다. 다만 그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음주를 하지 않으면 원래대로 돌아온다.

최근에는 소량의 음주라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11월 임상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린 논문에는 소량의 알코올 섭취라도 다양한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암 발생 측면에서는 소량의 음주라도 해롭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작년 봄 우리 정부가 ‘암 예방 수칙’을 개정한 사실에도 반영돼 있다.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시기’로 돼 있는 기존 음주 관련 항목을 ‘암 예방을 위해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변경한 것이다. 또한 술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인정한 1군 발암물질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2. 소주는 발효로 만들지 않는 화학제품이다?

우리나라 소주는 대부분이 희석식 소주다. 순수한 알코올인 주정에 물을 섞고 감미료 등으로 맛을 낸다. 전통 소주는 발효를 한 다음 증류를 하는데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을 사다가 섞어서 만드니 발효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말도 있는데 그건 큰 오해다. 심지어 주정은 석유로부터 만든다는 터무니없는 소문도 있다. 식용 에틸 알코올과 공업용 메틸 알코올을 구분하지 못해서 나온 말이고 주정을 석유에서 만든다는 말은 과거 물자가 부족했던 시절의 구 소련에서 있었던 일이다.

희석식 소주를 만드는 주정은 일단 발효로 만든다. 과거엔 전분질이 많은 감자와 고구마를 썼고 요즘엔 타피오카를 수입해서 발효해서 만든다. 쉽게 말하자면 감자, 고구마, 타피오카를 발효시켜 술을 만든 후 그걸 증류하여 순 알코올을 뽑아내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주정에 물을 섞고 맛을 내기 때문에 소주는 원료와 성분이 분명한 술이다.

숙취의 중요 요인 중 하나는 그 발효과정 중에 생기는 메탄올, 퓨젤오일 및 기타 발효 부산물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소주는 그런 부산물이 가장 적은 술이고 그래서 숙취가 적은 술이다. 일반적으로 소주와 보드카 위스키 브랜디 같은 증류주가 막걸리나 포도주 등의 발효주에 비해 숙취가 적은 이유다. 물론 많이 마시면 숙취가 생긴다.

막걸리사진

3. 술은 마실수록 주량이 늘어난다?

술 속의 알코올인 에탄올은 우리 몸에서 대사가 될 때 1차적인 대사와 2차적인 대사과정을 거친다. 1차 대사는 위와 장에서 흡수되어 간으로 운반된 에탄올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을 거쳐서 아세트산(초산)으로 변환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1차 대사과정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오면 MEOS라는 2차 알코올 대사가 시작된다. 이 MEOS가 활성화되면 알코올 대사율도 증가되기 때문에 주량은 늘어나게 되어있다.

하지만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마시다보면 잘 마시게 된다는 말과는 다른 문제다. MEOS과정의 영향은 전체 알코올 대사의 10%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 영향이 매우 적다. 결론적으로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을 조금 더 흡수할 수는 있지만 영향이 그렇게 크진 않다. 주량과는 관계가 없다.

게다가 술이 약한 사람은 에탄올이 1차로 분해되는 과정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술을 계속 마시면 주량, 즉 알코올에 견디는 내성이 조금 늘긴 하지만 기본적인 대사과정이 남들보다 약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통을 겪게 되므로 자신의 주량을 잘 알고 그 이상 마시는 것은 삼가야 한다.

4. 추울 때 술을 마시면 체온이 올라간다?

보통 추운 나라들에선 알코올 도수 20도 이상의 독한 술을 마시는 비율이 높다. 술이 추위를 견디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일반적으로 술을 먹으면 몸이 화끈 거리고 체온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술을 마시면 체온은 내려간다.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덜 춥게 느낀다는 것이다. 감기에 걸려 체온이 오르면 춥게 느끼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래서 추운 곳에서 독한 술을 마시는 것은 체온을 조금 내려 추위를 잊는데 약간의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잠시 추위를 잊는다고 추위로 인한 몸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춥다고 술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다.

5. 와인이나 막걸리는 건강에 좋은 술이다?

술 주류산업은 시장이 크기에 각국은 자국의 주류산업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 때문에 다양한 술 산업 증진을 위해 술 속에 함유된 극미량의 좋은 성분을 발굴하고 그것을 통해 술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와인의 레스베라트롤, 막걸리의 파네졸, 맥주의 글라이신 베타인과 슈도유리딘, 청주의 유용아미노산 등이다.

이런 사고의 효시는 소위 프렌치 파라독스 덕분에 대중화 되었다. 프랑스 인들이 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데도 불구하고 심혈관계 질환이 적다는 데서 유래한 프렌치 파라독스는 미국의 유명 방송에서 소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알려졌고 와인 소비가 극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심혈관 질환 발병자가 줄지 않았는데, 한 가지 식품으로 어떤 질병이 예방된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술 속에는 여러 물질들이 미량 존재하고 그 물질이 특정 기능성을 갖고 있다는 연구는 많이 있지만 좋은 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것과 그 식품을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조금 달리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고추의 캡사이신은 지방분해에 도움을 주는 물질이지만 맵게 먹는 사람들은 비만이 더 많다는 조사도 있다. 술 속 미량 성분의 기능성보다 알코올 음료 자체가 1군 발암물질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선 음주 문화도 많이 바뀌고, 송년회 문화도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한 해를 잊기 위해 부어라 마셔라 하는 방식보다는 공연을 같이 보거나 간단하게 식사하며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야말로 의미 있는 시간일 것이다. 그런 분위기라면 술은 기쁨을 나누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음주를 하더라도 자신의 주량을 넘지 않는 한에서, 그리고 너무 자주 마시지 않아야 건강한 연말을 보낼 수 있다.

출처 : 서울식품안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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