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랑] 폐건물의 무한변신, 서울 빈티지 산책

서울사랑

Visit1,819 Date2017.12.11 09:43

대림창고 ⓒ서울사랑

성수동  ‘대림창고’ 카페

최근 오래된 창고나 병원, 공장 등을 개조해 카페 등 상업 공간으로 만드는 공간 재생 움직임이 활발하다. 고르지 않은 바닥을 그대로 살리고, 벽에 붙은 스티커나 얼룩도 그대로 놔둔다. 공간에 스며 있는 세월의 흔적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재생 건축 공간은 새것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안도감이 있다. 낡고 오래된 빈티지 공간은 누구나 카메라로 찍어 남기고 싶은, 일상에서 얻는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재생 건축은 부수고 없애는 개발 논리 대신, 오래된 건물을 현재 용도에 맞게 고쳐 쓰는 것을 말한다. 과거 흔적을 역사적 유산으로 재생하는 것이다. 가동을 멈춘 화력발전소에 들어선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버려진 화물 운송 철도가 놓인 고가를 공원으로 탈바꿈한 뉴욕 하이라인 파크가 대표적이다. 서울에는 서울로7017, 문화비축기지, 다시·세운이 재생 건축의 예이다. 서울도 철거와 재개발 대신 시간 흔적이 지닌 가치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니언 ⓒ서울사랑

성수동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어니언’ 카페

어니언 (성동구 아차산로9길 8)

바닥에 묻은 페인트 자국, 덧붙인 벽돌, 녹슨 철문 등 세월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소재와 흔적을 살려 과거의 공간을 재생했다. 빈티지한 인테리어에 그윽한 향의 커피와 맛있는 빵이 더해져 ‘어니언(문의 : 02-1644-1941)’은 젊은 세대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곳은 얼마 전까지 금속 부품 공장이었다. 1970년대에 지은 이후 슈퍼와 식당, 가정집과 정비소, 공장이 차례로 들고 나며 세월에 세월을 더해갔다. 두 동의 건물 사이엔 자유롭게 자란 풀이 무성한 중정이 있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나타나는 너른 옥상은 울퉁불퉁한 콘크리트 바닥이 무심하게 드러나 있다. 슈거 파우더가 수북이 쌓인 이탈리아 디저트 ‘팡도르’, 바삭하게 구운 치아바타에 팥앙금과 앵커 버터가 들어간 ‘앙버터’가 유명하다.

앤트러사이트 합정점 ⓒ서울사랑

거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 돋보이는 카페  ‘앤트러사이트 합정점’

앤트러사이트 합정점 (마포구 토정로5길 10)

1970년대 신발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인테리어에 활용하고 녹슨 철문까지 테이블로 사용해 재생한 ‘앤트러사이트 합정점(문의 : 02-322-0009)’ 카페는 거칠면서도 세련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문을 열면 박물관에 있을 법한 1910년식 프로바트 로스터를 볼 수 있고, 커피 향이 진하게 밴 커피 공장이 인상적이다. 공간의 정체성을 그대로 살려 세월의 힘을 최대한 활용했다. 앤트러사이트는 카페는 물론, 문화 예술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행화탕 ⓒ서울사랑

과거 대중목욕탕에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행화탕’

복합 문화 예술 공간 행화탕 (마포구 마포대로19길 12)

1958년 지은 건물로 추정하는 ‘행화탕(문의 : 010-4055-5540)’은 과거 대중목욕탕으로 아현동 지역 주민의 사랑방이었다. 현재 재개발 예정지에 위치한 행화탕은 이후 잠시 고물상 또는 창고 및 사무실 등으로 사용한 바 있으나, 2015년까지 유휴 공간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2016년 ‘문화예술콘텐츠랩 축제행성’이 행화탕을 운영하면서부터 복합 문화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예술로 목욕합니다’를 모토로 2016년 5월 예술 목욕 영업을 개시했다. 현재 마음의 때를 씻는 예술 공간으로서 기초를 세우고, 목욕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를 복합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글 남현욱 사진 홍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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