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속 비밀정원 ‘창경궁 대온실’ 재개장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7.11.16. 10:09

수정일 2017.11.17. 11:19

조회 2,851

하얀색 외관이 이국적 풍광을 자아내는 창경궁 대온실 ⓒ최은주

하얀색 외관이 이국적 풍광을 자아내는 창경궁 대온실

창경궁 대온실-지도에서 보기

가을 막바지 창경궁은 단풍과 낙엽이 어우러진 비경과 늦가을 서정에 빠지고 싶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1년 3개월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마치고 지난 11월 10일 재개장한 창경궁 대온실에 대한 시민들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창경궁 대온실은 1909년 건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이다. 일본인이 설계하고 프랑스 회사가 시공했는데, 그때 당시 동양 최대 규모였다고 한다. 또 일제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을 창덕궁에 유폐시킨 뒤 황제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원과 함께 지은 것이었다. 아름다운 외관과 달리 아픈 역사가 담겨 있는 건축물이다.

하얀색 철골과 화려한 외관의 유리가 눈에 띄는 대온실은 재개장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가족, 연인들은 서로 손을 잡고 대온실 안의 꽃과 나무를 관람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대온실을 가득 채운 시민들(좌), 창덕궁 향나무를 비롯한 천연기념물 후계목들(우) ⓒ최은주

대온실을 가득 채운 시민들(좌), 창덕궁 향나무를 비롯한 천연기념물 후계목들(우)

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후계목이었다. 후계목이란 어머니 격인 천연기념물 나무에서 직접 유전자를 채취해 성장시킨 후손나무를 뜻하는 말이다. 천연기념물 제194호인 ‘창덕궁 향나무’를 비롯해 ‘통영 비진도 팔손이나무’, ‘부안 중계리 꽝꽝나무’ 후계목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울릉도 자생식물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곳에선 울릉도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들을 인공 증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시민들은 울릉도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자생식물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식충식물도 큰 인기였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신기한 모양의 식물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식물들을 바라보는 사람들 눈빛에 호기심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공덕동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궁궐 안의 온실이라 그런지 진귀한 식물들이 가득한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최초 준공 시에 사용했던 영국제 타일을 복원했다 ⓒ최은주

최초 준공 시에 사용했던 영국제 타일을 복원했다

대온실 오얏문양이나 미닫이 창문 등은 이곳이 100년 넘은 역사적 건물임을 느끼게 했다. 대온실 바닥에 깔린 타일은 최초 준공 시에 사용했던 영국제 타일 원형을 복원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바닥에 깔린 타일조차도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가을이 가는 게 아쉽다면 서둘러 창경궁 나들이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 재개장한 대온실도 둘러보고, 알록달록 춘당지에 비친 그림 같은 단풍도 볼 수 있다.

■ 창경궁 대온실 안내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
○ 문의전화 : 02-762-9515
○ 홈페이지 : cgg.cha.go.kr/n_cgg/

창경궁 춘당지 앞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하는 시민들 ⓒ최은주

창경궁 춘당지 앞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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