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고 거두고 먹고! ‘우리콩 농사체험 푸드트립’ 체험기

시민기자 이성식

발행일 2017.11.09. 09:28

수정일 2017.11.09. 13:50

조회 1,216

`우리 콩 농사체험 푸드 트립` 참가자들 ⓒ이성식

`우리 콩 농사체험 푸드 트립` 참가자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우리 콩 농사체험 푸드 트립에 직접 다녀왔다"

서울시 시민건강국에서는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다채로운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고 있다. 그 중 '우리 콩 농사체험 푸드 트립'은 식품정책과 식생활개선팀이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서울 시민들이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한 밭을 임차하여 봄에 우리 콩을 심고, 가을에 수확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봄과 가을 사이 관리는 밭 주인이 대신했지만, 파종과 수확기에는 서울시민들이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신청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참가자들이 크게 만족한 프로그램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고은정 선생님의 레시피를 따라 만든 두부 요리 ⓒ이성식

고은정 선생님의 레시피를 따라 만든 두부 요리

프로그램의 첫 출발은 지난 5월27일 진행되었다.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 남원에 내려갔다.

콩심기 뿐 아니라 지역 요리 연구가로 유명한 고은정 선생님의 콩 요리 특강을 들을 수 있었다. 고은정 선생님은 우리 토종 콩 9가지를 소개하고 요리할 수 있는 콩의 종류를 설명해 주었다.

참가자들은 6개 조로 나누어 두부도 직접 만들어 보았다. 참가자들 대부분 두부를 처음 만들어보지만,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방법대로 차근차근 따라하자 맛있는 두부가 만들어졌다. 이날 저녁은 직접 만든 두부를 요리해 반찬을 삼았다.

참가자들이 콩밭에서 우리 콩을 심는 모습. 뒤로 지리산이 보인다 ⓒ이성식

참가자들이 콩밭에서 우리 콩을 심는 모습. 뒤로 지리산이 보인다

이튿날 이번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인 콩심기에 나섰다. 우리는 전북 남원시 산내면 백일리에 있는 농가를 방문했다.

밭 주인은 사전에 밭고랑을 만들어 놓은 후 검정 비닐로 멀칭을 해두었다. 참가자들이 각각 밭고랑을 한 줄씩 맡아 호미로 땅을 파고 콩을 파종했다.

지리산을 배경 삼아 콧노래를 불러가며 콩 심기를 시작했는데 막상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작업을 계속 진행하면서 뙤약볕에서 고생하는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그래도 참가자들은 가을에 콩을 수확한다는 기대에 부풀어 피로를 잊은 채 콩 심기를 마쳤다.

콩을 타작하는 모습 ⓒ이성식

콩을 타작하는 모습

가을이 물들어가는 10월28일,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봄에 직접 심었던 콩을 수확하기 위해 다시 남원으로 향했다. 이번 역시 1박2일 일정이었다.

그동안 밭을 관리해 준 농민 이야기를 들어보니 5월에 심었던 콩을 새들이 쪼아 먹고 밭을 망가뜨려 놓아서 할 수 없이 모판에서 새싹을 낸 후 부분 보식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제대로 자란 콩은 이미 익어 거둬들였고, 늦게 보식한 콩은 아직 덜 익은 상태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밭 작황에 맞추어 이미 수확하여 말려둔 콩을 타작하는 작업을 하였다. 어느 참가자는 처음으로 하는 도리깨질을 잘도 해냈다. 다들 즐겁게 웃으며 참여하다보니 예상 외로 많은 분량의 콩을 타작하고 콩알을 골라냈다. 농사 체험이 결코 쉽지 않지만 모두 즐겁게 참여하고 자신들의 몫을 해낸 결과였다.

잘 삶아진 메주콩의 모습(좌),  메주콩을 잘 빻은 후 틀에 넣어 모양을 내주었다(우) ⓒ이성식

잘 삶아진 메주콩의 모습(좌), 메주콩을 잘 빻은 후 틀에 넣어 모양을 내주었다(우)

콩 타작을 마친 후에는 지난 봄 두부 요리 강의를 맡았던 고은정 선생님 지도로 메주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었다. 가을 행사 참가자 중에는 된장과 고추장을 직접 담가 본 이들도 있어서인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준비 된 삶은 콩을 절구에 빻아서 뭉갠 후 틀에 넣어서 모형을 만들었다. 만들어진 메주는 각자 하나씩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볏짚으로 싼 후 망에 넣었다. 볏짚은 메주를 뜰 때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메주 발효에 도움을 주는 좋은 물질이라고 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묻어나는 메주 띄우기법이다.

고은정 선생님은 ‘압력솥 메주’ 만드는 방법도 알려 주었는데 도시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어서 소개한다.

■ 압력솥 메주 만들기 방법
준비물 : 메주콩 1kg, 물 1.6L
방법
1. 콩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2. 압력솥에 콩을 넣고 분량의 물을 넣는다.
3. 센 불에서 콩을 삶다가 추가 돌기 시작하면 불을 작게 줄이고 40분간 더 삶는다.
4. 압력이 떨어지고 김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뚜껑을 열어 콩을 확인한다. 이때 콩은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뭉개져야 한다.
5. 콩의 물기를 빼고 찧어서 메주 모양을 만든다.
6. 볏짚으로 단단히 묶어서 공중에 매달아 둔다. (아파트는 베란다가 좋다)

저녁 식사 후에는 우리 콩에 대한 노래를 배웠다. ‘우르릉’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는 남원지역 작곡가가 직접 작사‧작곡한 ‘콩 노래’와 ‘장 담기 노래’를 약 1시간 30분에 걸쳐 배웠다. 우리 콩에 대한 의미가 깊이 담겨 있는 노래였다. ‘만주에서 한반도에서 처음 태어난 콩이라네~’로 이어지는 가사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모두가 즐겁게 합창했다.

이튿날은 지리산 뱀사골 탐방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전 날 콩 타작과 메주 만들기 프로그램을 하며 들떠 있는 기분이었다. 지리산 뱀사골 탐방 안내소 해설 가이드를 만나 설명을 들으며 산행을 했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천년송이 있는 곳까지 가고 싶었지만, 서울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시간 관계상 뱀사골을 상징하는 요룡대 바위까지만 오르고 되돌아왔다.

봄부터 시작한 ‘우리 콩 농사 체험 푸드 트립’은 우리 콩을 직접 심고 수확할 뿐만 아니라 요리체험, 주변 명소 탐방까지 다채로운 행사로 서울시민들에게 200%의 만족을 선물하며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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