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축기지 내 '사회적경제 공동작업장' 3인방

시민기자 구현주

발행일 2017.11.08. 15:42

수정일 2017.11.10. 16:52

조회 1,209

문화비축기지 T6 전경. 서울시에서 주최한 `런던워크숍(10.18~21)` 현장 간담회가 이곳에서 진행됐다

문화비축기지 T6 전경. 서울시에서 주최한 `런던워크숍(10.18~21)` 현장 간담회가 이곳에서 진행됐다

문화비축기지 내 `사회적경제 공동작업장` 3인방-지도에서 보기

도시재생 사업으로 재탄생한 문화비축기지에는 탱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비축기지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알록달록한 컨테이너 박스들이 보인다. 이 컨테이너 박스들은 ‘사회적경제 공동작업장’이다.
사회적경제란 양극화 해소·일자리 창출 등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수행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을 일컫는다. 사회적경제 공동체들은 제각기 다른 활동을 하지만 최종 목적은 똑같다. 지역 공동체 활동에서 얻은 이익을 지역에 환원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것.
문화비축기지에 입주한 사회적경제 공동체 중 ▲홍우주 ▲36.6℃ ▲우리동네나무그늘 세 곳을 소개한다.

홍우주 대표가 런던 도시재생 관계자들에게 문화비축기지에 입주해 활동 중인 사회적경제 공동체들을 소개하고 있다

홍우주 대표가 런던 도시재생 관계자들에게 문화비축기지에 입주해 활동 중인 사회적경제 공동체들을 소개하고 있다

홍우주-홍대 앞 문화예술생태계를 대표하다

홍우주사회협동조합은 홍대로부터 뻗어나가 우주까지 미친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 홍대에서 출발한 단체로, 문화예술생태계 중 인디·독립문화 예술계를 대표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은 약 100명이다. 홍우주는 홍대 앞 관광특구대책회의, 문화예술 정책 제안 토론회 등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한 많은 활동을 수행하였다.

특히 홍우주는 마포구가 추진했던 홍대 앞 관광특구계획이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발하여 문화예술계를 저해시킨다 생각하였다. 이에 홍우주는 적극 활동에 나서 홍대 앞 관광특구계획을 유예시킨 바 있다. 또한 인디페스티벌 개최 지원 사업에서도 홍우주는 문화예술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지원과 방향성, 방법에 대하여 의견을 적극 표출하였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으로 발자취를 남긴 홍우주의 목표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다. 현재 홍우주 운영은 주로 보조금으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홍우주는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 실험하고 있다. 현재 실험 중인 비즈니스 모델의 유효성은 2018년에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한다.

문화예술계의 공공성이란 아직 한국에서 낯선 개념일 수 있다. 하지만 홍우주는 바로 이 문화예술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비축기지에 입주한 협동조합과 런던 혁신기관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문화비축기지에 입주한 협동조합과 런던 혁신기관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36.6℃-국민 모두 ‘주치의’를 가지는 그날까지

36.6℃는 ‘1차 진료’의 필요성과 건강주권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1차 진료란 흔히 주치의가 하는 역할이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1차 진료 의사가 진료하고 필요에 따라서 환자를 분류하여 전문의 또는 종합병원에 의뢰하는 것이 외국의 의료 시스템이다.

하지만 한국의 현 의료시스템에서는 1차 의료기관이 전무하다. 대신 환자들은 바로 전문의 혹은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어찌 보면 환자들이 스스로 1차 의료 기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의료 과잉서비스 문제와, 환자들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생긴다.

36.6℃는 이런 한국 의료 시스템 상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36.6℃ 협동조합은 1차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협동조합 내 의사들이 조합원 중 의료서비스를 받고 싶은 환자들을 진료한다. 만약 치료가 더 필요하다 판단될 경우 지역 병원으로 연결해준다.

36.6℃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현재 한국의 3분 진료가 15분 진료로 확대되는 것이다. 또한 건강에 대해 스스로 알고 관리하자는 측면에서 ‘건강주권’을 강조한다. 잘못된 건강 상식을 바로잡기 위한 워크숍 및 강의도 병행하고 있다.

문화비축기지 `사회적경제 공동작업장` 모습

문화비축기지 `사회적경제 공동작업장` 모습

우리동네나무그늘-더 이상 젠트리피케이션이 없기를

우리동네나무그늘은 그간 마포구 염리동에서 주민대안공간과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기여하였다. 조합원 200여명으로 구성된 우리동네나무그늘은 ▲커뮤니티 카페 운영 ▲마을소극장무지개 ▲쓰레빠찍찍 밤마실음악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수년간 보금자리를 꾸미고 주민들에게 소중한 공간을 제공했던 우리동네나무그늘에 위기가 다가왔다. 임대 계약 연장에 실패하면서 이사를 해야 했던 것이다. 현재 한국 ‘임대차보호법’ 기간은 5년이다. 이 5년이란 시간이 끝나면 우리동네나무그늘처럼 이사를 해야 하는 것이 대부분 현실이다.

더욱이 우리동네나무그늘은 몇 년간 자신들이 열심히 가꾸어온 흔적들을 원래대로 복구시키라는 요구도 받았다 한다. ‘명도소송’까지 하게 되었던 우리동네나무그늘은 결국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해야 했다. 몇 년간 마을 주민들의 소중한 공간이었던 곳을 떠나오면서 아쉬움이 남겼다.

현재 우리동네나무그늘은 문화비축기지으로 사무실을 이전했고, 마포구 염리동 카페와 더불어 소금꽃마을 내 공동체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초기 자금 3,000만원으로 시작한 은행은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든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으며, 1년 총회를 통해 은행 이익을 어떻게 지역에 환원할 지 고민하고 있다.

서울협동조합X런던혁신기관, 더 나은 도시 미래 공동 모색

앞서 소개 한 이들 세 업체는 지난 10월19일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울시를 매개로 런던혁신기관 로컬리티와 소셜라이프와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도시재생과 사회혁신 등 경험을 공유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간담회에서 홍우주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정책에 반영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 36.6℃는 1차 의료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료시스템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렸다. 우리동네나무그늘은 지역 공동체들이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어려움을 적극 피력했다.

이 날 간담회는 서울 내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어떻게 지역 발전에 기여해왔는지에 대한 공론화의 장이 되었다. 협동조합들이 노력해 왔기에 서울의 다양성이 유지되고 지역 주민들 간 교류가 끈끈해졌지 않나 싶었다.

아울러 이번 간담회는 단순히 영국 런던 혁신기관과 협동조합 간 간담회가 아니었다. 참석한 도시재생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며 현장과 정책 간 온도 차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이 날 간담회에서 얻은 소중한 의견교류를 바탕으로 향후 서울의 민관협력이 활발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하여 서울의 도시재생에 더 많은 지역 주민이 참여하고 정책이 풍성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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