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강감찬 장군이 서울 낙성대길에?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7.10.27. 15:37

수정일 2017.10.27. 15:37

조회 2,137

말을 타고 퍼레이드 선두를 이끄는 강감찬 장군 ⓒ최은주

말을 타고 퍼레이드 선두를 이끄는 강감찬 장군

“고려 군사들아~ 적을 향해 거침없이 앞으로, 앞으로 출정하라!”

강감찬 장군이 귀주에서 거란군을 무찌른 귀주대첩 998주년을 맞아, 지난 10월 20일과 21일 서울 관악구에서는 ‘2017년 관악 강감찬 축제’가 열렸다. 관악구청 앞마당에서 출정식과 전승 행렬을 재현한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출병선언을 마친 강감찬 장군이 말을 타고 선두에 서서 행렬을 이끌었다. 강감찬 장군 뒤에는 말을 탄 장군들과 고려군사들, 그리고 1,30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뒤따랐다. 행렬은 관악구청에서 낙성대공원까지 동네 골목길을 지나며 흥화진 전투를 비롯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취타대 연주 소리에 밖으로 나온 주민들은 화려한 퍼레이드 행렬을 보자, 눈을 떼지 못한 채 함께 걸으며 마을 축제 흥을 돋우었다.

낙성대동 인헌초등학교 앞에서는 10만 거란군을 물리친 귀주대첩을 모티브로 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낙성대는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곳으로 장군이 태어날 때 하늘에서 큰 별이 떨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거기에서 고려군과 거란군이 싸우는 장면이 연출됐다.

고려군의 칼에 무릎 꿇은 거란군 ⓒ최은주

고려군의 칼에 무릎 꿇은 거란군

강감찬 장군 명령에 고려 군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거란군을 향해 돌진했다. 거란군은 고려군을 맞아 맹렬히 저항해 보지만 분기탱천한 고려군 사기를 꺾을 순 없었다. 하나, 둘 거란군이 고려군 칼에 쓰러졌다.

용맹한 고려군에게는 박수를, 고려군에게 달려드는 거란군에게는 야유를 보내던 시민들은 “우리가 이겼다!”를 외치는 강감찬 장군의 우렁찬 목소리에 커다란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빽빽이 들어선 시민들은 귀주대첩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즐거워했다.

군악대의 경쾌한 연주와 말들이 보여준 화려한 마상무예, 여고생들의 아름다운 군무까지 흥겨운 한 판 놀이를 마친 후 전승 축하 행진은 계속됐다. 커다란 장군 모형을 앞세운 보라매동, 노란 옷에 노랑 풍선을 든 신원동, 별이 내린 마을이라 온통 별을 붙이고 참가한 인헌동, 강감찬 장군 지팡이가 자란 굴참나무를 앞세운 난곡동 등 관악구 21개 동 모든 구민이 참여한 퍼레이드는 장관이었다.

고려촌에서 고려의 문화를 체험하고 있는 주민들 ⓒ최은주

고려촌에서 고려의 문화를 체험하고 있는 주민들

강감찬 장군 개선 환영식이 펼쳐진 낙성대공원 광장엔 이미 많은 시민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안국사, 낙성대 전통야외놀이마당, 낙성대로 등 낙성대공원 일대에는 주민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한 부스가 운영됐다. 수많은 볼거리, 즐길 거리를 기획하여 종일 체험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비빔밥이나 국밥, 떡과 머리 고기 등 동별로 마련한 점심 식사도 동네 잔칫집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돗자리를 펴고 누구나 와서 먹을 수 있게 준비한 커다란 텐트에는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할 것 없이 한 자리에 둘러앉아 화기애애한 식사시간을 가졌다.

관악구 21개동 마을주민들은 각각 독특한 의상을 뽐냈다 ⓒ최은주

관악구 21개동 마을주민들은 각각 독특한 의상을 뽐냈다

이번 강감찬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축제를 준비·기획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거리 퍼레이드에 참여한 주민이 1,000명이 넘고, 부스운영을 비롯해 자원봉사까지 주민 힘으로 만든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축제였다.

깊어가는 가을, 낙성대공원은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축제는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즐거운 축제였다. 게다가 날씨까지 좋으니 축제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은 잔디밭에 앉아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아빠 어깨에 올라 퍼레이드 구경을 하는 어린이 ⓒ최은주

아빠 어깨에 올라 퍼레이드 구경을 하는 어린이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