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토리 호호] 대학로에서 여름밤 나기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7.08.10. 15:18

수정일 2017.09.11. 16:27

조회 1,766

호호의 유쾌한 여행(53) 대학로공연장

대학로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대학로 공연장에서 여름밤 나기 무대의 주인공 마주하기 100m 전

더운 여름도 이제 하반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월요일 입추가 지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밤공기가 제법 시원해집니다. 밤에 슬슬 마실 다니기 좋은 계절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대학로에 가봤습니다.

한국의 브로드웨이, 웨스트앤드로 불리는 곳입니다. 소극장들은 사회적인 이유로 혜화 로터리 넘어 한성대 입구 가는 길 쪽으로 많이 이전했지만 마로니에 공원을 중심으로 중소극장들이 많이 남아 대학로의 풍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곳은 해가 지기 시작하면 더욱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대학로 시작점, 홍익대학교 대학로캠퍼스 아트센터

대학로 시작점, 홍익대학교 대학로캠퍼스 아트센터

백 여 곳이 넘는 극장에서는 부지런히 오늘의 공연을 무대에 올립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부푼 기대를 안고 공연장을 찾아갑니다. 오늘의 무대, 나의 주인공은 어떤 표정으로, 어떤 대사로, 어떤 제스처로 내 맘을 사로 잡을까 기대감으로 떨리기 까지 합니다. 누군가는 대학로의 공연들을 차례로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좋아하는 극을 회전문 돌 듯 계속 보기도 합니다. 그런 기대감, 설레임 때문인지 대학로에는 대학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너무 많은 공연이 있어서 혼란스러울 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연정보센터

너무 많은 공연이 있어서 혼란스러울 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연정보센터

미리 좋아하는 캐스팅, 좌석을 찾아 예매를 하고 왔다면 극장을 찾아가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서울연극센터, 마로니에 공원에 있는 공연정보센터에 들려 현재 무대에 올려지는 다양한 공연에 대한 안내를 받아도 좋습니다. 서울연극센터는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출구 옆에 있습니다. 공연정보센터는 마로니에 공원 입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쾌적한 부스에는 다양한 공연 리플렛과 정보들이 있고 도우미의 안내를 받아도 됩니다. 잠시 쉬어가도 됩니다.

대학로 풍경 한 켠에 자리하는 마로니에 공원 야경

대학로 풍경 한 켠에 자리하는 마로니에 공원 야경

평일이면 대부분 공연은 저녁 8시에 막이 오릅니다. 주말에는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두 번의 공연이 열립니다. 공연까지 시간이 남았다면 마로니에 공원이나 낙산 공원을 산책해도 좋습니다. 밤에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마로니에 공원은 잠시 멍하니 앉아 머리를 식히기 좋은 곳입니다.

낙산공원 성곽길에서 본 서울 야경

낙산공원 성곽길에서 본 서울 야경

조금 더 시간이 있다면 낙산공원 성곽에 올라 해가 진 후 조명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하는 서울의 풍경을 눈에 담아도 좋을 겁니다. 낙산공원 성곽길에는 서울에서 가장 예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저녁이 되면 다양한 길거리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저녁이 되면 다양한 길거리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북적이던 거리는 공연이 시작되는 시간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한산해 집니다. 마로니에 공원에는 기타나 엠프를 들고 거리의 뮤지션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메인 무대에 오르기도 하고 나무 아래 앉아 자기의 노래를 하기도 합니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노래를 듣거나 예술작품이 많은 공원 이곳 저곳을 둘러봐도 좋습니다. 낮이라면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로 된 아르코미술관, 예술가의 집을 기웃거려도 됩니다.

극장 앞에서 좋아하는 배우를 기다리는 팬들. `퇴근길`이라고 불리는 풍경

극장 앞에서 좋아하는 배우를 기다리는 팬들. `퇴근길`이라고 불리는 풍경

공연이 끝나면 공연장 앞은 아직 자리를 뜨지 못하는 관객들이 상기된 얼굴로 극장 주변을 서성입니다. 배우 팬덤 별로 무리지어 있거나 줄을 서 있기도 합니다. 대학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이 풍경은 ‘퇴근길’이라 불리는 배우들의 무대 밖 인사입니다.

좋아하는 작품을 무한정 볼 수 있는 디지털 프로그램과는 달리 연극, 뮤지컬, 콘서트는 오로지 그 순간에만 즐길 수 있는 아날로그 문화 프로그램입니다. 관객에 대한 팬서비스 차원에서 마련된 퇴근길이 이제는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습니다.

무대 위 배우와 거리와 가까워지는 만큼 이곳만의 예의를 지키기 위한 약속이 있습니다. 배우가 팬을 만나 사인이나 사진 한 장을 주고받는 동안엔 다른 팬들은 사진 촬영을 하지 않습니다. 배우에게 함부러 가까이 가지 않고 2~3m 일정 거리를 유지하여 이야기를 듣거나 합니다. 처음에는 낯설던 이 풍경이 대학로만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면 납득이 가면서 정겨워집니다.

대학로 가볼만한 극장

현재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 리틀잭(좌), 지난주까지 홍대아트센터에서 올렸던 뮤지컬 `록키호러쇼` (우)

현재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 리틀잭(좌), 지난주까지 홍대아트센터에서 올렸던 뮤지컬 `록키호러쇼` (우)

○ 홍익대 아트센터 : 대학로가 시작되는 길 입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서 있는 거대한 사람 조형물은 대학로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니처 같습니다. 대극장과 소극장, 전시실, 휴식 공간까지 갖춘 이곳은 대학로의 대표 극장 중 하나로 꼽힙니다. 대극장에서는 지난 주까지 <록키호러쇼>가 무대에 올랐고 8월18일부터는 오만석, 마이클리, 유연석, 조형균 등이 타이틀롤을 맡는 <헤드윅>이 오릅니다. 소극장에서는 콘서트형 뮤지컬 <리틀잭>이 8월20일까지 열립니다. 02-742-0300

올초 대명문화공장에서 막을 올렸던 뮤지컬 `비스티`

올초 대명문화공장에서 막을 올렸던 뮤지컬 `비스티`

○ 대명문화공장 : 대학로 중심가에 위치한 이곳은 2014년에 오픈한 복합공연문화공간으로 400~200석 규모의 극장 3개가 있습니다. 현재 가장 큰 극장에서는 뮤지컬 <사의 찬미>가, 중극장에서는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이 각각 10월29일, 15일까지 무대에 오릅니다. 400여석의 대극장도 아늑하고 단차가 좋아 공연 덕후들 사이에서는 대학로의 좋은 공연장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1899-3738

아트원씨어터

아트원씨어터

○ 아트원씨어터 : 200-300석의 소극장 3곳을 운영합니다. 덕후들 사이에서는 실험극들이 오르고 단차 좋은 소극장으로 소문난 곳입니다. 현재 코미디 스릴러 연극 <데스트랩>, 배우 오만석 연출로 화제가 된 <3일간의 비>가 9월초까지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02-762-0010
○ 유니플렉스 : 600석 규모의 중극장 1개와 300-200석 규모의 소극장 2곳에서 현재 뮤지컬 <이블데드>, <위대한 캐츠비> 연극 <더 가이즈>가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02-766-2115
○ 대학로예술극장 : 500여석 규모의 중극장과 소극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아르코 예술극장, 아르코미술관과 함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마로니에 공원을 둘러싸고 고풍스러운 대학로 풍경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곳입니다. 오는 8월27일까지 <늘푸른연극제>의 주요 무대로 원로지만 현역으로 적극 활동하고 있는 연극사의 산 증인과도 같은 이들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주요 무대이기도 합니다. 배우 오현경, 김도훈, 노경식, 이호재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02-3668-0007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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