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기대 높은 이유

프로필이미지 시민기자 박혜민

Visit220 Date2017.07.03 14:10

찻길에서 사람길로 변한 `서울로7017` ⓒ박혜민

찻길에서 사람길로 변한 `서울로7017`

서울역 고가도로를 찻길에서 사람길로 재생한다는 취지 아래, 완공 전부터 서울시민의 주목을 받아왔던 ‘서울로7017’이 개장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서울시는 개장 첫 주말에 23만 명이 서울로7017을 다녀갔다고 공식 집계했고, 이후로도 많은 시민들이 도심 속 보행길을 거닐기 위해 모여들었다. 서울의 중심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이 탄생했다.

서울로7017 개장을 시작으로 서울역 인근 지역에는 변화의 움직임이 한창이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인 서울역 일대는 지난 2015년부터 재생계획을 수립해왔고, 중림동, 서계동, 회현동, 남대문시장으로 구분되는 권역별 재생사업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은 서울역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인근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기회다. ⓒ박혜민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은 서울역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인근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기회다.

서울역의 역사와 위상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울역의 역사와 위상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00년에 경성역으로 출발하여 1925년에 역사(驛舍)를 준공하고, 1947년부터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된 서울역은 60~70년대에 물류수송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교통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현재 우리가 이용하는 서울역사는 급증한 수송량에 맞추어 1988년에 신설한 것으로, 이후 2004년 KTX 운행을 개시하는 등 도심 내 여객수송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2010년에 인천국제공항철도가 연결되면서 서울의 국제적 관문으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교통시설의 역할 외에도, 수많은 기억을 간직한 장소라는 점에서 서울역은 의미가 크다.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말로 설명되던 서울과 처음 대면하는 장소였고, 명절 전이면 서울역 광장은 귀경행렬이 밤을 지새우는 대합실로 변했으며, 80년대 당시에는 함성으로 가득했던 민주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서울역 역사의 시작 `문화역서울284` ⓒ박혜민

서울역 역사의 시작 `문화역서울284`

그러나 서울역은 역사적 가치나 지리적 중심성에 비해 그동안 소홀이 여겨져 온 부분이 적지 않다. 하루 평균 33만 명에 육박하는 거대한 유동인구에도 불구하고 그저 지나쳐가는 곳으로 인식될 뿐이다. 도시계획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의 미래상과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서, 서울역 일대는 “역사문화도심으로의 위상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는 도심권 내에 포함되지만 중요한 위상을 갖는 거점으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반면, 국제 업무의 중심역할을 담당할 주요거점으로 꼽힌 용산역은 향후 발전 방향 및 계획과제가 언급되었고, 서울역은 이를 보조하는 정도의 역할을 줬다. 서울시 전 분야를 아우르는 도시계획의 최상위 법정계획 내에는 서울역에 대한 언급 자체가 미약한 편이다.

서울로7017은 중림동, 서계동, 회현동, 남대문시장 등 서울역 일대 전역을 하나로 이었다. ⓒ박혜민

서울로7017은 중림동, 서계동, 회현동, 남대문시장 등 서울역 일대 전역을 하나로 이었다.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은 서울역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쇠퇴하는 인근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기회다. 지난 6월 27일, 서울시는 시청 다목적홀에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 공청회’를 열고, 역사 내에 통합 환승시스템을 구축하여 서울역을 국제업무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에 신설될 예정인 환승시스템을 기반으로 수색∼광명 고속철도・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및 B노선・신분당선・신안산선 등 5개 노선이 추가 도입되면, 서울역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철도망의 교통 허브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 지상부는 공간 활용도를 높여 상업・유통시설 등으로 구성하고, 신규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근 지역에 대한 권역별 계획을 발표하고, 서울역 전 일대를 아우르는 재생을 이뤄내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 계획이 침체된 상권을 살리고,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여 지역민의 오랜 갈증을 해소하는 실제 결과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서울로7017의 낮(좌)과 밤(우) 풍경 ⓒ박혜민

서울로7017의 낮(좌)과 밤(우) 풍경

이러한 측면에서 서울로7017의 역할이 크다. 공중 보행로의 탄생은 단순히 고가도로 재활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하나로 이어지는 중림동, 서계동, 회현동, 남대문시장 등 서울역 일대 전 지역의 활성화와 직결되는 것이다.

서울로7017 위에 모여든 인파는 총 17개의 길을 통해 인근 지역으로 연결되고, 이렇게 흘러 들어간 사람들은 각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지역이 나름의 색깔을 갖고 즐길 거리로 풍성해지면, 이로 인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울로7017로 흘러가 공중정원 위를 메우게 될 것이다.

서울로 7017 야간 풍경 ⓒ박혜민

서울로 7017 야간 풍경

개장 이후 쏟아진 높은 관심만큼, 서울로7017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한낮의 햇볕 아래 걷기에는 그늘이 부족했고, 거대 화분들로 인해 때때로 통행은 정체를 빚었다. 아직 문을 열지 못한 키오스크가 존재하는 등 미완의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한 부분도 있었다.

개장이 끝이 아니다. 부족한 부분은 차분히 보완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더 많은 시민에게 열려있는 장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로7017을 찾은 발길이 고가 위의 산책에서 그치지 않고 주변 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명소로 이어지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공중정원에서 뻗어 나간 17개의 가지가 인근 지역과 활력을 주고받는 통로가 된다면, 진정 뉴욕의 하이라인(High Line)에 필적하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서울로7017 안내
○ 위치 :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0
○ 홈페이지 : seoullo7017.seoul.go.kr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동일조건변경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