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한강공원 ‘치유의 숲’을 찾아서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17.06.21. 09:16

수정일 2017.06.21. 16:50

조회 1,910

뚝섬한강공원에서는 서늘한 강바람에 더위를 식힐 수 있다. ⓒ박은영

뚝섬한강공원에서는 서늘한 강바람에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자연이 그리워지는 이른 더위가 시작된 날이다. 얼마 전 ‘내 손안에 서울’을 통해 알게 된 ‘치유의 숲’이 떠올랐다. 서울시민으로 평생을 살았지만, 가보지 못한 곳이 허다하다. 그중 하나가 뚝섬한강공원이었는데, 그곳에 피톤치드 가득한 ‘치유의 숲’이 조성됐다고 한다. 기품 있는 숲에 치유를 더하니 몹시 매력적이었다. ‘치유의 숲’을 향하는 발걸음이 작게 설렜다.

하늘이 높고 바람이 좋은 지난 14일,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내렸다. 2번 출구로 내리자 탁 트인 뚝섬한강공원이 있었다. 바람 끝의 서늘함은 역시 강바람이었다.

2번 출구로 나와 끝이 보이지 않는 왼쪽으로 직진하면 그때부터 ‘치유의 숲’을 향한 적극적인 걷기가 시작된다. 걷다 보면 어린이를 위해 조성된 ‘친환경 안심 어린이 놀이터’와 널따란 음악 분수대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에 다양한 놀이시설이 줄지어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에 최적화되어 있다.

치유의 숲엔, 1년 후에 배달된다는 노란 느린 우체통이 있다. ⓒ박은영

치유의 숲엔, 1년 후에 배달된다는 노란 느린 우체통이 있다.

큰길들 사이로 왼편에는 금계국이란 노란 꽃들이 만개해 있고 오른쪽으로는 드넓은 잔디공원이 조성돼 있었다. 곳곳에 햇볕 가림막과 벤치를 마련해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태양광 패널을 그늘막 형태로 설치한 곳에서는 햇빛을 피해 걸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생산된 전기는 문화콤플렉스 '자벌레' 전력으로 사용된다.

조금 더 들어가야 비로소 편백나무들이 우거진 ‘치유의 숲’이 드러났다. 삼림욕으로 인기가 많은 편백나무는 수목별 100g당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함유한 나무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병원균, 해충, 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로 항균 작용, 스트레스 완화, 탈취 및 진정작용, 심폐기능과 면역력 강화 등의 뛰어난 효능이 있다. 삼림욕에 편백나무가 좋은 것은 바로 피톤치드 때문이다.

지난해 힐링 숲으로 조성된 이곳 편백나무는 총 600여 그루다. 여타 숲보다 울창함이 덜하지만, 머지않아 하늘로 솟은 편백나무 숲을 보게 될 거라 기대한다. ‘치유의 숲’ 입구에는 노란 우체통이 눈에 띄는데, 편지나 엽서 등을 붙이면, 1년 후에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이다. 우체통이 보기 힘든 요즘, 1년 후에 받아볼 수 있는 편지를 써 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될 것 같다.

치유의 숲을 지나면 장미원을 볼 수 있다. ⓒ박은영

치유의 숲을 지나면 장미원을 볼 수 있다.

‘치유의 숲’을 지나면 ‘장미원’이 등장한다. 뚝섬유원지는 걸을수록 새롭고, 신비로운 공간이 드러났다. 아쉽게 장미축제는 지난달 마쳤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꾸준히 걸으니, 소나무와 전나무, 침엽수 4종 등 총 650그루 나무가 있는 공원길이 나타났다. 자연은 어디서 만나도 좋은 풍경을 지녔음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도심에 숲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한여름 도시 숲은 바깥보다 최대 3℃가 낮아 ‘열 재해 감소 효과’를 보이며, 미세먼지를 40% 이상 감소시킨다. 나무가 미세먼지를 흡수해 공기질을 개선하고 도심 온도를 낮춰줘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몫을 하는 것이다.

장미원을 지나면 침엽수림 650여 종이 자리한 도심 숲과 마주하게 된다. ⓒ박은영

장미원을 지나면 침엽수림 650여 종이 자리한 도심 숲과 마주하게 된다.

뚝섬유원지역은 3번 출구와 연결된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로도 유명하다. 방문시에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건물 외관이 자벌레와 비슷해 ‘자벌레’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아마추어 예술인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서울시는 개인, 단체 등 연령과 경력에 제한 없이 전시 작품을 공모했으며, 새로운 지원자들에게 우선권을 줬다. ‘자벌레’는 문화를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모든 시민에게 열려 있는 공간으로 전시관과 작은 도서관, 생태전시관 등이 자리해 있다. 또한, 이곳은 예술가로 도약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값진 의미가 있다.

문화를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모든 시민에게 열려 있는 `자벌레`전시 공간 ⓒ박은영

문화를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모든 시민에게 열려 있는 `자벌레`전시 공간

도심의 숲이 인간에게 주는 이로움은 구체적이고 다채로웠다. 보기 좋은 나무와 투명한 공기만으로 정서적 환기가 될 만했다. 또한,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되니 더할 나위 없었다. 도심 숲은 지친 도시인의 느림과 여유의 쉼터였다.

턱까지 차오른 더위가 서울을 뒤덮을 날이 머지않았다. 짜증이 넘쳐 단정한 마음이 필요할 땐,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 내려 보자. 가만히 마음을 달래줄 ‘치유의 숲’이 있다. 운동화를 신고 천천히 걷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을 느끼게 될 것이다.

■ 뚝섬한강공원 안내
○주소 : 서울시 광진구 강변북로 139
○찾아가는 길 :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2,3벌 출구, 2호선 건대역 3번 출구
○문의 : 사이트, 뚝섬안내센터(02-378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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