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진정한 열린 광장이 된 날!

시민기자 박은영 시민기자 박은영

Visit449 Date2017.06.12 16:16

여유와 낭만을 만끽하기에 충분한 장소, 차 없는 거리로 변한 광화문의 모습 ⓒ박은영

여유와 낭만을 만끽하기에 충분한 장소, 차 없는 거리로 변한 광화문의 모습

때 이른 더위에 선풍기로 버티던 어느 오후였다. TV 뉴스의 한 소식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광화문 광장 일대가 ‘차 없는 거리’로 바뀐다는 것이다. 차가 사라진 광화문 광장이라니 은근히 매력 있었다. 기대에 부풀어 출발을 서둘렀다.

도착하니 차도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이리저리 활보했다. 2012년 9월부터 지금까지 세종대로 보행전용거리는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양방향 모두 차량을 통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4일에 운영된 세종대로 보행전용거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광화문삼거리부터 세종대로사거리 구간까지 운영된다. 이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33개 버스노선이 우회 운행했다. 덕분에 광화문 차도는 보행자 천국이 됐다. 가족과 연인, 청춘들이 모인 축제의 장이었다.

차량이 없어 더욱 자유롭게 거닐 수 있는 도심 축제가 한창이다. ⓒ박은영

차량이 없어 더욱 자유롭게 거닐 수 있는 도심 축제가 한창이다.

‘보행전용거리’는 ‘차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화’를 확산하자는 서울시의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여름날 뜨거운 도심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 직사광선을 온몸으로 버티며 공기 중에 배출되는 자동차의 열기까지 감당해야 한다. 도심에서 보행자가 차 없는 곳을 걷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 이번 보행전용거리가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에서 열린 것이 더욱 특별하고 그 의미가 남달랐다.

얼마 전 광화문 광장은 국민의 권리를 찾기 위한 촛불이 가득했던 곳이었다. 이제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4일, 이곳 거리는 지역축제거리, 도농상생장터, 보령 머드축제 체험존 등 각종 테마별 프로그램과 공연이 진행되었다. 마치 자유를 마음껏 만끽하라는 듯했다.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되었고, 화려한 포토존은 사람들이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이었다.

아이들은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청년들은 머드로 페이스페인팅, 셀프 머드 마시지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임실 치즈의 쫄깃함을 맛볼 수 있는 치즈초코파이와 홍삼차, 와인 시음 등 지역별 로컬푸드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보행전용거리 시민공모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의 재능기부 공연도 볼 수 있었다. 봉천 놀이마당과 난타 타악, 팝페라, 무술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이 밖에 드라이플라워, 캘리그래피, 종이공예 등의 체험 활동도 즐길 수 있었다.

화려하게 장식된 포토존은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박은영

화려하게 장식된 포토존은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당일의 맑고 투명한 날씨는 덤이었다. 미세먼지 없이 탁 트인 하늘은 더운 날씨 속에서도 쾌청함을 선사했다. 가족 나들이에 나선 가족들은 세종대로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서 부스들을 찾아 지역 특산품을 맛봤다. 연인들은 각종 공연과 축제를 보며 차량 없는 도로 위의 여유로움을 즐겼다. 진정한 열린 광장의 모습이었다.

차가 중심이었던 광화문 광장은 사람이 중심이 되었다. 한때 광장은 사람들의 이용이 제한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달라진 광장은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장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광장은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이제 변화를 주도하는 상징적 공간이 된 것 같다. 시민들 서로가 공동체의 구성원임을 느끼고 행동하게 만드는 공간으로 말이다.

포토존은 가족 나들이를 나온 이들에게 필수코스! ⓒ박은영

포토존은 가족 나들이를 나온 이들에게 필수코스!

서울시는 세종대로에서 동대문까지 2.8km 구간을 주말 보행전용거리로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더불어 현재 일부에서 격주로 운영 중인 ‘차 없는 거리’를 매주 진행하고, 토요일과 공휴일마다 이를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차로를 줄이고 보행전용 광장을 넓히자는 기존 논의 내용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한 축제 현장을 시원하게 만드는 광화문 광장의 분수대 ⓒ박은영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한 축제 현장을 시원하게 만드는 광화문 광장의 분수대

광화문광장을 방문한 이 날, 공간과 장소가 지닌 긍정적 기운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국민이 광장의 주인이 되어 누구에게나 열린 장소로 거듭난 모습을 확인했다. 사람이 중심이 된 광화문 광장, 그 본격적인 도약을 기꺼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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