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토리 호호] 문래예술촌 탐험법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7.06.08. 10:56

수정일 2017.06.08. 13:40

조회 1,608

요즘 무슨 생각하며 살고 있니?

요즘 무슨 생각하며 살고 있니?

호호의 유쾌한 여행 (47) 문래예술촌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 있습니다. 나에 대한 방대한 정보로 가득한 주변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 숨고 싶은 날. 문래예술촌은 그렇게 찾게 된 곳입니다.

문래예술촌 매력은 단연 골목길 탐험입니다. 비슷비슷한 패턴의 여타 벽화마을과는 달리 좀 더 자유분방합니다. 차가운 철공소로 가득한 골목길 어귀에는 누군가가 그려놓은 화려한 컬러의 그라피티가 있습니다. 그 옆에는 작은 숍과 공방, 갤러리 등이 구석구석 숨어 있습니다. 골목길은 좁고 누추합니다. 나지막한 건물과 고층 건물이 공존하고, 과거와 현재가 함께 합니다. 문래예술촌에서는 꼭 봐야 할 것이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단지 마음에 드는 골목을 찾아 천천히 걷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이곳의 빈티지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

독특한 그라피티와 로컬의 만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

독특한 그라피티와 로컬의 만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

문래예술촌은 작은 철공소들이 모여 있는 영등포구 문래동 3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곳입니다. 2000년대에 공장 이전 정책과 재개발로 인해 업체들이 자리를 뜨면서 그 빈자리를 저렴한 임대료에 공간이 필요한 예술가들과 학생들이 채웠습니다. 현재 작업실 100여 곳과 아티스트 200여 명이 있습니다.

문래예술촌은 자세히 보아야 무언가 있을 정도로 작은 규모입니다. 간판도 없고, 있어도 아주 작은 글씨로 표기된 곳이 대부분입니다. 철공소 사이 드문드문 박혀 있는 보석 같은 예쁜 장소를 찾는 즐거움이 마치 소풍날 보물찾기 같습니다.

거리 곳곳에 있는 철물로 제작한 특이한 조형물은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일으킵니다. 거대한 용접 마스크 모형 작품인 ‘바가지’가 들어서 있습니다, 망치와 스패너로 만든 독특한 벤치도 눈에 띕니다. 철공소에도 예쁜 간판이 붙어 있고, 철문에는 다양한 색깔을 입혀 개성을 살립니다. 철공소 안에 놓인 작은 화분은 여리지만 굳세 보입니다. 차가운 이미지를 가진 철이 예술가와 만나 살아 숨 쉬면, 좀 더 따뜻해집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면 보이지 않는 소소한 골목길 매력은 천천히 오래도록 보아야 눈에 들어옵니다.

문래예술촌 골목길에서는 사람을 만나기 힘듭니다.

문래예술촌 골목길에서는 사람을 만나기 힘듭니다.

문래예술촌은 유동인구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골목길에도 인적이 무척 드뭅니다. 골목길 내에 있는 작은 숍에 들어서면 사람들로 가득 들어차 있는 점이 무척 신기합니다. 다양한 분야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시각 비주얼 아트는 물론, 공연, 사진, 건축, 워크숍, 가죽 & 안경 공방, 시, 그림책, 북 카페 등 다양합니다. 개성으로 가득한 젊은 아티스트들이 내뿜는 에너지가 사람을 기분 좋게 합니다.

낮에는 커피, 밤에는 맥주! 이질적인 골목에 자리 잡은 올드 문래

낮에는 커피, 밤에는 맥주! 이질적인 골목에 자리 잡은 올드 문래

이 부근 음식점은 가격이 착합니다. 소박하지만 알찬 가격의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엇 하나 평범한 곳이 없습니다. 무얼 먹을까 고민하며, 갈 곳을 정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맛있는 파스타가 먹고 싶다가도 수제 맥주를 마실까 싶기도 하고, 로스터리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맛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골목 하나만 더 가보면 새로운 것이 나올 것 같아 열심히 걷게 됩니다.

어느 골목길로 먼저 가볼까요?

어느 골목길로 먼저 가볼까요?

가수 ‘자전거 탄 풍경’ 노래, ‘문래동’이 문래예술촌의 매력을 노래합니다.

이번에 내릴 곳은 문래역 7번 출구 / 조금은 낯선 골목들을 지나고 줄지어 있는 철공소에 놀라지 말고 / 이름 모를 골목길 속을 사랑스런 그대와 함께해 / 기분 좋은 바람도 함께 불어오는 밤

문래예술촌은 예술가들의 독립적인 작업실이 모인 공간입니다. 사적인 공간에 초대된 타인에게 이질적인 방식으로 시그널을 보냅니다. 자전거 탄 풍경 노래처럼 따스합니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합니다. 동네가 위로를 건네는 방식이 돌아오는 내내 여운이 남습니다.

■ 문래예술촌 100배 즐기기
하나, 일요일에는 문 닫는 숍들이 많아요.
둘, 주말에는 철공소가 문을 닫아서 구경하기 편해요.
셋, 누군가에게는 진지한 삶의 터전입니다. 초상권을 위해 사진은 함부로 찍지 말아주세요.
■ 여행정보
○ 문래예술촌: 문래동 3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예술작업실 마을
○ 찾아가는법: 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

*여행스토리 호호: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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