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송이 장미향에 취하다

시민기자 김영옥 시민기자 김영옥

Visit174 Date2017.06.02 11:43

묵동천 장미정원 ⓒ김영옥

묵동천 장미정원

해마다 5~6월이면 초록과 빨강의 보색 대비가 강렬한 빨간 장미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파트 화단에서도, 도심의 한 뼘 정원에서도, 골목길 어귀에서도, 주택가 담 너머로도 빨간 장미는 불쑥불쑥 그 강렬한 자태를 뽐내며 시선을 강탈하곤 한다.

빨간 장미가 눈에 띄는 계절이 오면 몇 년 전부터 궁금해지는 곳이 있다. 중랑구 묵동교 옆 서울장미공원이다. 묵동교에서부터 월릉교, 장평교에 이르는 중랑천 둑방길 5.15km에 장미가 만발하기 때문이다. 주민들로부터 둑길이라 불려오던 이곳은 몇 년 전부터 중랑구가 장미를 심고 아치형 장미 터널을 길게 조성해 축제를 진행하면서 명성을 얻은 곳이다.

지하철 7호선 태릉입구역 8번 출구로 나와 묵동교를 건너면 서울장미공원이 나온다. 공원 입구 묵동천변에 만들어진 묵동천 장미정원엔 많은 사람이 모여 각양각색의 장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묵동천 장미공원을 둑 위에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미 전망대도 생겼다.

장미 여신상과 함께 사진 찍기 좋은 수림대 장미정원 ⓒ김영옥

장미 여신상과 함께 사진 찍기 좋은 수림대 장미정원

서울장미공원 입구 쪽 수림대 장미정원엔 장미 여신상이 있는 장미신전과 프로포즈를 위한 조형물, LED 하트모양의 터널이 새롭게 만들어져 낭만적인 포토존을 제공했다. 장미 여신상 주변은 물론 아기자기한 조형물들과 70여 종의 장미가 멋지게 어우러진 수림대 장미정원엔 사람들이 넘쳤다.

중랑천 제방 위의 장미 터널 ⓒ김영옥

중랑천 제방 위의 장미 터널

서울장미정원의 가장 핫한 공간은 5.15km의 장미터널이 아닐까 싶다. 장미터널은 신비한 초록 장미존, 로맨틱한 꽃길 빨간 장미존, 다이내믹한 열정의 파란 장미존 등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사계장미, 덩굴장미 등이 만드는 아치 모양의 긴 터널은 매력적이었다.

장미터널은 원래 주민들이 편안하게 산책하던 둑길 산책로여서 정자와 쉼터, 의자들도 넉넉하게 마련돼 있었다. 장미터널 옆으로는 큼직한 나무들도 많아, 그늘에서 돗자리 하나 깔고 먹거리 장터에서 사온 먹거리를 즐기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장미꽃 속에 파묻혀 장미터널을 하나하나 통과할 때마다 기분은 더욱 좋아졌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꽃길’을 걷는 느낌이랄까.

장미터널 중간지점에서 만난 ‘장미 작은도서관’도 인상적이었다. 중랑천 둑길 위 장미터널을 산책하는 주민들이 언제든 들어와서 휴식을 취하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2,000천여 권을 구비해 놓았다.

이번 축제에 새로 선보이는 장미 분수공원에서도 시원스레 분수가 뿜어져 나왔고, 이화교 바로 앞 중랑천 둔치 중화 체육공원에서는 크라운 해태 야외조각전과 다양한 체험 부스를 운영 했다. 각종 놀이기구가 설치되어 아이들은 신이 났다. 특히 중화체육공원을 달리는 ‘장미 꼬마열차’도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여 마치 중랑천 둔치가 놀이공원이 된 듯했다.

중랑천에 띄운 LED 장미 소원 꽃등 ⓒ김영옥

중랑천에 띄운 LED 장미 소원 꽃등

밤이면 더욱 아름다워지는 중랑천 제방 장미 꽃길

안드레이 줄랍스키 감독의 프랑스 영화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영화 제목처럼 서울장미축제 밤은 낮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이번 서울장미축제 콘셉트 중 하나는 ‘밤에 피는 장미’였다. 야간 조명을 활용해 밤에 더욱 화려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였다. 서울장미축제 밤풍경을 보기 위해 낮에 축제를 방문한 사람들은 밤에 한 번 더 축제 현장을 찾을 만큼 서울장미축제 밤풍경은 유혹적이었다.

서울장미축제에 ‘빛’을 입힌 첫 시도는 축제 전야제 행사로 진행된 ‘LED 장미 소원 꽃등(燈)’을 중랑천에 띄우는 퍼포먼스였다. 서울장미축제를 기획한 문화기획자 류재현 감독은 축제 후, 자신의 SNS에 ‘중랑천을 물들인 장미 소원꽃등들이 물결을 따라 제 곁을 지날 때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웠습니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류재현 감독 ‘새로운 축제, 톡톡 튀는 문화놀이’를 만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들이 서울장미축제 곳곳에서 즐거움을 주었다.

전통 불꽃놀이인 `낙화놀이`ⓒ김영옥

전통 불꽃놀이인 `낙화놀이`

서울장미축제 마지막 날 엔딩쇼로 선보인 전통 불꽃놀이 ‘낙화놀이’도 인상적이었다. ‘낙화놀이’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6호로 지정된 우리 고유한 전통 불꽃놀이다. 2007년부터 매년 칠월칠석 즈음에 무주의 크고 작은 축제에서 주민들이 시연한다. 이번 서울장미축제에는 전승 보존 마을인 무주군 안성면 금평리 두문마을의 협조로 시연되어 차별화된 감동을 선사했다. 강이나 저수지 위에 긴 줄을 걸고 그 줄에 한지로 싼 뽕나무와 숯, 소금 뭉치 수백 개를 매달아 불을 붙이면, 줄을 타고 타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바람에 날리는 불꽃과 그 불꽃이 강물에 어리는 모습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올해 서울장미축제에는 주최측 추산으로 162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서울 장미공원 5.15km 장미터널 감동을 더 늦기 전에 느껴 보시길 바란다.

■ 서울장미공원
○ 위치 : 서울시 중랑구 중랑천로 332 (묵동, 묵동한국아파트) 일대
○ 문의 : 중랑구청 문화체육과 (02-2094-1820)
○ 서울장미축제 홈페이지 : seoulrose.jungnan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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