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당신에겐 어떤 곳인가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17.05.25. 15:35

수정일 2017.05.25. 16:45

조회 955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가 `광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김윤경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가 `광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광화문은 어떤 곳일까.

광화문 광장은 과거 조선시대 육조거리였으며 현재 여러 행사와 문화가 펼쳐지는 곳이다. 지난해 광화문은 시민들에게 또 다른 의미를 선사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도시계획, 역사, 건축, 교통, 시민소통 등 7개 분야 전문가 49인과 100명의 시민위원으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을 운영, 논의 중이다.

1차 포럼은 5월 13일 시민참여단 80여 명이 모여 발대식을 갖고 시작했다.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1차 포럼 주제는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미래비전’이었다. 시민들이 광화문에 가진 기억과 생각을 담아 토의를 하였다.

2차 포럼은 5월 20일 시청 8층 홀에서 열렸다. 발대식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였다. 고등학생부터 70대의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했다. 시민들은 인사를 나눈 후 짝을 지어 광화문 모습을 담은 사진과 설계도를 살폈다.

“원래 계획은 이곳까지 잔디를 심으려고 했다고 해요.”
“광화문이 역사적인 의미가 매우 깊은 곳이었네.”

원탁토론으로 진행된 광화문워크숍 ⓒ김윤경

원탁토론으로 진행된 광화문워크숍

시민들이 사진을 보며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눈 후 조별 토론을 진행했다. 예상대로 광화문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곧 감상과 아이디어가 적힌 종이들이 벽면을 가득 메웠다. 종이에 적은 광화문의 장단점에 대한 의견을 선별한 후 역사, 대표, 시민, 쾌적성 등으로 분류했다. 분류해 놓으니 다른 조에서 나온 내용과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었다.

토론은 계속됐다. 사회자와 테이블 진행 촉진자(퍼실리테이터)는 토론을 원만하게 이끌었다. 다양한 세대가 모였기 때문에 원만한 토론을 위해 금기어와 추천어를 정했다. “제 생각은…, 그것도 좋은데요”라는 말로 양해를 구하고 “그건 아니고, 안돼요”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런 토론 매너를 숙지한 덕분에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건강한 토론의 장이 열렸다.

그래서였을까, 여러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같은 내용이었지만 관점에 따라 상반된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광화문에 차도를 없애자는 의견과 광화문은 교통이 편리하다는 의견이 함께 나왔다. 각 조가 낸 의견에 찬반 스티커를 붙이며 간혹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였다. 젊은 학생들이 힘차게 반대쪽에 스티커를 붙이는 걸 본 어르신이 머뭇거리자 사회자는 “괜찮아요. 어떤 부분을 깊이 생각하느냐에 있으니까 생각대로 의견을 표출하세요” 라고 말하며 토론의 분위기를 돋웠다.

광화문 광장 사진을 돌아보며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시민들 ⓒ김윤경

광화문 광장 사진을 돌아보며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시민들

대체로 광화문이 서울의 대표적인 공간이며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미래에 대한 상징과 역사성이 드러나지 않으며 여름철 휴식 공간이 부족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진행자가 각 조마다 나눈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김윤경

진행자가 각 조마다 나눈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광진구에서 온 안영순 씨는 “여럿이 모이면 똑똑한 한 사람을 뛰어넘는다는 말처럼 많은 아이디어가 나와 놀랐다. 매우 유익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유일한 고등학생 참가자인 송수연 학생(명덕외고 3년)은 “평소에 광화문에 관심이 많아 서울시 소식을 보고 참여했는데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돼 흥미로웠다”라고 이야기했다.

1조 퍼실리테이터(진행촉진자)인 오숙영 씨는 “어르신이 학생을 챙겨주고 학생이 어르신 말씀을 경청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라며 소감을 전하자 옆에 있던 어르신은 “손녀 또래 아이들이 예의 바르게 말하는 모습이 예쁘다”라며 칭찬했다.

서울 중심축인 광화문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양했지만 광화문에 대한 애정은 세대를 뛰어넘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나온 결과를 반영해 광장 운영의 개선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다.

오는 5월 27일 광화문에서는 ‘광화문 광장, 미세먼지 시민 대토론회’가 300개 원탁에서 3000명의 시민과 함께 열린다. 포럼과 같이 원탁토론이 열린다고 하니 자유로운 가운데 어떤 기발한 의견들이 나올지 궁금하다. 5월 31일 오후 2시에는 광화문 광장 비전 및 개선 방향 마련을 위한 개방형 시민 대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서울의 중심, 광화문 광장이 모두에게 더 사랑받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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