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키워드로 알아보는 ‘서울로 7017’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기자 한우진

Visit1,417 Date2017.05.23 15:03

5월 20일 개장한 서울로 7017 모습

5월 20일 개장한 서울로 7017 모습

알아두면 도움 되는 교통상식 (85) – 인간중심 교통의 모든 것 서울로 7017

지난 5월 20일, 18개월의 공사 끝에 ‘서울로 7017’이 개장했다. 1970년 건설된 서울역 고가도로가, 17개 연결로를 가진 고가 보행길로 2017년에 다시 태어났다는 뜻의 서울로 7017은 서울의 관광 명물이자 도심 재생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서울로 7017의 교통 측면의 의미를 여러 개 ‘교통 키워드’와 함께 알아보자.

[보행]

서울로 7017은 국내 최초 ‘보행자 전용길’로 지정되었다. 그동안 차들이 들어갈 수 없는 보행자 전용도로를 많이 보았는데 국내 최초라니 뜬금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보행자 전용길은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에 의한 것으로서, ‘도로교통법’상 보행자 전용도로와 다르다.

쉽게 말해 보행자 전용도로가 기존 도로에 보행자 공간을 ‘설치’하는 개념이라면, 보행자 전용길이란 도로 자체를 아예 보행자 전용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보행자 전용도로의 대표는 보도(인도)로서 찻길 옆에 설치를 하는 식인데, 보행자 전용길이란 애초에 차들이 이용할 수가 없는 길이다.

이에 따라 서울로 7017은 서울시 보행특구의 중심점이 된다. 보행환경을 개선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걸을 수 있게 하며, 주변 역사문화공간과 연계한 도보여행길을 발굴하여 보행을 활성화한다. 이렇게 늘어난 보행량은 지역 경제 발전과 낙후된 도심 재생에 기여하게 된다. 자동차에서 보행으로 발상 전환이 우리 행동을 바꾸고 삶을 바꾸는 것이다.

개장식 날 서울로 7017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

개장식 날 서울로 7017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

[교통약자]

서울로 7017은 다른 길과 달리 17m 상공에 있다 보니 교통약자 접근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전 구간에 걸쳐 엘리베이터 6대와 퇴계로 쪽에 에스컬레이터 1개를 설치하여 교통약자들이 편리하게 서울로 7017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인접 건물 연결통로를 이용하여(대우재단빌딩, 호텔마누) 간접적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밖에 전동 휠체어 충전 장치, 점자 블록, 점자 표지판, 음성 유도기 등이 설치되어 있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부족한 점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통안전]

높이가 높고 아래가 도로와 철도이다 보니 교통안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에 서울시는 높이 1.4~3m에 이르는 강화유리난간을 설치하여 추락이나 물건 투척을 방지하고 있다. CCTV가 24시간 감시하고 물건을 투척하는 경우 과태료도 물릴 계획이지만, 애초에 높은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안전을 스스로 지키는 게 중요하다.

[대중교통]

유동인구가 늘어날 예정이므로 접근 교통이 중요하다. 인근 건물 주차장에 유료주차를 할 수도 있지만, 보행과 궁합이 맞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하는 것이 정석이다. 우선 서울로 7017 서쪽은 공항철도, 경의선 서울역, 중간은 지하철 1·4호선 서울역, 동쪽은 4호선 회현역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버스는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를 이용하면 좋다. 서울 곳곳으로 가는 버스는 물론이고 경기도까지 가는 광역버스들도 많이 운행된다.

한편 우연찮게도 7017번 초록(지선)버스가 서울역을 경유하여 흥미를 자아낸다. 특히 이 버스는 기존에 서울역 고가도로가 하던 역할인 중림동과 회현동 연결을 대중교통으로 해주고 있어 의미가 더 크다.

아울러 서울메트로에서는 서울로 7017 개장을 맞아, 1호선과 4호선 일부 열차를 홍보열차로 운행하고 있다. 평일에 운행되는 이 열차는 예전에 운행되는 ‘라바 열차’처럼 겉과 안을 서울로 7017에 대한 내용으로 꾸며서 시민들에게 서울로 7017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로 7017 풍경을 담은 홍보열차

서울로 7017 풍경을 담은 홍보열차

[교통수요관리 / 자가용 수요억제]

서울역 고가는 2015년 12월 13일에 폐쇄되었는데 당시 교통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상황은 청계천 때와 비슷하게 흘러갔다. 즉 초기에는 일시적인 충격이 있지만, 원거리 교통은 서울역을 피해가고 단거리 교통은 우회도로를 이용하며 정 막히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고가가 폐쇄된 지 한 달쯤 지나자, 서울시 주변 교통은 새로운 평형점(equilibrium)을 찾아 원래대로 돌아갔다. 심지어 원거리 교통이 우회하면서 서울역 고가가 연결된 일부 도로는 속도가 빨라진 경우도 있다.

이렇듯 교통문제 해결은 반드시 도로 개설로만 하는 게 아니다. 서울시와 같은 복잡한 도시에서는 교통 흐름을 여러 도로에 적절히 배분하고 자가용 이용자를 대중교통으로 전환시키는 게 중요하다. 찻길에서 사람길로 바뀐 서울로 7017은 이렇게 도심내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는 서울시 교통정책 기본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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