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 서울 교통을 위한 마지막 퍼즐 한 조각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기자 한우진

Visit1,241 Date2017.05.08 16:25

지난 4월 26일 개통된 새문안로 중앙버스전용차로ⓒ뉴시스

지난 4월 26일 개통된 새문안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84) – 신설되는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중앙버스전용차로란 도로의 1차선, 즉 중앙선과 가장 가까운 쪽 양방향 차로를 버스만 달릴 수 있게 지정해 놓은 것이다. 각종 불법주차로 인해 효과가 떨어지는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와 달리 중앙버스전용차로는 버스가 빠르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어서 버스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서울 중앙버스전용차로는 1996년 천호대로에 설치된 것이 최초이며, 2004년 버스 대개편을 계기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중에 종로 세종대로사거리(광화문사거리)부터 흥인지문(동대문역)까지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 추가 설치를 추진 중이다. 다른 많은 중앙버스전용차로에 비해 이 구간이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될 이유로는 다음 것들이 있다.

새롭게 신설되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종로 구간

새롭게 신설되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종로 구간

첫째로, 도심에서 끊어지는 버스전용차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 도심 방향 중앙버스전용차로는 서쪽의 마포대로, 신촌로, 통일로가 있고, 동쪽의 도봉로, 왕산로, 천호대로 등이 있지만, 정작 도심 구간이 끊겨 있는 게 문제였다. 지하철 1호선으로 치면, 외곽 지상 구간은 존재하는데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잇는 지하 구간만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양 구간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잇기로 하였다. 우선 1단계 새문안로 구간을 지난 26일 개통시켰으며 나머지 구간도 올해 안에 개통하여 동서축을 완전히 이을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버스가 중앙차로를 끊김 없이 달리게 돼 속도가 빨라지고 정시성이 향상된다. 또한 중앙차로가 끝나는 곳이 없어지면서 일반차로와 엇갈림도 사라져 교통흐름이 좋아지고 안전성도 높아진다.

버스가 빨라지면 자가용 대신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 자가용차로 혼잡까지 줄어들게 된다. 특히 종로 지하 1호선 지하철은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청 쪽으로 꺾이기 때문에 도심 동서를 직선으로 이어주는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가치는 더욱 크다.

석가탄신일 연등행렬 모습. 중앙버스전용차로 종로 구간은 이러한 도심 행사를 감안해 이동이 가능한 가변형 정류장이 도입된다.ⓒ뉴시스

연등행렬. 중앙버스전용차로 종로 구간은 도심 행사를 고려해 이동 가능한 가변형 정류장이 도입된다.

둘째로, 새로 개통되는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는 국내 최초로 가변형 정류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9일에는 석가탄신일을 맞이하여 종로에서는 연등행렬이 있었다. 불교계에서 주최하는 이 행사는 동대문에서 조계사까지 각종 연등행렬이 2시간여에 걸쳐 이동하는 대표적인 불교행사다.

이러한 연등행렬이 가능한 것은 차로가 깨끗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는 차로 중앙에 버스정류장이 설치되므로 이 같은 행렬 행사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정류장도 문제이지만 중앙정류장으로 건너가기 위한 횡단보도가 신설되고 이에 따른 신호등도 많이 늘어나는데 이 역시 키가 큰 행렬의 이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서울시에서는 불교계와 머리를 맞대고 양쪽이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해결책들을 찾아내었다. 버스정류장은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으로 제작하여 필요시 길 가장자리로 옮길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신호등은 꼭 필요한 곳에만 설치하고, 기둥을 90도로 돌려서 인도 쪽으로 옮길 수 있는 회전식으로 설치하기로 하였다. 이 같은 대안 마련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시정으로서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는 보행자 중심 교통체계 구축과 함께 시행된다.

즉 단순히 버스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고, 서울시가 추진하는 보행자 및 자전거 우대 대책이 함께 시행된다. 현 8차로가 6차로로 축소되는 대신, 인도가 늘어나고 자전거도로가 신설된다.

종로는 개발밀도가 높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좁아서 걷기가 힘들었다. 걷기 불편한 곳에서는 사람들이 모이기 힘들고 당연히 상업도 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되면 대중교통 이용과 걷기가 동시에 편리해지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본격적인 도심재생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종로의 변화는 전통적인 서울의 보행자 집결지인 청계천과 명동, 그리고 오는 5월 개장을 앞두고 있는 ‘서울로7017’ 등과 시너지를 일으켜 관광과 상업 등 도심 활성화를 극대화시킬 것이다.

특히 지난 3월 한양도성 내부가 국토교통부 관할 지속가능교통법에 의한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된 데 주목해야 한다. 녹색교통진흥지역이란 녹색교통(대중교통, 걷기, 자전거 등)의 발전과 진흥을 위해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된 곳을 말한다. 이 지역에서는 녹색교통시설 확충, 대중교통 활성화, 혼잡완화를 위한 교통수요관리 등 다양한 대책이 동시에 시행될 수 있다. 즉 서울시 도심 녹색교통 사업이 정부의 인증을 받은 셈인데, 한양도성 안에 포함된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와 관련 사업이 보다 원활하게 추진되고 효과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도심을 제외한 주변의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착착 만들어지는 사이, 종로는 교통 혼잡과 불편한 버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드디어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올해 말 개통되면 더욱 편리한 교통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단순히 버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행자, 자전거를 비롯한 녹색교통 활성화와 도시 재생 및 상권, 관광 활성화까지 노리고 있어 기대가 높다. 그야말로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는 서울 도심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인 셈이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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