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나루길 따라 우리역사를 거닐다

시민기자 최용수

Visit1,077 Date2017.04.21 09:15

이촌한강공원의 청보리밭 모습 ⓒ최용수

이촌한강공원의 청보리밭 모습

“한강의 얼음을 보관하던 창고가 있던 곳은?”, “곡식과 비단 등을 운반하던 조운선이 다니던 물류중심지는?” 이는 백리 물길 따라 한강이 품고 있는 역사 이야기 중 일부이다.

지난 4월 5일, 한강과 주변 역사문화유적지를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물길 따라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한강변 효사정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 ⓒ최용수

한강변 효사정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

‘물길 따라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은 주제별로 총 13개의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한강상류 ‘광나루길’코스에서 하류의 ‘겸재정선길’코스까지 12개의 도보코스와 1개의 선상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도보코스는 개인 및 단체 모두 신청이 가능하다. 외국인의 경우 영어 또는 일본어 등 해설 지원도 가능하다. 탐방은 매주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yeyak.seoul.go.kr) 사이트에서 참여희망일 10일 전까지 하면 된다.

선상코스는 학기 중(방학 제외)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2회(오전 10~11시, 오전 11~12시) 운영한다. 이 코스는 최소 15명~최대 70명 인원의 단체만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일 3주 전까지 한강사업본부 수상안전과(02-3780-0829)로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물길 따라 한강역사탐방’프로그램은 무료로,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관련 정보는 내 손안에 서울 지난 기사 〈한강에서 `사(史)심` 가득 채워볼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강과 주변의 역사문화유적지를 만난다

12개의 도보코스 중 제4코스 ‘노들나루길’을 선택해 탐방해 보았다. 제4코스는 이촌한강공원에서 출발하여 한강대교~노들나루~사육신묘~용양봉저정~효사정을 거쳐 한강철교까지가 주요동선이다. 6.4km길이의 노들나루길은 3시간(약 150분 소요)이면 넉넉하게 둘러볼 수 있다.

이촌역 4번 출구에서 도보 8~10분 거리에 있는 이촌한강공원, 이곳은 드넓게 펼쳐진 짙푸른 보리밭과 쭉 뻗은 미루나무 가로수길이 목가적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시골의 풍광을 볼 수 있다니 행운이다. 청보리만 보고 자란 기자는 이곳의 황색보리와 흑색보리에 그만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자살 예방용 문구가 쓰여 있는 한강대교 난간과 한강철교 모습(좌) 이촌한강공원에서 한강대교에 오를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견우카페 모습 ⓒ최용수

한강대교 난간과 한강철교(좌) 이촌한강공원에서 한강대교로 이어지는 견우카페 모습(우)

한강대교에 오르려면 견우·직녀카페의 승강기를 이용해야한다. 다리 위로 불어오는 봄바람은 새싹의 풋내음을 싣고 분다. 1917년에 건설된 한강대교는 한강의 두 번째 다리이며, 최초의 인도교이다. 나룻배로만 건너던 한강을 도보나 우마차로도 건널 수 있게 한다니 당시로서는 큰 공사였다. 다리 난간에는 삶을 포기하려고 찾아 온 사람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자살 예방용 문구가 새겨져있다. 이곳이 이제는 ‘자살다리’라는 오명을 벗었으면 싶다. 여의도 방향으로는 1900년에 개통한 한강철교가 보인다. 한강의 첫 교량답게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이곳에는 KTX, 지하철 등 철마가 쉼 없이 오간다.

한강대교 중간 노들섬에 있는 사색의 정류장 ⓒ최용수

한강대교 중간 노들섬에 있는 사색의 정류장

한강대교 중간에는 ‘노들섬’이 있다. 모래 언덕에 둑을 쌓으면서 ‘중지도(中之島)’라 불리다가, 1995년 ‘노들섬’으로 개칭되었다. 노들이란,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라는 뜻이다. 다리 남단에 나루터가 있었는데, 이를 한자로 바꾼 것이 ‘노량진(鷺梁津)’이다.

독특한 구조의 노들섬 버스 정류장 뒤편 숲속에는 동상 하나가 서있다. 1966년 2월 4일 공수특전단 고공강하 훈련 중 고장을 일으킨 동료의 낙하산을 펼쳐 생명을 구하고 자신은 한강에 추락하여 순직하였다. 그의 숭고한 전우애와 희생정신을 본받고자 1966년에 장병들이 성금을 모아 ‘이원등 상사’ 동상을 세웠다.

노들나루공원(좌), 노들섬 공원에 있는 이원등 상사 동상(우) ⓒ최용수

노들나루공원(좌), 노들섬 공원에 있는 이원등 상사 동상(우)

한강대교 남단을 빠져나오니 각종 운동시설과 쉼터,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노들나루공원’이 보인다. 옛날 노들나루터였던 이곳은 1412년 태종이 풍류를 즐겼고, 1795년 정조의 화성 행차 시 배다리가 놓인 자리이다. 이후 1910년부터는 노량진정수장이 위치했다가, 2001년 공원화 작업으로 지금의 ‘노들나루공원’이 되었다. 공원 안에 색다른 조형물 하나가 기자의 눈에 띈다. 이것은 6.25전쟁 당시 강북 함락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3일까지 북한군의 한강도하를 6일간 저지시킨, 치열했던 ‘한강방어선전투’의 현장 기념물이다.

노들나루공원에서 5분 거리에는 ‘사육신공원’이 있다. 이곳은 조선의 6대 임금 단종의 복위를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들의 고귀한 충절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불이문(不二門)을 통과하면 위패가 모셔진 ‘의절사(義節祠)’가 나온다. 향불을 피우고 잠시 묵념을 올린 후, 뒤편의 사육신묘로 향했다.

사육신공원에 있는 `의절사`의 모습(좌), 사육신역사관(우) ⓒ최용수

사육신공원에 있는 `의절사`의 모습(좌), 사육신역사관(우)

사육신묘의 좌측에는 하위지(河緯地), 성삼문(成三問), 유성원(柳誠源)의 묘가, 우측에는 이개(李塏), 유응부(兪應孚), 박팽년(朴彭年), 김문기(金文起)의 묘가 있다. ‘하씨지묘(河氏之墓)’라는 묘비명을 통해 철저하게 신분을 숨겨야 했던 당시 정치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사육신역사관’에서는 사육신을 비롯하여 수많은 충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과 기록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뒤편에는 우수 조망소가 있다. 근래에는 이곳에 김문기의 묘가 생겼으니, 이젠 ‘사칠신(死七臣)공원’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서울시 유형문화제 제6호인 ‘용양붕저정’은 사육신공원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다. 효심이 지극했던 정조는 부친 사도세자가 묻힌 수원의 현륭원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현륭원을 찾을 때마다 한강에 임시로 배다리를 만들었는데, 다리가 완성될 때까지 쉴 자리가 필요해 이 정자를 지었다고 한다. 원래는 정문과 누정 등 2~3채의 건물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앞면 6칸, 옆면 2칸 규모의 정자만 남아 있다. 이는 가운데에 온돌방을 두고 양쪽으로 툇간을 둔, 간소하면서도 격식을 갖춘 건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6호 용양봉저정 모습 ⓒ최용수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6호 용양봉저정 모습

해설자 동반 체험형 프로그램

이번 ‘물길 따라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은 한양도성길(18.6km), 서울둘레길(157km), 한강백리길(41.5km)과 테마산책길(80개)에 이어 새롭게 선보인 네 번째 탐방프로그램이다. 벌써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고 한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참여 신청을 했더라도 문자나 전화로 진행여부를 꼭 확인했으면 좋겠다고”고 당부했다. ‘물길 따라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은 전문 해설자와 참여자가 함께하는 해설자 동반 체험형 탐방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또한, 12개의 도보코스 완주 시 해설자에게 완주 스탬프를 받아 인증하면 연말에 ‘한강역사탐방 수료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기자가 탐방한 제4코스(노들나루길)는 충효와 호국의 정신이 짙게 배어있는 속이 꽉 찬 탐방길이었다. 완연한 봄날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한강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은 어떨까? 걸으며 배우는 역사공부는 색다른 탐방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 ‘물길 따라 한강역사탐방’ 프로그램 안내
○ 도보코스 문의 : 02-3780-0763(한강사업본부 문화홍보과)
○ 도보코스 예약신청 : yeyak.seoul.go.kr(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 선상코스 예약 및 문의 : 02-3780-0829(한강사업본부 수상안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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