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허파, 서울숲을 거닐다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7.04.03. 14:56

수정일 2017.04.03. 14:56

조회 1,266

서울숲 내의 가족마당 ⓒ김영옥

서울숲 내의 가족마당

아직 미세먼지가 서울 하늘을 덮는 날이 있지만 봄볕은 따뜻하고 바람도 부드러워졌다. 나무들이 앞 다퉈 가지마다 새순을 올려 보낸다. 새싹들은 딱딱한 땅을 뚫고 올라오고 있다. 아파트 화단과 공원의 목련나무엔 꽃봉오리가 맺혔다. 가장 먼저 봄이 왔음을 알려준 산수유는 노란 꽃을 피웠고, 매화도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다.

집에만 있기엔 계절의 유혹이 크다. 아직 완연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봄이 오고 있음을 만끽하기에 공원만한 장소도 없다. 물오른 나무의 가지마다 뽈록뽈록 새순이 돋고, 새들은 나뭇가지에서 돋아난 새순을 따 먹으며 목청 높여 지저귄다. 공원의 나무 밑 알뿌리 여러해살이 꽃들은 땅을 뚫고 싹을 내민다. 만물소생의 기운이 세상에 가득하다.

서울숲 진입로는 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이어진다. 이곳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돗자리 하나 든 부모들과 젊은 연인들로 북적였다. 서울숲으로 가기 위한 인파다. 진입로를 따라 걸으며 116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만든 창조적 공익문화공간, 언더스탠드에비뉴를 지나자 서울숲 광장의 군마상이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군마상은 언제 봐도 역동적이다. 군마상과 바닥분수, 조각공원을 지나 넓은 마당이 드넓게 펼쳐진 가족마당에 이르렀다.

숲속놀이터 ⓒ김영옥

숲속놀이터

넓은 가족마당 가장자리마다 가족들은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배드민턴과 공 등 간단한 운동기구와 놀이기구를 이용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젊은 연인들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전거를 타고 서울숲의 산책길 사이사이를 달리고 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멋진 경관을 연출하는 숲속 길엔 많은 가족들과 연인들이 모여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곤충식물원(좌), 나비체험관의 유채꽃과 나비(우) ⓒ김영옥

곤충식물원(좌), 나비체험관의 유채꽃과 나비(우)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놀이기구들이 가득한 숲속놀이터엔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시끌하다. 유리로 만들어진 곤충식물원엔 열대식물과 100여 종의 다양한 나비와 곤충들을 볼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로 붐볐다. 실제로 2층 나비체험관에선 활짝 핀 노란 유채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비를 맘껏 볼 수 있다. 나비체험관 출입구엔 유모차들이 마치 차가 주차된 것처럼 앙증맞게 주차 중이다.

산책길 따라 자전거를 즐기는 가족 ⓒ김영옥

산책길 따라 자전거를 즐기는 가족

서울숲에는 꽃사슴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생태숲도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구제역과 조류독감의 방역으로 인해 꽃사슴과 오리, 고라니 등이 서식하는 생태숲이 통제되어 있었다. 생태숲은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대신 숲 곳곳을 다니며 봄을 즐겼다.

주말을 맞아 서울숲을 찾은 시민들 ⓒ김영옥

주말을 맞아 서울숲을 찾은 시민들

서울숲은 예로부터 말 목장, 임금의 사냥터, 군대 사열장, 땔감이나 절단된 통나무를 쌓아두는 양륙지 등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1908년엔 우리나라 최초의 정수장이 조성됐다. 이런 역사 때문인지 현재 서울숲 내엔 뚝도아리수정수센터가 있다. 뿐만 아니라 청계천에 물을 공급하는 청계천용수공급지도 자리하고 있다.

1954년에는 서울경마장이 개장했고 그 후 골프장도 조성됐다. 1989년부터 주민체육시설을 건설해 지역 주민의 체력 단련과 여가 활동 공간으로 이용되었다. 2003년 12월, 서울숲 조성사업이 착공해 2005년 6월 드디어 서울의 허파, 서울숲이 문을 열었다. 서울숲은 문화예술공원, 생태숲(동물서식구역), 습지생태원, 체험학습원, 한강수변공원 등 5개의 테마공원으로 구성돼 있다. 조성 과정에서 전문가와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시민 참여형 공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서울숲은 480,994㎡에 달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숲에 한 번 들어오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가족들과 편안한 곳에 자리를 잡아 놀거나 산책을 하고 또는 자전거를 대여해 숲길 라이딩을 즐기기 좋다. 봄이 오는 서울숲을 구석구석 느껴 보고 싶다면, 공원에서 마련한 무료 탐방·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서울시공공예약(yeyak.seoul.go.kr)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인해 볼 수 있다.

■ 서울숲 이용안내
○ 위치 :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273
○ 홈페이지 : parks.seoul.go.kr/seoulforest
○ 문의 : 02-460-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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