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서울 284에서 만난 `21세기 다빈치`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17.04.03. 14:52

수정일 2017.04.03. 18:00

조회 1,084

문화서울역 284 ⓒ김수정

문화서울역 284

미술에 해부학을 접목한 최초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과학과 예술을 가장 이상적으로 접목하여 작품을 남긴 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으로 떠오르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 뒤에는 ‘인체 비례도’나 인간의 신체를 생생하게 그려낸 해부도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 그의 관심은 인체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았다. 조각, 건축, 토목, 수학, 음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 재능을 보였으며 이들에 관한 수많은 소묘와 수기, 이론 등을 남겼다.

전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서로 다른 장르의 융합을 실현해가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김수정

전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서로 다른 장르의 융합을 실현해가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예술과 과학을 넘나드는 그의 수많은 창작물은 지금까지도 많은 작가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37년간 남긴 3만 장 가량의 방대한 기록물이자, 서로 다른 장르 융합이 실현되어 가는 극적인 과정을 담은 모든 기록물을 ‘코덱스’라고 칭한다.

지금,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코덱스, 그리고 그의 방식을 활용하여 독자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현대의 전문가와 작가들의 전시 <기록된 미래 다빈치 코덱스>가 진행 중이다.

문화역서울 284 전시장 내의 샤이라이트 ⓒ김수정

문화역서울 284 전시장 내의 샤이라이트

입장 후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로 들어서면, 하늘에서 꽃이 떨어지는 것 같은 모습의 ‘샤이라이트(shylight)’라는 작품을 만나게 된다. 옆에서 감상해도 멋지지만 홀에 있는 소파에 누워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소파에 누워 자신의 머리 위로 피어났다 오므리는 꽃들을 보면 환상 그 자체이다. 스튜디오 드리프트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가장 현명하고 고귀한 스승은 자연이다’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을 반영하듯, 고차원 기술과 미학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작가 장성의 `모비_키에사`ⓒ김수정

작가 장성의 `모비_키에사`

대합실 공간에는 거대한 건축물이 들어서있다. 이는 작가 장성의 <모비_키에사>라는 작품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 중 교회 건축물의 기하학 평면도 작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모비(MOBI)라는 디자인 도구가 어떻게 건축, 미학, 심리를 담을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작가 정연우의 `2616 오토너머스 모바일`ⓒ김수정

작가 정연우의 `2616 오토너머스 모바일`

부인대합실로 들어서면 공중에 매달려 있는 자동차를 보게 된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차 혹은 베어링에 대한 내용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기록한 코덱스에서도 볼 수 있다. 레오나르도는 둥근 바퀴에 태엽의 원리를 결합한 태엽 자동차 아이디어를 스케치로 남겼다. 지금의 자동차는 기술의 발전으로 단단한 껍데기를 갖게 되었다. 작가 정연우는 그 속에 숨어 있는 미래의 자동차를 엿보고자 하였다.

로봇공학자 김상배의 `치타 로봇`ⓒ김수정

로봇공학자 김상배의 `치타 로봇`

2층으로 올라서면 눈 속을 달리는 치타가 있다. 치타의 뛰어난 운동 능력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이동 수단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제작된 <치타 로봇>이다. 제작자 김상배 박사의 근본적인 탐구와 자연을 대하는 시각을 보여준다. 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창조 작업을 동반하는 사고와 감성, 상상에 대해 자연 탐구라는 공통분모로 만나게 된다.

<치타 로봇> 옆에는 <기계 사자>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연구하는 집단인 엘뜨레(Leonardo 3)의 작품이다. 그들은 1998년 연구소를 설립해 전 세계에 흩어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업 노트 코덱스를 수집, 연구하여 코덱스의 다양한 디자인과 텍스트를 기능성을 갖춘 모형이자 예술품으로 구현하고 있다.

작가 한호의 `21세기 최후의 만찬`ⓒ김수정

작가 한호의 `21세기 최후의 만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작품도 있었다.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9각의 공간 안에 배치된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가면을 쓴 사람들이 테이블 뒤에 나란히 있고, 테이블 위에는 탱크며 화초 등이 올려져 있다. 작가 한호는 현실의 모습을 담담하고 냉철하게 그려냈다.

작가 전병삼의 `얇은 모나리자`ⓒ김수정

작가 전병삼의 `얇은 모나리자`

또한, 작가 전병삼은 <모나리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였다. 그는 주로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평범한 사물들을 수천수만 개씩 반복해서 쌓아 올리는 기법으로 조형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종이를 활용해 <얇은 모나리자>를 탄생시켰다.

이 외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사고 지도인 코덱스를 영상으로 풀어낸 프로젝션 영상, 코덱스를 재현한 모형에 색을 칠한 후 스캔을 통해 전시장 벽에 송출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빈치를 모티프로 개발한 증강현실 게임 프로그램, 피아노 건반을 치는 핸드 장치에 인간의 손과 유사한 메커니즘을 적용하여 설계, 제작된 악기로봇 등 흥미로운 전시물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무대이자 교통과 교류의 관문이었던 구 서울역의 독특한 분위기와 맞물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색다른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전시이다.

■ <기록된 미래 다빈치 코덱스전> 관람 안내
○ 장소 : 서울시 중구 통일로 1, 문화역서울 284 전관
○ 기간 : 4월 16일까지, 오전 10시~ 오후 7시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홈페이지 : davincicodex.kr
○ 문의 : 02-779-5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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