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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이 특별한 이유는 젊은 감각과 발길만 모여들어서가 아니다. 오랜 전통의 망원시장을 중심으로 소박하지만 특색 있는 가게들이 가지처럼 뻗어나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도 활기차고 가게도 분주해 찾는 이 모두가 즐거운 곳, 망원동으로 가보자.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에서 나와 망원시장을 지나 맞닿는 마포구 포은로, 그리고 포은로와 교차하는 망원로 인근에 형성된 상권이 대표적이다. 주말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과 차량으로 북적일 정도.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주말이 가장 바쁜 만큼 월요일에 문을 닫는 가게가 많으니 가급적 월요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맛과 멋을 찾아서

망원동에 새로 생긴 가게는 젊은 사장이 대부분이라 SNS로 소통하는 곳이 많다. SNS로만 예약을 받는 곳은 물론 간판 없이 인스타그램 주소로 위치를 소개하는 가게도 있다. 오래된 맛집과 새로 생긴 가게가 어우러져 있으며 한국, 일본, 중국, 멕시코, 발리 등 각국의 맛과 멋이 혼재한다. 길게 이어진 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다리는 이를 많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빈티지풍으로 꾸민 가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색다른 인테리어와 새로운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망원동이 제격이다. 서촌, 연남동, 망원동 등 요즘 그야말로 ‘핫’하다는 동네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민관협의체가 주축이 된 젠트리피케이션 해결 방안으로 안심 골목, 안심 상권을 만드는 데 앞장 선다.

01. 행벅 식당

화이트 톤 인테리어에 펑키한 멜로디가 흐르는 수제 햄버거 가게. 특히 SNS에서 인기가 높은 만큼 단골손님이 많다. 메뉴 또한 심플하다. 간단한 재료로 자신 있는 음식만 하고 싶다는 주인의 철학 때문이다. 루콜라베이컨버거가 인기 메뉴로, 감자튀김과 음료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좋다.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으므로 가능한 한 일찍 간다.

02. 딥블루 레이크

가게 이름처럼 ‘깊고 푸른 호수’를 콘셉트로 꾸민 파란색 외관이 인상적이다. 감각적 인테리어에 한 번 놀라고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 만든 스페셜 커피에 또 한 번 반한다. 에스프레소 샷과 탄산수, 라테를 차례로 맛보는 커피러버가 추천 메뉴로, 커피의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그 외에 오렌지블러섬, 딸기와 오렌지가 앙상블을 이루는 음료도 인기다.

03. 제로 스페이스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제로퍼제로’의 작업실이자 쇼룸이다. 세계지도 속 구불구불한 국경선을 고려해 자유로운 형태의 손글씨로 나라 이름을 표시한 세계지도가 눈길을 끈다. 도쿄, 런던, 뉴욕 등 세계 여러 도시의 지하철 노선도를 새롭게 디자인한 시티 레일웨이 시리즈와 한국의 국보를 일러스트로 표현한 코리아 헤리티지 등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작업도 만날 수 있다.

04. 묘한 나무의 시간 공방

국내에서 보기 힘든 수제 그릇을 만드는 공방이다.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스레 깎아 만든 모양새가 투박하면서도 아름답다. 집성하지 않은 통원목을 사용하고 나무에서 추출한 100% 천연 오일로 여러 차례 마감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그릇을 선보인다. 용도에 맞는 크기와 모양으로 다양한 도마와 그릇을 제작 한다. 나무의 두께감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이 고급스럽다.

05. 델리차우

케사디아, 타코, 엔살라다 등 제대로 된 멕시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케첩을 제외한 모든 소스를 직접 만든다. 타코 외에 각종 버거와 샌드위치 등도 있다. 멕시코에서 온 유학생이 현지보다 더 맛있다고 일주일에 서너 번 찾고 동네 주민도 즐겨 찾는 맛집이다.

06. 순대 일번지

30년 내공이 담긴 대창순댓국집이다. 대창순댓국에는 큼직큼직하게 썬 돼지 부속 고기를 3시간 정도 삶아 넣는데, 돼지 특유의 누린내는 이 집만의 비법으로 잡는다. 순댓국은 오소리감투, 설고기, 대창순대, 머릿고기를 푸짐히 담고 깻잎과 양념장, 들깨를 수북이 올린다. 들깨 향은 구수하고 국물은 진하며 시원하다.

07. 위군

4인석 테이블 하나와 주방을 둘러싼 바 형태의 좌석이 전부인 선술집이다.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한 1인분 메뉴도 갖추고 있다. 합정동의 유서 깊은 숙성 회 전문 주점에서 솜씨를 닦은 젊은 사장이 문을 연 곳으로, 선어회와 수육을 맛볼 수 있다. 혼술을 즐기기에 부담 없는 공간과 오붓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투박하지만 자연스럽게 녹아 편안한 풍경과 정서가 참 좋아요” - 현윤정, 표상희 씨

홍대와 상수동, 연남동에서 최근에는 망원동을 즐겨 찾아요. 오래된 전통시장도 있고 개성 있는 간판과 감각적 인테리어로 꾸민 작은 가게들이 낡은 거리, 골목과 묘한 조화를 이뤄 오히려 더 이색적이에요.

글 양인실 사진 홍하얀 일러스트 조성흠

출처 서울사랑 (☞ 원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