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계 물의 날 맞아 우리가 해야 할 일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7.03.21. 17:00

수정일 2017.03.27. 13:43

조회 1,650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는 팔당댐에서 잠실수중보 사이 한강물을 원수로 사용하고 있다.ⓒ이현정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는 팔당댐에서 잠실수중보 사이 한강물을 원수로 사용하고 있다.

함께 서울 착한 경제 (69) 4대강 사업을 통해 본 물 관리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수질 오염과 물 부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유엔이 정한 날이다. 서울 시민이 느끼는 생활 속 체감도는 낮을지 모르겠지만, 전 세계 인구의 7명 중 1~2명이 깨끗한 물 없이 살아가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19초마다 1명씩 물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미래 물 전망은 더욱 암울한데, 많은 전문가는 향후 10년 이내에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극심한 물 부족에, 3분의 2가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수자원을 보호하고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4대강 사업 이후, 녹조 등 수질 오염 문제가 해마다 더해가고 있기 때문. 이에 상수원인 4대강 오염 실태와 해법과 함께, 생활 속에서 수질 오염을 줄이고 물을 절약하는 방법도 알아보았다.

물 위기 극복? 녹조라테 4대강엔 독성물질이!

물은 생명의 근원이라 한다. 실제 물은 우리 몸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5%만 부족해도 혼수상태에 빠지고 12%가 부족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푸른 지구는 물이 풍부해 보이지만 주로 바닷물이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고작 2.8%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빙하수(77%)와 지하수 (22%)이고, 강과 호수는 전체 담수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와 같은 물이 인구 증가와 무분별한 개발, 지구 온난화 등에 의해 오염되어 줄어들고 있다.

이에 국제연합(UN)과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세계기상기구(WM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물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매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도 물 위기에 대해 해마다 거론하고 있다. 올해도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글로벌리스크로 ‘극심한 기상이변’이 이야기되었고, 이 중 발생 시 파급력이 가장 큰 3대 위험요인으로 ‘수자원 위기’가 꼽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물 위기에 어떤 정책과 노력으로 대비해 왔을까? 과거 정부는 ‘4대강 사업’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물 확보는 물론, 수질 개선, 생태 복원, 홍수 방어, 일자리 창출, 녹색 성장, 친수여가 활성화 등 1석 7조의 다목적 사업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2013년 두 차례 감사 결과, 감사원에서는 4대강 사업은 목적이 적절치 못하고 계획과 시공이 부실했으며 유지 관리도 부적절한 ‘총체적 부실사업’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4대강 사업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이름만 바꾼 것이었다.

녹조라테라는 신조어를 낳은 4대강은 결과적으로 녹조가 번성하고,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며, 수질오염 최악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사는 곳이 되었다. 강바닥엔 시궁창 냄새나는 펄이 쌓이고, 강에는 산소가 부족해 물고기가 살기 힘든 호수로 변하고 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진리를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불안한 건, 4대강 녹조에서 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다는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검출량도 늘어나고 있으며, 물고기 몸속에 축적되어 가고 있는 것도 확인되고 있다. 식수를 공급하는 상수원이자 생명의 젖줄이었던 4대강은 이제 먹는 물에 대한 안전성을 위협하며 불안만 키우고 있다.

공공재인 물, 통합 물관리로 4대강을 살리자

“아이들과 재두루미를 관찰하고, 감자를 캐며 생태체험을 하던 곳이에요. 1991년 꾸준히 다녔는데, 과거에는 녹조를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어요.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이곳 낙동강 원수 취수구인 창원 본포 취수장에도 녹조가 가득합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렸던 2017 세계 물의 날 기념 토론회 ‘4대강 사업, 차기 정부의 과제와 방향’에 참가한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기획실장의 얘기다.

세계 물의 날 기념 토론회 `4대강사업, 차기 정부의 과제와 방향`ⓒ이현정

세계 물의 날 기념 토론회 `4대강사업, 차기 정부의 과제와 방향`

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4대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이 흐르는 하천 본연의 구조와 기능을 복원하는 재자연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4대강 사업과 후속 사업을 중단하고, 수문을 상시 개방하는 등 긴급 조치를 시행해야 하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4대강 복원 계획을 수립·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4대강 사업은 만 2년 동안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22조2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만 2년 동안에 쏟아 부었다. 2012년 완공 이후에도 유지비(4대강 사업 구간 관리, 준설토 관리, 이자 등을 합친 비용)로 매년 5천억 원씩, 이미 2조5천억 원 가량 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도 수질 개선, 가뭄 해소 등을 위해 다양한 추가 사업안을 내놓고 있어, 4대강 사업은 그야말로 ‘돈 먹는 하마’가 되고 있다. 반면, 4대강 보 철거 비용에는 2천억 원 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더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물 기본법 제정을 통해 통합 물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4대강 해법 또한 그 안에서 만들어가는 것이 향후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의 물관리 체계는 부처별 기관별로 관리 주체가 분산되어 있다, 일례로 수량과 수질만 해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 관리가 이원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역적으로 수자원이 불균형하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효율적으로 관리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이에 하천의 상류에서 하류까지 하나의 유역 단위로 물 관리를 통합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수량과 수질, 지표수와 지하수, 물과 토지이용을 통합하고 수량과 수질·생태·문화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통합 물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물을 이윤추구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필수재이며 공공재라는 인식을 바로 세우고 기본권으로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은 강을 변형시킨 총체적 부실사업일 뿐 아니라 물관리 시스템을 포함해 의사 결정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제를 일으켰던 사업이다. 강을 제대로 살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공공재로서의 물과 물관리에 대한 바른 인식과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 우선일 듯싶다.

우리나라 최초 정수장인 뚝도수원지 제 1정수장은 현재 서울수도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좌), 수도박물관 옆에는 정수센터가 있어 견학신청 시 함께 볼 수 있다(우). ⓒ이현정

우리나라 최초 정수장인 뚝도수원지 제 1정수장은 현재 서울수도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좌), 수도박물관 옆에는 정수센터가 있어 견학신청 시 함께 볼 수 있다(우).

시민들도 생활 속 물 절약과 수질 오염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자세한 방법은 아래 박스 참고). 그밖에 가정으로 공급되는 아리수 수질이나, 요금 절약법 등이 궁금하다면, 서울특별시 상수도 사업본부(arisu.seoul.go.kr)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또한, 서울의 수돗물이 아리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공급되는지 궁금하다면 정수센터를 견학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아울러 서울의 수도 역사, 생활 속 물 절약법 등이 궁금하다면 수도박물관 (arisumuseum.seoul.go.kr), 아리수나라(e-arisu.seoul.go.kr/arisunara)을 방문하는 것도 권한다.

■ 생활 속 물 절약과 수질 오염을 줄이는 비법
① 양변기 수조에 절수기를 설치하거나, 페트병이나 벽돌을 넣어둔다.
변기의 물을 한 번 내릴 때 소비되는 물은 8L로, 이는 아프리카 말리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과 같다. 수조에 절수기를 설치하거나, 물을 담은 페트병이나 벽돌을 넣어두면 그 부피만큼 물을 아낄 수 있는데, 대략 20~30% 절수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절수형 변기 수조를 설치하면 50%의 물을 아낄 수 있다.

② 양치질할 때는 컵을 사용한다.
양치할 때 컵에 물을 담아 헹구면 1회 평균 1.5L의 물을 아낄 수 있다.

③ 샤워기 꼭지를 절수형으로 교체하고, 비누칠할 때는 물을 잠근다.
일반 샤워기 꼭지의 유량은 1분당 12L 이상이나, 절수형 샤워기 꼭지는 1분당 7L에 지나지 않아, 샤워기 꼭지를 절수형으로 교체하는 것 만으로도 40% 이상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비누칠할 때에도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 좋다. 샤워 시간을 1분만 줄여도 약 12L의 물이 절약된다. 15분 이상 샤워를 하면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하는 것보다 물 낭비가 심하다는 것 잊지 말자.

④ 설거지통을 이용한다.
주방에서 설거지하거나 채소와 과일을 씻을 때도 물을 받아 사용하면 무려 60%의 물을 아낄 수 있다. 수도꼭지 물조리개를 통해 나오는 샤워수를 이용하면 접촉 면적이 넓어 세척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10~20% 절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음식물 찌꺼기나 기름기를 미리 휴지로 닦아 내고 설거지를 하면 물과 세제를 아낄 수 있다.

⑤ 빨래는 되도록 모아서 하고, 용량에 맞게 수위를 조절한다.

적은 양의 빨래를 자주 하는 것보다, 빨랫감을 한 번에 모아 빨면 30%의 물을 아낄 수 있다. 또한, 용량에 알맞게 수위를 조절해 세탁하면 50% 절수 효과를 볼 수 있다. 헹굼 횟수도 적정 횟수로 하는 것이 좋다. 세탁기의 마지막 헹굼 물은 비교적 깨끗하므로 양동이에 받아 걸레를 빨거나 변기 물탱크에 부어 재사용하거나 베란다 청소 등 허드렛물로 재이용하면 좋다.

⑥ 합성세제 대신 천연세제로
합성세제는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어렵고 물 위에 거품을 만들기 때문에 물속으로 산소가 들어가는 것을 방해해 강을 오염시킬 수 있다. 적은 양을 사용하거나, 천연세제를 사용하자.

⑦ 음식물이나 식용유를 하수구에 버리지 않는다.

음식물이나 기름은 오염 발생원이 되므로 설거지를 하며 그냥 버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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