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산행, 이것만은 꼭!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7.03.17. 10:19

수정일 2017.03.2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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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를 구조 중인 소방헬기의 모습 ⓒ최용수

부상자를 구조 중인 소방헬기의 모습

2015년 3월 13일 오전 9시 55분 북한산 인수봉 암벽 등반 코스인 취나드B에서 가로 2m, 세로 1.3m, 약 5t가량의 바윗돌이 굴러 떨어졌다. 떨어진 바윗덩어리는 여러 파편으로 쪼개졌고, 삽시간에 등산객을 덮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서울 근교 산에서 발생한 해빙기의 대표적 낙석사고이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해빙기 낙석·붕괴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는 68건이나 발생하여 1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쳤다고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국립공원에서 발생하는 낙석 사고의 절반가량이 해빙기에 발생한다”면서 “봄철 산행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 예방법을 미리 숙지하고, 큰 일교차에 대비한 의류와 장비를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해 주었다.

우수(雨水), 경칩(驚蟄)을 다 지나니 본격적인 산행 시즌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봄 기분으로 들뜬 나머지 무작정 산을 찾는다면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탐방로가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낙석과 산사태의 위험이 커지는 해빙기, 안전한 산행을 위한 유의점을 소개한다.

① 산행 목적지의 기상을 확인하고, 날씨에 맞는 복장과 장비를 갖춘다

산행지의 기상 확인은 계절 구분 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해빙기는 연중 기상 변덕이 가장 심한 계절이므로 기상 확인이 필요하다. 저지대에서는 꽃이 피지만 1,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는 4월에도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어는 등 겨울 산과 다름없다. 더구나 한낮과 저녁의 기온 차가 10℃ 이상일 때가 많으므로 보온 의류와 방풍복·방수복·아이젠·스틱·스패츠 등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하루에도 봄, 가을, 겨울 세 계절이 공존하는 시기가 바로 봄철 해빙기이다.

봄철에도 북한산 북쪽 면에는 얼음과 잔설이 남아있어 위험하다. ⓒ최용수

봄철에도 북한산 북쪽 면에는 얼음과 잔설이 남아있어 위험하다.

② 반드시 허가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통제구역에는 출입하지 않는다

산행을 하다 보면 탐방로 주변에서 출입금지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을 자주 본다. 이 구역은 사전 안전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아 해빙기 낙석사고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통제구역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하면 구조대에게 사고 장소 설명이 어려워 ‘골든타임(Golden Time)’을 놓치기 쉽다. 통제구역 준수는 자신의 안전을 지켜주고, 동·식물 등 자연보호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해빙기 낙석사고가 발생했던 인수봉ⓒ최용수

해빙기 낙석사고가 발생했던 인수봉

③ 낯선 산행지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탐방한다

사고 발생 시 산악구조의 성패는 골든타임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사고지점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것이 관건이다.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등산로 주변에 세워져 있는 ‘다목적 구조 위치표지판’을 활용하는 것이다.

국립공원의 경우 250~500m 간격으로 위치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고, 대부분 산에는 지자체에서 설치한 표지판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표지판’ 사진을 수시로 찍어둔다면 사고 시 구조대로 사진만 전송해도 사고 위치 등의 설명이 더는 필요 없다.

이 외에도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이나, 트랭글 등 다양한 위치정보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사고 시를 대비하여 스마트폰 건전지가 방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등산로에 설치된 다목적 위치표지판 ⓒ최용수

등산로에 설치된 다목적 위치표지판

④ ‘시산제(始山祭)’는 건전한 봄 축제의 한마당으로 마무리한다

3월 하순부터는 북한산, 관악산 할 것 없이 산악회별 ‘시산제’가 펼쳐진다. 정유년 한 해 동안 산행 안전과 회원들의 건강을 빌고, 준비한 음식을 나누면서 친목과 결속을 다지는 행사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모이다 보면 금지된 취사행위, 흡연, 쓰레기 투기, 음주 소란 등을 일으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을 연출한다. 산림청에서는 지난 3월 10일 산불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였다. 올해부터는 ‘시산제’가 건전한 봄 축제의 모습으로 발전되었으면 좋겠다.

안전산행과 건강을 기원하는 시산제 행사 모습 ⓒ최용수

안전산행과 건강을 기원하는 시산제 행사 모습

⑤ 기타 안전 산행을 위한 팁 & 매너

변덕스러운 날씨와 과도한 체력소모는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산행 전·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심폐소생술을 익혀놓으면 위급 시 유용하다. 또한, ‘나 홀로 산행’을 삼가고, 입산·하산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북한산의 경우 여름철(4월~10월)은 04:00부터 17:00까지가 입산 가능 시간이다.

체력소모가 많은 등산에서는 초콜릿이나 견과류, 양갱 등 고칼로리 비상식량과 충분한 식수 준비는 필수다. 산행 시 ‘우측통행’을 하면 좁고 험한 등산로에서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다. 가끔 음악을 크게 틀고 산행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잠시나마 소음공해로부터 해방되고자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이어폰을 사용하는 배려심을 보이자.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있는 등산객들(좌), 산행 전·중·후 준비운동 안내도(우) ⓒ최용수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있는 등산객들(좌), 산행 전·중·후 준비운동 안내도(우)

“산악인은 대자연과 동화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와 평화, 사랑의 참 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산악인 선서에 나오는 말처럼 따스한 봄날 숲과 계곡을 찾아 대자연과 동화된다면 멋진 봄맞이가 되지 않을까?

다산 정약용은 ‘걷는 것은 청복(淸福), 즉 맑은 즐거움’이라 했다. 걸으면서 청복을 누리려면 무엇보다 안전이 선행되어야 한다. 출발 전 철저한 준비와 산행 간 세심한 주의가 강조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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