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에서 만난 푸른 눈의 민족대표 스코필드 박사

시민기자 신새봄

Visit221 Date2017.02.28 16:20

서울시청 1층, 세계에 3·1운동을 알린 프랭크 스코필드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신새봄

서울시청 1층, 세계에 3·1운동을 알린 프랭크 스코필드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위 군중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위치를 잡아야 했다. 나는 어느 일본인 가게 2층에 올라가 신을 벗을 사이도 없이 베란다로 나가 급히 셔터를 눌렀다.”
“그 날 오후 2시 10분 파고다공원에 모였던 수백 명의 학생이 10여 년간 억눌려 온 감정을 터뜨려 ‘만세, 독립만세’를 외치자, 뇌성벽력 같은 소리에 공원 근처에 살던 시민들도 매우 놀랐다. 공원 문으로 쏟아져 나온 학생들은 종로거리를 달리며 몸에 숨겼던 선언서를 뿌리며 거리를 누볐다.”

서울시청 신청사 1층에 마련된 전시회에서 글귀들을 읽으며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1919년 3월 1일 거사일에 사진기를 들고 탑골공원과 종로 일대의 시위 장면을 촬영했으며, 언론을 통해 일본의 비인도적인 행위를 국내외에 광범위하게 알린 그는 34번째 푸른 눈의 민족대표 스코필드 박사다.

98년이 지난 오늘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에서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인다. 3.1운동 때와 비슷하게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촛불을 들고 행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외롭지도 않았을 뿐더러 한 마음 한 뜻으로 광화문을 지킨다는 마음이 든다. 98년 전 스코필드 박사의 눈으로 바라본 3.1운동도 외국인의 눈이었지만 똑같이 뜨거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남녀노소 모인 국민들은 태극기 하나만을 손에 든 채, 일제의 총알에 하나둘씩 쓰러져 갔다.

스코필드는  제암리 사건 등 일제의 만행을 언론을 통해 세계에 폭로했다.ⓒ신새봄

스코필드는 제암리 사건 등 일제의 만행을 언론을 통해 세계에 폭로했다.

“그들이 무엇을 했기에 이처럼 잔인한 심판이 그들에게 닥친 것일까? 그들이 왜 갑자기 과부와 고아가 되어야 하는가? 분명 무언가 잘못되었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제암리 학살 현장을 본 스코필드 박사의 말이다. 3.1운동 이후 일제는 제암리를 비롯한 화성 일대를 방화하고 민간인들을 학살했다. 이 소식을 들은 스코필드 박사는 곧장 제암리, 수촌리 마을 학살 현장을 방문해 일본의 만행을 사진으로 남겼으며, 절망에 빠진 한국인을 위로하고 부상당한 이들의 병원 이송을 도왔다고 한다.

제암리 사건은 일제 군인대장이 주도적으로 일으킨 사건이었다. 스코필드 박사는 이러한 사실을 해외에 폭로하기 위해 사진필름을 구두밑창에 넣어 이동하며, 자신이 직접 목격하고 작성한 보고서를 모아 전면적인 보고서를 작성했다. 1919년경 298쪽에 달하는 보고서 초안을 완성하고 <꺼지지 않는 불꽃>이라는 제목을 붙여 2부를 만들었다.

스코필드를 소개하는 게시판(좌), 전시를 관람 중인 시민들(우)ⓒ신새봄

스코필드를 소개하는 게시판(좌), 전시를 관람 중인 시민들(우)

후세에 건강한 역사를 남기기 위해서 저항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광화문 근처에 다녀갈 일이 있다면 스코필드 박사의 눈으로 1919년 당시 3.1운동 현장을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마련돼 있다. 서울시청 신청사 1층에서 3월 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 ‘34번째 푸른 눈의 민족대표’ 스코필드 박사 전시회
○ 장소: 서울시청 신청사 1층 로비
○ 일시: 2017. 2. 21(화) ~ 3. 9(목) 09:00~18:00
○ 관람료: 무료
○ 문의: 02-2133-7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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