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낙서 '그래피티'의 매력에 푹 빠지다
발행일 2017.02.07. 14:30
뉴욕의 뒷골목에서 스프레이를 뿌리며 낙서하다 경찰이 오면 도망가야 했던 그래피티(Graffiti), 이제는 하나의 문화이자 팝아트 이후 우리의 동시대를 기록하는 가장 대표적인 예술장르가 됐다.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는 국내 최초 그래피티 뮤지엄쇼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가 진행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한데 모으기 힘든 최고의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문화유산이나 예술품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반달리즘(vandalism)에서 시작해 상업적인 협업까지 이끌어온 그래피티는 이제 순수 예술의 한 장르이자 팝아트를 이을 최고의 현대미술로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 퐁피두센터,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국의 뉴욕현대미술관, 네덜란드의 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그래피티 작가들을 초대해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그래피티 뮤지엄쇼 <위대한 낙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출신 그래피티 작가 7명을 엄선해 그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과 함께 그래피티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높다란 벽면 가득히 루이뷔통 로고가 그려진 작품은 제우스(Zevs)의 작품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Liquidated Logo’ 시리즈는 어떠한 것도 그 상태로 영원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동시대의 기업 로고 및 유명인의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낡은 건물의 한쪽 벽이 무너지고 무너져내린 벽면 뒤로 그림이 나타나는 영상은 JR의 작품이다. 그는 포토그래퍼이자 그래피티 및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 전세계 도시 곳곳에서 대규모 인물사진 콜라주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진과 스트릿 아트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들은 마음 깊숙한 울림을 남긴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운동의 선구자 중 한 명인 크래쉬(Crash)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적 그래피티의 역사의 시작부터 함께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현재 MoMA, Stedelijk Museum, Brooklyn Museum 등 세계적인 뮤지엄에 그의 작품들이 소장돼 있는데, 특히 만화 캐릭터를 그린 작품은 아이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기하학적 무늬가 독특한 라틀라스(L’Atlas)의 작품은 모든 글자 하나하나가 형태로 여겨지고 반대로 모든 형태는 글자로 보여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벽에 페인트를 마구잡이로 뿌린 듯한 작품은 존원(JonOne)의 작품이다. 그는 그래피티씬을 넘어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으며, 2015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명예 훈장인 문화·예술 부문 ‘레지옹 도뇌르’을 수상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작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중 한 명인 쉐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이다. 포스터 작품이 주를 이루는 그의 작품은 2008년 오바마 미국 대선 후보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됐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나서 바로 발길을 옮기지 말고 한층 더 올라가 서울서예박물관 3층으로 가보길 추천한다. 수백 명의 초상사진 시리즈를 한데 모아 대규모의 이미지로 만들어낸 ‘Inside Out’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예박물관 옆의 아이스링크에는 쉐퍼드 페어리가 창조한 ‘오베이 자이언트’ 문양이, 광장의 바닥에는 라틀라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예술의전당 곳곳에 있는 그래피티 작품들을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도 느껴보길 바란다. 대중문화와 밀접한 그래피티를 접하면서 예술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그래피티 뮤지엄쇼 : 위대한 낙서 ○ 전시기간 : 2016년 12월 9일~2017년 2월 26일 ○ 관람시간 : 오전 11시~오후 7시(매표마감: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 전시장소 :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 전시문의 : 02-580-1653, 홈페이지(thegreatgraffiti.com) ○ 도슨트 일정 : 오후 1시, 3시, 5시(1일 3회/주중, 주말 운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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