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이사 1호' 배준식 이사를 만나다

시민기자 변경희

발행일 2017.01.06. 17:34

수정일 2017.11.14. 16:14

조회 1,614

국내 1호 `근로자이사` 서울연구원 배준식 근로자이사 ⓒ변경희

국내 1호 `근로자이사` 서울연구원 배준식 근로자이사

현장 목소리 경영 반영, 국내 1호 ‘근로자이사’ 탄생

국내 1호 ‘근로자이사’가 임명됐다. 2017년 새해 첫 주 1월 5일, 서울시청 시장집무실에선 서울연구원 배준식 도시경영연구실 연구위원에게 ‘근로자이사’ 임명장 수여식이 있었다.

우리나라 첫 번째 근로자이사를 만나 근로자이사제가 무엇이며, 앞으로 배준식 근로자이사는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서울연구원을 찾았다. 가는 길에 접한 우면산 공기가  활력 넘치는 느낌이다. 국내 1호 근로자이사의 신선함이랄까.

배준식 근로자이사가 일하고 있는 `서울연구원` 찾아가는 길 ⓒ 변경희

배준식 근로자이사가 일하고 있는 `서울연구원` 찾아가는 길

배준식 근로자이사는 현재 서울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지방재정, 예산, 재정정책 등이다. 이전에는 국회예산정책처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좀더 자율적인 근무환경에서 연구하고자 하는 마음에 공채를 통해 서울연구원에 입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평범한 연구위원에서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근로자이사제’의 첫 번째 ‘근로자이사’가 된 배준식 연구원, 그를 직접 만나 근로자이사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서울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에서 진행한 배준식 근로자이사와의 인터뷰 ⓒ 변경희

서울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에서 진행한 배준식 근로자이사와의 인터뷰

Q. 우리나라 1호 근로자이사에 임명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당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먼저 저를 뽑아주신 서울연구원 직원분들에게 감사 인사 드립니다. 직원분들이 정말 많은 기대를 갖고 계십니다. 근로자이사제가 도입되면 경영의 패러다임이 확연히 바뀔 거라는 기대가 크시더라고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Q. 임명된 근로자이사제도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근로자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에 이사로 참여해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입니다.

미국 일부 지역, 독일이나 스웨덴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에 서울시가 처음으로 시행합니다. 서울연구원을 비롯해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13개 의무도입기관에서 이달 중으로 근로자이사 임명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특히 의사결정에 직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서울연구원은 직원들에게 근로자이사 후보 추천을 받아 직원투표를 통해 선출했습니다.

Q. 근로자이사에 출마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A. 처음에는 여러 선배 박사님들도 계시고 제가 도전해도 될 위치인지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출마를 권유하며 격려해 주셨고, 저 자신도 전공분야와 관련해서 연구원 경영에 참여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 용기를 내게 되었지요.

Q. 동료직원 30명의 추천을 받아 후보 등록을 했고, 투표 결과 53.4%의 지지를 받아 임명됐다고 들었습니다. 동료들이 배준식 연구위원을 근로자이사로 선택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서울연구원의 인력 구성은 정규직도 있지만 비정규직 연구원도 많습니다. 물론 박사급 정규직 연구원의 한 표도 소중하지만 비정규직 근로자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였습니다. 석사급 연구원은 1년 단위 기간제 계약 혹은 과제별로 계약되는 비정규직 고용 형태입니다. 시설관리과 직원 일부도 비정규직이고요. 서울연구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연구원들을 위한 공약에 대해 깊이 고심했고, 그 마음이 잘 전달된 덕분인 것 같습니다.

Q. 배준식 근로자이사께서 구체적으로 내세운 선거공약은 무엇이었나요?

A. ①정규직에만 적용되던 일부 복지혜택을 전 직원으로 확대 ②직원과 경연진 간, 직원 상호 간, 소통 활성화 ③석사급 연구원의 고용불안 해소 ④연구원의 근무환경 개선 등이 주요 공약이었습니다.

연구자뿐만 아니라 지원부서·시설관리직 종사자들 모두 동등한 복지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직원으로서 모두가 동일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고자 합니다.

서울연구원은 그리 큰 조직이 아닌데도 서로 얼굴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런 내부의 소통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도 힘쓰겠습니다.

현재 계약직인 연구원들의 고용불안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하긴 어렵겠지만, 서울시의 청년고용정책과도 맥을 같이 하는 바, 함께 고민하며 그 해결책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Q. 근로자이사제도에 대한 사회적 찬반 의견이 크게 나뉩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요?

A. 현재 민간기업에서는 경영권 침해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근로자이사제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에서 보장한 자유시장 경제질서는 경영상 자유를 보장한다는 개념이지, 근로자들의 경영권 참여 금지를 뜻하는 법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근로자이사제는 근로자의 책임성과 주인의식을 강화해 협력적 거버넌스, 협치를 실현하는 바탕이 되어, 경제 민주화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의 기본가치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다수 국가에서는 근로자이사제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고, 오히려 근로자의 참여의식을 고취시켜서 노사분쟁을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근로자이사제가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고 기업을 원활히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아무래도 ‘국내 1호 근로자이사’라는 점에서 책임감이 더 크실 듯한데요?

A. ‘근로자 이사의 역할 정립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깊습니다. 유럽의 사례를 많이 참고 중이긴 하나 국내 상황과는 또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서울시와도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경영진과도 협의해서 역할 정립을 차근차근 해나려고 합니다.

근로자이사라는 자리가 직원의 대표성을 가지면서 한편으로 경영진으로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의견을 항상 수렴하는 한편, 경영진과 직원 간의 가교 역할이나 조정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면서 연구원 운영을 위해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이의를 제기할 것은 확실히 제기할 생각입니다.

Q. 마지막으로 근로자이사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A. 근로자이사제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 됐으니 의미 있게 시행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의미 있는 결과 및 성과를 내려면 충분한 토론을 통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정이 상당한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습니다. 국가부터 작은 조직까지 리더쉽은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리더가 잘못하면 조직 자체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그 구성원까지 함께 피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조직 운영을 위해 경영진에 대한 솔직한 조언과 견제가 필수적입니다. 근로자이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일방적 지시나 일방통행식 경영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경영진은 직원의 의견에 귀를 열고 이를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럴 때 직원은 경영진의 진정성을 믿고 마음으로부터 존중과 신뢰를 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서울시가 시민과의 협치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서울연구원에서 경영진과 직원의 협치 경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경영진과 직원 간의 협치 경영을 이끌겠다는 배준식 근로자이사ⓒ 변경희

경영진과 직원 간의 협치 경영을 이끌겠다는 배준식 근로자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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