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뺨치다" 시민예술축전, 현장에 가다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7.01.03. 15:22

수정일 2017.01.03. 16:39

조회 1,096

시민액션페스타가 열린 플랫폼창동61의 레드박스 공연장ⓒ김영옥

플랫폼창동61에서 열린 '시민액션페스타'

함께 모여 예술의 꽃을 피우다

“우리 마을에 시민예술 활동가들이 이렇게 많았어?” 지난 12월 12일~14일까지 도봉구민회관 도봉갤러리에선 지역 주민들이 참여한 시민예술 전시 동아리 9개 팀의 그룹 전시가 열렸다. 도봉갤러리 한 가운데엔 플라워클럽의 꽃과 초, 신발로 연출된 작품과 볼수록 탐나는 한지 작품들이 놓였고 벽엔 사군자, 민화, 사진 등 다양한 영역의 작품들이 걸렸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깃든 시민 예술활동가들의 솜씨는 진지함이 묻어났고 뛰어났다.

미술동아리 예술나들이, 문인화동아리 창오사군자, 도봉전각(篆刻)동아리, 사진동아리 골목을 담는사진학교 등 시민예술동아리 활동가들의 작품들이 도봉갤러리 안을 가득 채웠고 많은 관람객들은 갤러리 안의 작품들을 보며 시민예술 활동가들이 손끝으로 피어낸 작품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도봉갤러리에서 열린 도봉구시민예술동아리 네트워크축제 – 9개 팀 전시동아리의 그룹전시ⓒ김영옥

도봉갤러리에서 열린 9개팀 전시동아리의 그룹전시

시민예술동아리 네트워크 축제가 열리는 첫날인 12일 저녁 7시, 도봉구민회관 3층 소공연장에선 도봉구의 시민예술 ‘공연’ 동아리 15개 팀의 공연도 열렸다. 통기타와 오카리나, 플롯과 우크렐레, 풍물과 한국무용, 모듬북, 연극과 사진, 시낭송 등 다양한 문화예술영역의 시민 활동가들의 공연은 수년간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은 열정이 묻어나는 무대였다.

전통사물동아리 아해사랑, 모듬북동아리 디딤소리, 한국무용동아리 뜨락 등 15개 팀의 공연은 도봉시민예술동아리 네트워크 축제를 풍성하게 했다.

“같은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시민예술 활동가들이 한 무대에서 대동단결할 수 있어서 참 뿌듯합니다.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것은 참 어렵고 외로운 작업이긴 하지만 예술은 인생을 가장 보람 있고 재밌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도봉시민예술동아리 김창 대표(직장인록밴드 MC밴드)는 네트워크 축제를 마치고 이번 축제의 의미와 소감,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로부터 시민예술동아리 지원 공모사업에 대한 공문이 왔을 때 특별히 더 관심이 갔습니다. 대학 때 통기타음악동아리 활동을 한 것도 있고, 우리지역에 어떤 시민예술동아리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거든요.”

도봉구청 문화체육과 관광기획팀 이성재주무관은 발 빠르게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시 사업에 공모했고 지난 7월 공모에 선정됐다.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던 문화콘텐츠제작단 엠블의 김미현대표와 함께 두세 달 동안 지역의 동아리를 찾아 나섰다. 9월엔 시민 예술 동아리 대표들과 만남의 장(場)도 마련했다. 공연과 전시 분야를 나눠 5~6차례 동아리 대표들과 모임을 갖고, 전체 모임도 한차례 열었다. 이렇게 모인 전시동아리들은 11월 29일부터 12월 27일까지 약 한 달간 쌍문동 함석헌기념관 씨알갤러리에서 ‘2016도봉시민예술동아리그룹전시’를 진행했다.

15개의 공연동아리 연합 공연-모듬북 디딤소리ⓒ김영옥

동아리 연합 공연 '모듬북 디딤소리'

‘지역의 동아리들끼리 모여 축제를 꼭 한 번 해보자’ 라는 취지와 의미를 담아 이번 도봉시민예술동아리 네트워크 축제를 열게 됐다.

“지역 안에서 잘 몰랐던 시민예술동아리들이 네트워크 축제를 통해 서로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시민예술동아리들이 모여 도봉구의 4개 권역(도봉동, 창동, 방학동, 쌍문동)별로 동아리도 더 발굴하고 문화예술 콘텐츠를 함께 기획해 축제를 여는 횟수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민예술동아리 지역매개자로 활동한 김미현 대표는 동아리 발굴과 이들의 지역적 네트워크 구축으로 자연스런 협력체계가 만들어지면 시민예술동아리들이 지역에서 활발한 문화예술활동을 펼칠 것이라 내다봤다.

하고 싶었던 것들을 유보했었던 사람들은 생의 어느 한 지점에선 ‘가지 못했던 길’에 대한 로망으로 잊었던 꿈과 맞닥뜨릴 때가 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모여 그동안 하고 싶었던 문화예술 활동을 비로소 온전히 해 왔던 이들. 그 열정이 더없이 반갑고, 이들이 꽃 피워낸 작품과 무대가 많은 이들에게 진한 감동으로 전달되고 있다. 모든 시민은 예술가였다.

15개의 공연동아리 연합 공연-통큰기타ⓒ김영옥

동아리 연합공연 '통큰기타'

시민들이 마련한 감동의 무대  ‘2016 시민예술축전’

서울시는 ‘모든 시민은 예술가다’를 모토로 예술동아리 중 대표적인 장르인 ‘춤, 미술, 연극&뮤지컬, 밴드’ 등 4개를 선정해 지난 10월 2일부터 12월 18일까지 매달 축제의 장을 펼쳤다. 서울의 주요 문화 공간에서 펼쳐진 ‘2016 시민예술축전’은 10월 2일 광화문광장에서 300여 명 시민과 동아리들이 함께 한 ‘시민무도회-오케스트라와 춤을’과 ‘올 댓 댄스 플로어’를 시작으로 10월 8일에는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전시장과 예술의 정원에서 생활 속 미술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생활미술 展과 場’을 열어 시민예술가의 작품 전시와 아트마켓을 펼쳤다. 11월 12일부터 20일까지는 대학로 드림씨어터에서 시민 연극 뮤지컬 동아리 16개 팀이 ‘입체 낭독극 열전’을 열었다. ‘2016 시민예술축전’은 올해 서울시에서 시민들의 생활예술 동아리 활동의 저변 확대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올해 시민예술동아리축제인 ‘2016 시민예술축전’의 대미(大尾)는 일반인들로 구성된 시민밴드동아리들의 열정적인 경연 무대로 장식됐다. 지난 12월 18일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약 4시간 가량 최근 대중문화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플랫폼 창동61의 레드박스 공연장에서 살아있는 생활음악을 표방하는 ‘시민액션밴드 페스타’가 열렸다. 예선을 통과한 13개 팀이 본선에 올라 밴드의 에너지를 맘껏 방출하는 무대를 만들어 냈다. MC밴드, 아마밴드, 스프링피버, 스윗비 등 13개 팀은 열정과 실력, 끼를 맘껏 뽐냈다. 또한 이미 다수의 축제와 공연에 참여한 화려한 이력을 갖춘 밴드들도 포함돼 있었다.

경연을 통해 선정된 세 팀의 밴드는 아마밴드와 예민시스, 봄날밴드였다. 마포 성미산마을 부모협동조합 공동육아어린이집의 아빠들로 구성된 직장인밴드 아마밴드는 ‘토토의 아프리카’와 ‘레드제플린의 락앤롤’을 불러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흥겨운 무대를 만들었고, 2011년 밴드서바이벌대회 16강 진출 경력이 있는 직장인밴드 예민시스는 자작곡 ‘끝이라면’과 휘트니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를 선보여 저력을 과시했다. 홈리스였지만 음악활동을 통해 유쾌한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봄날밴드는 가사를 무대 위에 띄우고 자작곡 ‘꿈’과 ‘꽃 피다’를 불러 가슴에 와 닿는 가사들로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선정된 우수동아리밴드 세 팀에게는 내년에 재공연 무대의 기회가 주어진다.

플랫폼창동61의 공연장ⓒ김영옥

시민밴드의 공연이 펼쳐진 플랫폼창동61

‘2016 시민예술축전’ 마지막 날 시민밴드동아리들이 만들어낸 열정적인 무대는 감동적이었다. ‘모든 시민은 예술가다’라는 모토로 시민들의 생활예술동아리 활동을 지원한 서울시의 이번 ‘시민예술축전’은 많은 시민예술 활동가들에게 ‘갈증’을 풀어준 축제의 장(場)을 제공했다. 시민예술축전 후, 동아리 대표를 중심으로 축제추진위원회도 구성되고, 201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민주도형 축제가 진행될 계획이라 한다. 내년 시민예술 활동가들은 또 어떤 감동적인 무대들을 만들어낼지 자못 기대가 커진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서울시 전역에 포진한 시민예술 동아리들의 열정을 이번 시민예술축전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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