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16.12.23. 10:00

수정일 2016.12.23. 13:12

조회 1,431

은퇴설계 콘서트에 참석한 시민들ⓒ조시승

은퇴설계콘서트에 참석한 시민들

활기와 생기가 넘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학교 동문들이나 또래를 만나면 풀이 많이 죽어 있는 친구들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사회활동을 하던 때와는 달리 집에만 있다 보니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게 이유일까? 아니면 현 시대 상황이 5포시대를 넘어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7포시대이기 때문일까? 그들과 술 한 잔 하면서 속내를 들어 보면 거의 인간관계 특히 가족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마침 배우자, 자녀, 친구, 직장동료와 함께 하는 ‘청중 참여형 토크 콘서트’ 중 ‘가족의 발견 – 자녀편’이 열린다 하여 참석하게 됐다.

명동역에서 남산방향으로 3분쯤 걸어가니 5층 라루체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5층으로 향하니 벌써 식전행사인 ‘제2인생설계 진단’을 통해 자산관리를 상담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우리은행 WM사업단, 국민연금공단, 도심권50플러스센터 전문가들이 참여해 부동산, 세무, 자산관리, 노후설계 등 분야별로 1대 1 전문가 맞춤상담을 진행했다.

행사장 입구에서 식전행사로 영역별 전문상담이 파트별로 진행되고 있다ⓒ조시승

행사장 입구에서 식전행사로 영역별 전문상담이 파트별로 진행되고 있다

이어 2부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세대공감, 소통방법’을 주제로 분야별 전문가 강연인 공감토크가 이어졌다. 첫 번째 공감토크 진행자인 중앙일보의 김동호 기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주제는 ‘자기 앞가림도 힘든 자식에 기댈 생각 말라’였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다. 과거 전통 사회에선 자녀가 장성하면 노쇠한 부모를 모셨다. 고령화가 본격화하기 전이던 1990년대만 해도 자녀가 부모에게 생활비며 용돈을 보내는 전통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1~2차 베이비부머를 끝으로 이런 전통은 차츰 사라져가고 있다.

1차 베이비무머의 자녀ㆍ조카뻘인 ‘에코 베이비부머’는 다르다. 1979~85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 3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앞 세대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이들은 10대 때 한국 사회가 외환위기를 겪은 뒤 저성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형제 자매도 많지 않은 세대다. 2016년 2월 기준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율은 12.5%로 IMF 이후 최고 수치며 청년 자살율은 OECD국가 중 1위, 대졸 10명 중 6명이 평균 1,321만 원의 빚을 안고 있다.

이렇듯 취업하여 자기 독립하기도 힘든 세대에게 장수하는 부모를 부양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체력적으로도 60~ 70대 자녀가 90대 부모를 정상적으로 모시는 것은 어렵다. 결국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노후 준비밖에 없다. 노후에도 믿을 수 있는 건 제 앞가림이 힘든 자식보다는 탄탄한 재무 준비와 건강관리밖에 없다는 얘기다. 자녀 결혼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리하게 도와주면 노후빈곤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녀에게 평소 지원 범위와 한계를 설명하고 분명한 선 긋기를 해놓아야 한다.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남자는 주로 집을 마련하느라 1억 5,000여 만 원이 들고, 여자는 주로 혼수 마련에 8000여 만 원이 든다고 한다. 웨딩컨설팅 듀오웨드가 발표한 ‘2015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한 쌍당 실제 총 결혼자금은 주택 비용을 포함하면 평균 2억 3,798만 원에 달했다. 집 팔아서 빚까지 내가면서 자녀 결혼 비용을 지원하고 나서도 30년을 살아야 한다. 이런 과중한 부담 등으로 60대 이상의 노후파산도 급증하고 있다. 노후파산의 원인으로는 자녀 뒷바라지 부담과 수명연장에 못 미치는 은퇴설계 미비,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과다지출 등이 원인으로 작용되어 결국 가족해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민호 강사가 `가화만사성의 소통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조시승

이민호 강사가 `가화만사성 소통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가족해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해결방안으로 현 상황을 냉정히 받아들이고 자녀 결혼식 등에 남의 시선 의식 안 하기, 자녀들에게 재산 상황 알려 의존 방지, 여유 목돈 미래 투자, 황혼 이혼 막기, 가족 모두 경제적 자립 능력 배양 등을 들었다.

또 아직 활동할 수 있고 경제 활동을 하는 경우 현역시절에 노후 자금을 만들어 은퇴 후 30년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어야 한다. 다가오는 장수시대에 부부가 2인 3각으로 30년 가계부를 써 놓고 대비하여 향후 100세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에 부부와 가족끼리 온 커플들은 너도 나도 공감하듯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또 부동산 확장경로는 월세 → 전세 → 자택과 도시외곽 → 시내 → 강남 등 핵심지역으로 착실히 나가면 퇴직 때 아파트 한 채와 예금잔액, 적지 않은 액수의 퇴직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이어 ‘제이라이프 스쿨’의 이민호대표가 '가화만사성 소통법'을 이어 나갔다. 멀리 사례를 찾을 필요도 없이 자기와 자기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했는데 참 재미있고 공감가는 예문의 실례가 많았다.

결국 가화만사성의 소통법은 가족간 서로 상대를 이해해 주고 포옹해 주고 실패를 해도 격려를 잊지 않으면 그 감흥이 결국 성공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서로의 칭찬도 단답으로 끝나는 형식적 칭찬보다는 애정을 가진 질문의 형태로 하면 신뢰가 쌓인다고 한다. 예를 들면 ‘참 잘했다’ 로 칭찬하면 더 이상의 대화는 어렵게 된다. 그러나 ‘어떻게 요즘 힘들텐데 그렇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니?’ 하며 질문을 던지면 대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좋은 소통법도 알려주었다.

오는 겨울은 막지 못해도 괜찮다. 가족이라는 따뜻한 울타리가 있으니까. 가족 사랑과 함께  ‘건강한 인생이모작 지원을 위한 공유와 감동의 토크 콘서트’이었다.

서울시는 은퇴 후를 고민하는 시민을 위해 다양한 인생이모작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은퇴설계를 위한 교육 및 상담 등 관련 정보는 도심권50플러스센터 홈페이지(www.dosimsenior.or.kr)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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