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시 에디슨”…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

시민기자 방윤희

발행일 2016.12.07. 14:51

수정일 2016.12.07. 17:54

조회 1,201

서울시민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영돈 학생이 ‘문어발식 자전거 잠금장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방윤희

서울시민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영돈 학생이 ‘문어발식 자전거 잠금장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내가 편리한 게 아닌 모두가 편리한 것이 발명이고, 발명은 사업이 아닌 문화로 정착되어야 합니다.”

<2016 서울시민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출전한 참가학생인 수락중학교 강태원 군이 발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얘기한 말이다. 아직 중학생이었지만 그 생각 속에 발명의 깊이와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서울시민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참가 등록하고 있는 시민. ⓒ방윤희

서울시민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참가 등록하고 있는 시민.

생활 속의 불편을 편리함으로 바꾼 <2016 서울시민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가 지난 달,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어떤 아이디어가 생활 속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발명경진대회의 시민평가단으로 참여했다.

경진대회는 총 10명의 참가자(학생부 5명, 일반부 5명)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경합을 벌였다. 총 1,2부로 진행된 행사는 100명의 시민평가단이 참가자들의 발표를 경청하며,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센터 국제회의실 복도에 전시된 발명품들을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방윤희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센터 국제회의실 복도에 전시된 발명품들을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학생 부문에 참가한 발표자들은 2016년 현재 서울 소재 초·중·고에 재학 중으로, ‘문어발식 자전거 잠금장치(동북고 최영돈)’, ‘LIGHT FOR STUDY(수락중 강태원)’, ‘낮에는 거울 밤에는 액정이 되는 사이드 미러(증산고 주명준)’, ‘파도의 힘을 이용한 구명보드용 비상발전기(서울과학고 이재창)’, ‘수험생을 위한 문답 노트(서울대성고 이상민)’ 등을 선보였다. 어린 줄만 알았던 학생들에게서 이렇게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니 놀라웠다. 일반 참가자에 버금갈 만큼 공감되었다.

발표가 끝나자,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참가자 한명 한명에게 시민평가단의 질문이 쇄도했다. 좀 어려울 수 있는 질문에도 발표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데 막힘이 없었다. 이 순간 발표자도 시민평가단도 발명가가 된 듯했다.

그 중 강태원 학생이 고안한 사용자의 환경에 맞는 나만의 스탠드 기능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스탠드의 CCTV 기능을 두고 왜 필요한지를 묻자, 부모님이 비밀일기를 훔쳐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이라고 답해 그 순수한 발상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문어발식 자전거 잠금장치’를 발명한 최영돈 학생의 발명품은 자전거를 분실했던 경험 때문에 피부에 와 닿았다. 평소 자전거를 타며 분실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문어발식 잠금장치가 제품으로 출시된다면 자전거 분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사실 나도 자전거를 통째로 채울 수 있는 잠금장치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생각으로만 그쳤었다. 그 생각의 전환을 경진대회의 발표자들은 현실화 한 것이다.

시민평가단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학생 발표자. ⓒ방윤희

시민평가단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학생 발표자.

수험생을 위한 문답 노트를 고안한 이상민 학생은 발명을 구체화하기까지 노력이 필요하며, 발명가의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증산고 주명준 학생은, 아버지가 밤길에 운전을 하며 차량의 사이드미러가 잘 보이지 않아 불편을 겪었던 점에 착안해 사이드 미러를 고안했고, 서울과학고 이재창 학생은 각종 해상 재난 상황에 조난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장치를 고안했다.

이처럼 생각에 그치지 않고,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지 발명품 하나하나에서 참가자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이어서 ‘발명의 즐거움’이란 제목으로 황성재님의 특강이 이어졌다. 특강을 맡은 황성재님은 발명을 “내 삶에서의 끊임없는 시도”라고 정의했다. 발명은 한 번에 끝낼 수 없기 때문에 좌절의 순간 발상의 전환을 하는 것만으로도, 내 안의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일반부 참가자들의 발표가 시작되었다. 일반부 참가자는 서울 소재 대학(원)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 예비 창업자, 직장인 등 서울시민(성인)으로 ‘LED 오뚝이 안전삼각대(윤장혁)’,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스프링클러 배관시스템(김승연)’, ‘삼면 옷걸이(홍승우)’, ‘여성안전 지킴이 버스안전 가림이(이은형)’, ‘듀얼 테이프 디스펜서(박선영)’의 발명품을 소개했다.

생활 속에서 발명품을 고안했다는 스프링클러 배관시스템을 발표한 김승연님의 발명품이 돋보였다. 의정부 화재 당시 초기 진압이 잘 되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발명품으로 이어졌다는 데 공감되었다.

스프링클러 배관시스템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고 있는 김승연 발표자. ⓒ방윤희

스프링클러 배관시스템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고 있는 김승연 발표자.

발명에 대한 생각으로 독특한 대답도 있었다. 삼면 옷걸이를 발표한 홍승우님이었다.

“발명은 게으름입니다.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했다면 불편해도 어떻게든 옷걸이에 옷을 걸었기 때문에 발명품을 개발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발명을 다른 참가자들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그의 도전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시민평가단과 전문가의 평가를 합쳐 발표자의 최종 점수가 집계되는 동안 발명 퀴즈쇼가 진행되었다. 발명가와 발명품에 관한 문제를 풀며, 발명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평소 발명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어려운 것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발명이 얼마나 일상과 밀접하며 재미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대상의 영예는 학생부 최영돈(문어발식 자전거 잠금장치)학생과 일반부 윤장혁(LED 오뚝이 안전삼각대)님에게 돌아갔다. 네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이 아쉬울 만큼 유익했던 <2016 서울시민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였다.

서울시에서는 서울시민의 생활 속 발명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매년 서울시민 발명아이디어 공모전(ideaseoul.kr)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발명아이디어 공모전을 놓쳤다면 다음번 공모전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민의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해줄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여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이야 말로 서울의 미래를 발명하는 일일 테니 말이다. 열성을 다한 발표자들과 시민평가단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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