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간판·DJ박스…탑골공원 ‘락희거리’ 등장

내 손안에 서울

Visit804 Date2016.11.30 14:47

명화벽화, 소형무대, 야외DJ박스 등이 마련된 탑골공원 락희거리

명화벽화, 소형무대, 야외DJ박스 등이 마련된 탑골공원 락희거리

종로구 탑골공원의 북문부터 낙원상가 사이 약 100m 구간이 어르신들의 신체적·정서적 특성을 반영한 ‘고령화 서비스 디자인’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에 어르신 친화거리 ‘락희(樂喜)거리’를 조성했다고 30일 밝혔다. ‘고령화 서비스 디자인’ 사업은 시가 2013년 실시한 <종묘·탑골공원 주변 서비스디자인 기획설계>를 바탕으로 이 일대를 ‘지붕 없는 복지관’ 개념의 특화거리로 조성하는 첫 시범사업이다.

락희거리 위치

락희거리 위치

‘락희(樂喜)거리’는 이름 그대로 어르신들에게 ‘즐겁고 기쁜 거리’다. 연간 900만 명이 방문하는 일본 도쿄 ‘스가모 거리’와 같이 어르신이 주인인 거리로 만든다는 기본 방향 아래, 젊은 시절을 추억할만한 친숙한 풍경을 조성하고 서비스를 확충해 ‘마음껏 누벼서 즐겁고, 이해받고 안심되어 기쁜’ 거리로 꾸몄다.

대표적으로 ▲락희벽화(1개소) ▲옛글자간판(11개) ▲소형무대(1개) ▲추억의 쇼케이스(1개) ▲야외DJ박스(1개) ▲어르신 서비스마크(11개)가 설치됐다.

서울시는 서비스 디자인 구상에 앞서 지난 2015년 지역 현황과 이용자 관찰조사, 행태분석을 실시했다. 또 어르신 시민 체험단 워크숍을 통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안을 도출하는 등 효과적으로 이용자의 수요를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

‘락희(樂喜)거리’에는 세부적인 7개 디자인 아이템 ‘락희7’이 적용됐다. ①상냥한 가게(11개소) ②어르신 우선 화장실(1개) ③어르신 이정표(2개) ④지팡이거치대(40개) ⑤심장 응급소(1개) ⑥이심전심 매뉴얼(11개) ⑦큰글자 메뉴판(25개) 등이다.

첫째, ‘상냥한 가게’는 어르신들을 위한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점이다. 예컨대 약을 복용할 때 마실 생수를 제공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식당의 경우 몸에 좋은 현미밥을 내놓는 등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다.

시는 락희거리 상점 가운데 점주들의 협조 하에 11개 상점을 선정했고, 어르신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점포 앞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알리는 ‘서비스 마크’를 달았다.

상냥한 가게 서비스 마크

상냥한 가게 서비스 마크

둘째, ‘어르신 우선 화장실’은 ‘상냥한 가게’ 중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하는 이발관에 마련됐다. 화장실 안에서 눈치 보지 않고 실금·실변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변기와 세면대가 하나로 된 ‘변기일체형 세면대’를 설치했다. 낙상 방지를 위한 ‘ㄹ’자 안전 손잡이, 지팡이거치대, 미끄럼 방지 타일과 소지품 분실 방지를 위한 ‘도어락 선반’도 마련됐다.

셋째, ‘어르신 이정표’는 시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진 어르신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큰 글자와 대비·명도·채도 차를 이용해 자주 찾는 시설 및 장소를 강조하는 형태로 제작했다. 시야가 낮은 것을 고려해 설치도 눈높이에 맞게 낮췄다.

어르신 이정표(좌), 지팡이 거치대(우)

어르신 이정표(좌), 지팡이 거치대(우)

넷째, 지팡이를 걸어놓을 수 있는 ‘지팡이거치대’는 걷는 시간 외에 세워놓거나 바닥에 내려놓는 지팡이 때문에 걸려 넘어지는 등 낙상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다섯째, ‘심장 응급소’는 락희거리변 외부공간에 설치한 ‘자동심장충격기’다. 기존에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사용 매뉴얼이 복잡해 응급 시 어르신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던 것을, 쉽게 눈에 띄는 색을 적용하고 매뉴얼도 따라 하기 쉽도록 단순한 그림과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또 주변 ‘상냥한 가게’ 점주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자동심장충격기 관리자로 선정해 응급상황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여섯째, ‘이심전심 매뉴얼’은 어르신과 점주·직원 간 지켜야 할 에티켓을 담아 ‘상냥한 가게’ 메뉴판에 싣거나 포스터 형식으로 부착했다. 세대갈등과 소통단절의 악순환을 끊고 배려와 존중의 분위기를 만드는 작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장 응급소(좌), 큰 글자 메뉴판(우)

심장 응급소(좌), 큰 글자 메뉴판(우)

일곱째, ‘큰 글자 메뉴판’에는 시력이 떨어진 어르신들이 돋보기를 이용하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주문이 가능하도록 글자크기를 키우고 대비 차가 큰 색상을 활용했다. 상품의 실제 사진도 넣어 저시력자, 외국인들까지도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고령화 서비스 디자인을 적용한 물리적 환경개선뿐만 아니라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진다. ‘상냥한 가게’가 주축이 된 상가번영회가 조성됐고 2017년 주민참여예산 사업에 ‘어르신 친화거리 참여 프로그램’을 신청해 선정됐다.

시는 향후 지역 상인들을 비롯한 주민과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하는 서비스디자인 프로그램을 활성화 하고, 어르신 친화거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변태순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어르신들의 아지트와도 같은 탑골공원 일대에 고령화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어르신들 누구나 편리하게 이 공간을 누릴 수 있고, 나아가 세대 간 화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물리적인 환경개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인 시민 참여형 서비스디자인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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