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장수 지혜, '허준박물관'에서 배워볼까?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6.11.21. 16:39

수정일 2016.11.21. 18:16

조회 2,157

`동의보감`을 주제로 디자인한 허준박물관 2층 로비 ⓒ최용수

`동의보감`을 주제로 디자인한 허준박물관 2층 로비

“긴 눈으로 살펴보면 질병 또한 수양이요, 골똘하게 생각하면 신경 계통 병 생긴다. 노여움이 지나치면 정상혈압 어려우며, 말을 많이 하게 되면 기가 빠져 힘 못쓴다.” 허준 건강법 중 일부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오랜 소망인 것 같다. OECD가 발표한 2015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남자 78.5세, 여자 85.1세이다. 그러나 ‘건강수명’은 남자 68.26세, 여자는 72.05세로 나타났다(국회자료). 그렇다면 우리는 적어도 10년 이상을 병마의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마침 건강하게 ‘기대수명’을 살아가려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허준박물관’을 찾아가보았다.

국보 동의보감 관련 내용을 전시한 `동의보감실` 입구 ⓒ최용수

국보 동의보감 관련 내용을 전시한 `동의보감실` 입구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허준박물관’은 올해 개관 11주년으로, 몇 달간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지난 달 다시 오픈했다. 메디특구를 지향하는 강서구에서 ‘허준 및 동의보감 전문박물관’으로 새로 태어난 것이다. 로비에 들어서자 정면에는 거대한 ‘동의보감’ 벽화가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리모델링은 특별히 시민들의 입장에서 관람하기 좋도록 테마별 소단위 전시실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실내에는 6개의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그리고 실외의 옥상정원과 약초원(藥草園)이 관람 안내선을 따라 펼쳐진다.

해설사로부터 허준의 일대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허준기념실) ⓒ최용수

해설사로부터 허준의 일대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허준기념실)

출생과 성장, 고난과 역경 등 허준의 일대기를 요약한 ‘허준기념실’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지난해 ‘국보(國寶) 제319호’로 승격된 ‘동의보감(東醫寶鑑)’의 편찬 과정과 내용, 역사성과 학술적 가치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전시한 ‘동의보감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 한의원 모습을 재현한 모형 ⓒ최용수

조선시대 한의원 모습을 재현한 모형

이어 조선시대 임금과 일반백성을 치료하던 병원인 ‘내의원과 한의원’이 모형으로 재현되어 있다. 당시의 치료 광경을 모형을 통해 상상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강산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약용식물들의 사진 설명문과 함께 채집병이 전시된 ‘약초약재실’ 그리고 한의학에서 사용하던 기구를 전시한 ‘의약기실’이 따로 있다. 전시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면 보다 상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의약기실`에서 약 갈기 체험을 하고 있는 관람객들 ⓒ최용수

`의약기실`에서 약 갈기 체험을 하고 있는 관람객들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또한 알차다. 자신의 ‘사상체질’을 알아보고, 건강 진단을 해볼 수 있다. 십장생사각함 만들기, 한방연고 만들기 등 어린들을 위한 다양한 건강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수 있는 ‘어린이체험실’은 이미 입소문이 나있다.

“어린이 체험실과 교육장 등을 확장해 제2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했다”며 김쾌정 박물관장이 귀띔해 주었다. 프로그램 참가는 누구나 박물관 홈페이지(www.heojunmuseum.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박물관 `옥상정원`과 `약초원` 전경 ⓒ최용수

박물관 `옥상정원`과 `약초원` 전경

실내 관람을 마치면 ‘옥상정원’과 ‘약초원’으로 안내된다. 한강과 북한산이 훤히 보이는 옥상정원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인근 약초원으로 향하면 감국, 가시오갈피, 구기자, 쑥부쟁이, 옥잠화 등 우리나라 산야에서 볼 수 있는 약용식물 100여 종이 잘 가꾸어져 있다. 학생들과 함께 찾는다면 야외학습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그래서인가, 허준박물관은 청소년들의 진로 직업체험을 위한 서울교육청 ‘교육기부 인증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신소장품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기획전시실 ⓒ최용수

`신소장품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기획전시실

현재 박물관에서는 특별한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리모델링으로 신설된 ‘기획전시실’의 첫 기념 전시회로 한의학과 관련한 ‘신소장품 특별전 2016’이 바로 그것이다. ‘건강장수를 바라다’ 등 4개의 주제별로 희귀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귀중한 소장품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뜻있는 분들의 기증품과 대한한의사협회의 기탁유물로 구성되어 있다. 선조들은 어떻게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노력해 왔는가를 알 수 있는 각종 한의학 자료와 건강장수의 염원이 담긴 선조들의 민속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희귀한 전시회이다. 이번 전시는 12월 말까지 계속된다.

`허준테마거리`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 ⓒ최용수

`허준테마거리`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말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자칫 소홀하기 쉬운 건강문제, 가족·친구들과 함께 건강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허준박물관’으로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그리고 박물관에 온다면 짬을 내어 박물관 뒤편의 소요정, 허준동상, 허가바위 등이 있는 ‘구암허준공원’과 유네스코 기록유산인 동의보감을 스토리로 엮은 ‘허준테마거리’를 둘러보길 추천한다. 가까운 곳에 한 나절 나들이 코스로는 이만한 곳도 흔치 않으니 말이다.

■ 허준박물관 안내
○ 주소 : 서울시 강서구 허준로 87, 가양 2동
○ 전화 : 02-3661-8686
○ 홈페이지 : www.heojunmuseum.go.kr
○ 오시는 길 :
 - 지하철 9호선 가양역1번출구(도보 10분), 5호선 발산역3번출구-버스 6630, 1002 등
 - 일반버스 6630, 6631, 6643, 6645, 652, 672, 1002
○ 관람시간 :
 - 3~10월 오전 10시 ~ 오후 6시
 - 11월~2월,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0시~ 오후 5시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추석 당일
○ 무료관람의 날 : 매월 2·4주 토요일, 설날·추석 연휴(명절 당일은 휴관), 어린이날,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