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 쌍문동 골목에 둘리가 찾아왔어요~
발행일 2016.10.26. 14:29
“아주 이쁘고 깨끗해지네”지나가던 주민은 작업하던 사람들이 잠시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타일벽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담장을 이리저리 살피며 흡족해 하고 있었다.
지난 9월 24일, 도봉구 쌍문1동 꽃동네 골목길(우이천로 38마길 주변과 시루봉로 1길)에선 하루 종일 골목길이 말끔하게 단장 중이었다. 주민들과 대학생봉사단 150여명과 초·중학생 30여명 등 180여명이 참여해 골목길의 허름했던 담장을 말끔히 칠하고 둘리만화에 등장한 둘리, 희동이, 마이콜, 도우너, 고길동 등의 캐릭터들을 벽에 그리고 있었다.
둘리뮤지엄과 거리가 가까워 주민들은 벽화의 내용을 둘리로 해 줄 것을 제의했다고 한다. 요즘 도봉구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둘리를 이곳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창동중, 창도초, 오봉초, 창경초, 월천초, 도봉중, 창원초, 가인초, 쌍문초 등 도봉구의 9개 학교 학생들과 노원구 온곡중 학생들, 주민들, 주민참여골목가꾸기에 참여하는 초·중학생들은 쌍문동 꽃동네와 둘리 이미지들을 타일에 정성스레 그려 넣었다. 이렇게 만든 타일들은 감과 대추가 풍성하게 열린 어느 집의 담장 한 면을 멋지게 장식했다. 대학생봉사단과 초·중학생들은 그림이 그려진 타일을 정성껏 붙였고, 네모난 타일 주변은 깨진 타일을 붙여 액자처럼 만들었다.
나무와 꽃이 심어진 갈색의 네모난 나무 화분들은 주민들의 집 대문 앞에 놓여 골목길에 생기를 주었고, 담벼락과 전신주 사이 작은 자투리 공간엔 토기 모양의 화분이 걸렸다. 다가구주택의 낮고 긴 담장에도 예쁜 꽃이 심어진 나무 화분이 하나둘 걸리기 시작했다.
이 날의 행사는 ‘주민참여골목길가꾸기 사업’의 하나로 캠페인에 도봉구 예술문화단체가 사업 제안서를 냈고, 올해 4월 사업에 선정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거쳐 시작됐다. 서울시의 캠페인은 회색빛 마을 골목길을 주민들 스스로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자연과 생명이 살아있는 골목길을 만들어 이웃들 간의 만남과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도봉구와 협약을 맺은 KT&G 대학생기획봉사단(상상volunteer 북서울 12기팀)과 함께 지난 6월, 나무 화단에 꽃 심기와 골목의 담장과 쌍문근린공원을 두르고 있던 철조망 도색작업 등 1차 공동 작업을 한데 이어 주민참여 골목길가꾸기 사업의 2차 공동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이 날 함께 한 초·중학생들은 ‘디큐갤러리’가 진행 중인 도봉혁신교육지구의 공모사업 ‘동네방네 미술관3-우리도 공공미술가’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대학생 봉사자들과 함께 둘리벽화 칠하기, 타일벽화 주변 파타일(깨진 타일)로 장식하기, 골목 곳곳의 화단과 화분에 부착될 꽃모형 만들기, 계단에 타일로 장미 만들기 등 주민참여 골목길가꾸기 사업에 참여해 마을의 공공미술 조성에 힘을 보태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비영리단체 디큐갤러리는 2013년 도봉구평생학습프로그램-전문큐레이터 양성과정을 수료한 주민들이 모인 도봉구 예술문화단체다. 예술교육강사, 디자이너, 연극활동가, 역사체험강사, 원예전문강사·도시농업강사, 갤러리스트, 서양화가, 시민큐레이터 등 10여명의 각기 다른 재능과 경력을 갖춘 구성원들은 지역 사회에 예술문화의 교육과 소통, 예술의 사회 환원과 나눔을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의미 있게 전개 중이다.
하루 종일 쌍문1동 꽃동네 골목길은 시끌시끌했다. 마을 주민들은 내 일처럼 물건을 날라주기도 하고 봉사하는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이것저것 챙겼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작업은 늦은 오후가 돼서야 마무리 됐다.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채워져 둘리벽화가 완성되고, 꽃동네와 둘리 이미지를 그려 넣은 다양한 타일 벽화도 완성됐다. 골목길 중간 중간에 나무화단이 생기고, 화단에 꽃과 나무가 심어졌다. 골목길 전신주 옆과 작은 자투리 공간, 낮은 담장에도 예쁜 꽃이 담긴 걸개 화분이 걸렸다. 쌍문1동 꽃동네 골목길은 온 종일 꽃답게 어여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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