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과 산림욕, 이만한 곳이 또 있으랴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6.09.01. 16:50

수정일 2016.09.01. 17:37

조회 2,608

서울 도심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일자산 자락에 위치한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서울 도심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일자산 자락에 위치한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호호의 유쾌한 여행 (9)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과 길동생태공원

바람이 붑니다. 피부에 닿는 공기가 제법 선선합니다. 나뭇잎끼리 부딪혀 나는 소리에 가을 냄새가 납니다. 지독한 여름을 견뎌낸 사람만이 즐길 자격이 있는 가을이 드디어 왔습니다.

가을에는 무엇보다도 캠핑과 산림욕이 제격입니다. 숯불에 고기 올려놓고 지글지글 구워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닥불 앞에 도란도란 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이들은 산이며 들로 나가 장난감, 핸드폰, TV 없이도 저희들끼리 재미나게 놉니다. 37도가 넘는 무더위로 야외에서 불 필 엄두를 못 냈다면, 지금이야말로 적기입니다. ‘언제 가지? 누구랑 가지?’하고 주저하며 망설이다 보면 곧 겨울이 올는지도 모릅니다. 여름 내내 기다려온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움직이는 것이 상책입니다.

텐트가 미리 쳐져 있어 특별한 캠핑 준비가 필요 없는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텐트가 미리 쳐져 있어 특별한 캠핑 준비가 필요 없는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가을 캠핑을 위해 서울 근교로 나가는 것도 좋지만, 서울시내에 위치한 캠핑장들도 수준급입니다. 특히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은 텐트가 미리 설치되어 있어 텐트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제일 큰 장점입니다. 일자산 자락에 위치해 서울시내에서도 휴양림에 온 듯한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번화가인 강동에서 버스로 10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가깝고, 전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강동그린웨이 가족 캠핑장은 먹을 것만 간단히 준비하면 캠핑 준비가 모두 끝납니다. 필요한 것은 주변 마트에서 준비할 수도 있으니 떠나는 발걸음이 더욱 간편합니다. 게다가 주변에 일자산, 허브천문공원, 길동생태공원, 일자산 체육관 등 즐길거리로 가득합니다.

캠핑하다 지치면 잠깐 책을 읽으며 쉬어가도 좋아요

캠핑하다 지치면 잠깐 책을 읽으며 쉬어가도 좋아요

서울 도심에서 제대로 즐기는 캠핑, 강동그린웨이 가족 캠핑장

강동그린웨이 가족 캠핑장은 일자산 자락에 위치한 매화나무 캠핑장(23개), 가족 캠핑장(49개). 오토캠핑장(8개)가 이용 가능하며, 매점, 취사장, 화장실, 샤워실, 락카 등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캠핑장은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인터넷으로만 예약이 가능합니다.

최근 신설된 매화나무캠핑장은 강동그린웨이 캠핑장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 운동장 같은 공터에 텐트 여러 개가 함께 놓여있는 가족캠핑장과는 달리 매화나무캠핑장에는 일자산에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캠핑장 분위기가 휴양림 못지않으며, 텐트 옆에는 나무 탁자와 의자까지 놓여 있습니다. 단,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보니 짐 옮길 때 다소 불편하기는 합니다. 집에서 캠핑 장비를 챙겨와 이용할 수 있는 오토캠핑장은 2만 1,000원, 가족캠핑장과 매화나무캠핑장은 각각 2만 원입니다. 가족캠핑장과 매화나무캠핑장에는 텐트와 매트 2매가 제공됩니다.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은 가족 단위 이용객이 많아 시설이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텐트에서 숙박을 하는 사람보다는 당일만 이용하는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익월 그린웨이 캠핑장 인터넷 예약은 매월 5일, 오전 10시에 오픈합니다. 주말 예약은 순식간에 차게 되기 때문에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 학교나 회사 출근 문제로 캠핑장에서 숙박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중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만 강동그린웨이 캠핑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캠핑장 내에 있는 매점에서는 숯, 석쇠를 포함한 그릴 및 파라솔 대여가 가능합니다. 그릴, 석쇠, 숯, 숯탄이 1만 7,000원, 원형 탁자, 원형의자 4개, 파라솔이 만 원,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천막도 2만 원이면 대여할 수 있습니다. 하늘은 파랗고, 날씨는 너무 좋고, 어디든 가고 싶지만,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오후 반차를 내고 강동그린웨이 캠핑장으로 향할 것을 권합니다. 근처 정육점에서 고기와 간단한 야채를 구매하고, 필요한 것은 매점에서 빌리면 됩니다. 큰 준비 없이도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텐트 치고 짐 나르느라 바쁜 여타 캠핑장과는 달리 강동그린웨이 가족 캠핑장에서는 음식 준비만 하면 끝입니다. 부모님이 캠핑 음식 준비하느라 바쁜 동안 아이들은 유아숲 체험장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곤충도 잡아보고, 나무로 만들어진 흔들 다리도 건너봅니다. 뛰면 아래층에서 쫓아온다는 엄마의 잔소리도 없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속에서 즐거운 기운만 감돕니다.

매화나무캠핑장 옆에 있는 숲 속 도서관(08:00 ~ 19:00 운영)에서 책을 하나 꺼내 읽어도 좋습니다. 도서관에는 많은 책들이 보유되어 있지는 않지만, 오래된 책들 중 어릴 적 읽었던 책이라도 발견하게 되면 보물을 만난 것처럼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동네 산책하듯 즐기는 등산, 일자산

일자산은 해발 134m의 동네 뒷산 같은 곳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등산을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사실 등산이라는 말보다는 산책에 더욱 가깝습니다. 느릿느릿 천천히 올라가도 10~20분 남짓 올라가다 보면 정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일자산에 가을이 찾아오면 숨을 천천히 내쉬어봅니다. 서울 근교에서 좋은 공기를 맡을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직박구리, 박새, 딱따구리 등의 새도 보입니다. 일자산에서 천천히 산책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풀벌레 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 나뭇잎 소리, 그리고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지친 도시 생활의 피로를 느긋하게 풀어줍니다.

일자산 정상을 지나 넘어가면, 반대편에는 일자산 체육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배드민턴 라켓, 실내운동화를 준비하면, 일일 입장료 평일 2,400원, 주말 및 공휴일 3,100원만 내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탁구와 헬스 일일 입장료는 평일 1,500원, 주말 및 공휴일 2,000원입니다.

참, 가을의 일자산을 걸을 때는 바닥을 유의 깊게 살펴주세요. 작은 밤송이들이 카펫처럼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의 일자산에서는 밤송이 카펫이 깔려있습니다. 조심하세요!

가을의 일자산에서는 밤송이 카펫이 깔려있습니다. 조심하세요!

허브 향기와 별빛으로 가득한 허브천문공원

강동그린웨이 캠핑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허브천문공원은 가을에 진가를 발휘하는 공원입니다. 다 둘러보는데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머물며 휴식하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 허브천문공원에 도착하게 되면, 규모에서 실망하게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커다란 천체관측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올라갔는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관천대도 굉장히 작고 좁아 보입니다.

허브 향기와 파란 하늘을 만날 수 있는 허브천문공원

허브 향기와 파란 하늘을 만날 수 있는 허브천문공원

하지만 허브천문공원은 바로 천천히 보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허브천문공원은 하늘과 바로 맞닿아 있는 듯한 느낌에 자꾸 하늘만 쳐다보게 됩니다. 예쁜 구름이 송송 박혀있는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별을 관측할 수 있는 관천대의 천체관측 체험 프로그램은 미리 예약하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공원 구석구석에는 134종이 넘는 다양한 허브가 곳곳에 손짓합니다. 사과와 박하를 섞은 듯한 애플민트, 쌉싸름한 향이 매력적인 세이지, 보라색 꽃이 예쁜 라벤더도 보입니다. 허브를 손에 문질러 살짝 향을 맡아봅니다. 손끝에는 허브 향기가 감돌고, 눈길을 사로잡는 가을 하늘은 허브천문공원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합니다. 그럴 때에는 작은 유리 피라미드처럼 보이는 온실 내부의 휴식공간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좋습니다.

도심 속 삼림욕, 길동생태공원

길동생태공원은 서울시가 도시의 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생태공원입니다. 취지에 걸맞게 공원 입장 관리가 매우 철저합니다. 하루에 400명만 입장 가능하고, 최대 2시간 동안만 체류 가능합니다. 산림이 우거져 있어 서울 한복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산속 한가운데 놓인 듯한 느낌이 듭니다.

깊은 산속에 있는 듯한 길동생태공원 산림 지구

깊은 산속에 있는 듯한 길동생태공원 산림 지구

길동생태공원에서는 도시의 소음과 완벽히 차단됩니다. 하루에 400명만 입장 가능하기 때문에 공원 내부는 굉장히 한산합니다. 평일에는 걸어 다니는 사람들도 만나기 힘듭니다. 아파트나 주변의 초고층 빌딩도 안 보입니다. 길이라도 잃어버릴까 봐 지도를 손에 놓지 못하고, 갑자기 산짐승이라도 나타날까 봐 몸에는 힘이 들어갑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좋은 긴장감입니다.

스탬프 찍으며 콩! 콩!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 좋아요

스탬프 찍으며 콩! 콩!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 좋아요

공원 중간중간 놓인 스탬프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입니다. 도장을 찍으며 걷다 보면 길동생태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곤충 친구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람쥐, 호랑나비, 벌 등은 물론 무당거미, 큰 밀잠자리, 줄장지뱀, 광대 노린재 등을 공원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길동생태공원은 광장 지구, 농촌과 초지 지구, 습지 지구, 산림 지구, 저수지 지구 등 총 6지구로 나누어져 있으며, 1.5km로 꽤 넓습니다.

길동생태공원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바로 6월이면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는 ‘반디야 놀자!’입니다. 길동생태공원에서 2004년부터 애반딧불이를 성공적으로 인공사육에 성공하여 현재는 자연서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가을에는 흙으로 그리는 초충도, 길동생태학교, 천연염색, 비누 만들기 등의 체험도 이어집니다.

■ 여행정보
○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 서울 강동구 둔촌동 562 / 문의 02-2045-7880
○ 허브천문공원 : 서울 강동구 둔촌동 산 94 / 입장료 무료 / 24시간 개방
○ 천체관측 체험 프로그램
 - 운영기간 : 2016. 5 ~ 10. 매주 금요일 19:30 ~ 21:30
 - 예약 방법 : 강동구청 홈페이지 > 온라인 예약
 - 문의 : 강동구청 푸른 도시과 02-3425-6453
○ 허브천문공원 온실 개방시간 : 09:30 ~ 17:00 (매일)
○ 길동생태공원 : 서울 강동구 길동 18-3 / 입장료 무료(단, 인터넷 사전 예약 하루 400명만 입장 가능) / 관람시간 :10:00 ~ 16:00(연중무휴, 월요일 휴관) / 문의 02–472-2770
○ 추천 여행 코스 :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 일자산 등반 → 허브 천문공원 → 길동생태공원 (모두 도보로 이동 가능)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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