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법 공부하듯 국어를 공부했다면…

강원국

Visit1,012 Date2016.08.29 16:30

도서관ⓒ뉴시스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45) 영문법 공부한 것 1/100만 하면 잘 쓸 수 있다 – 글쓰기, 문법에 답이 있다

글을 잘 쓰는 방법 중의 하나는 문법에 맞게 쓰는 것이다.
하지만 학창시절, 영어에 비해 국어 문법은 소홀히 했다.
글을 잘 쓰는 데 필요한 문법은 아예 배우지 못했다.
국어시간에는 글을 읽고 분석하는 데에만 집중했다.
작문 시간이 있었지만 유명무실했다.

비문을 쓰지 않는 방법 3가지
문법에 맞는 글, 다시 말해 비문(非文)을 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주어와 서술어가 한 번씩만 등장하는 홑문장으로 쓰는 것이다.
문장이 복잡해지면 비문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둘째, 내용을 잘 이해하고 쓰는 것이다.
잘 모르는 내용을 쓰면 문장이 꼬여 비문이 된다.
내용을 완전하게 파악할수록 일필휘지가 가능해지고 이해하기 쉬운 글이 나온다.

셋째, 말하듯이 쓰는 것이다.
왜 말은 잘하는데 글 쓰는 데에는 애로를 겪는가.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그런 욕심이 과다한 수식어와 수사법을 사용하게 하고, 결국 비문을 만든다.

세 가지 어울림 점검
주어와 서술어, 와/과, ~고/~며 전후, 수식어와 피수식어.
이 세 가지가 잘 어울리면 좋은 글이 된다.
그렇지 못하고 불협화음하면 비문이 된다.

첫째,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해야 한다.
주술관계가 어긋나지만 않게 써도 비문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다.
우리글의 문장형식은 세 가지 뿐이다.
주어+서술어, 주어+목적어+서술어, 주어+보어+서술어이다.
주술관계를 확인한 후, 목적어와 서술어, 보어와 서술어 관계도 맞춰본다.

둘째, 와/과, ~고/~며 전후의 문구를 대등하게 쓰는 것이다.
“꿩과 호랑이와 파충류가 공존한다.”는 대등하지 않다.
“조류와 포유류와 파충류가 공존한다.”라고 하거나, “꿩과 호랑이와 악어가 공존한다.”라고 해야 대등하다.
“철수는 수학을 잘하고, 영희는 농구를 잘한다.” 역시 대등하지 않다.
수학은 공부 과목이고, 농구는 운동 종목이란 점에서 그렇다.
“철수는 수학을 잘하고, 영희는 영어를 잘한다.”라고 하거나, “철수는 축구를 잘하고, 영희는 농구를 잘한다.”라고 쓰는 게 대등하다.

셋째, 수식어와 피수식어가 어울리게 쓰는 것이다.
수식어는 최대한 피수식어 앞에 두고,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조사와 어미 활용
우리글은 조사와 어미를 잘 써야 매끄럽고 다채롭다.
나는 글쓰기야말로 조사와 어미를 얼마나 잘 쓰느냐의 승부라고 생각한다.
이를 적절하고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느냐에 글쓰기 성패가 달렸다.

조사에는 격조사, 보조사, 접속조사다.
격조사는 자격을 부여하고, 보조사는 뜻을 더해주며, 접속조사는 이어준다.
“그녀가 울었다.”와 “그녀는 울었다”에서 ‘가’는 주격조사이며, ‘는’은 보조사이다.
‘그녀가’는 일반적인 서술이고, ‘그녀는’은 차이나 대조를 나타낸다.
이처럼 조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글의 뜻과 맛이 달라진다.

어미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연결어미와 종결어미만 주목하면 된다.
연결어미에는 ~고, ~며 등이 있고, 종결어미는 ~이다, ~있다, ~것이다 등이 있다.
평서형 종결어미 ‘~것이다’를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
‘~할 것이다, ~될 것이다, ~있는 것이다’는 ‘~한다, ~된다, ~있다’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
꼭 써야 할 때는 ‘~것이다’만 쓰지 말고 ‘~점이다, ~사실이다’와 번갈아가며 쓰자.

문장 형식을 익히자
국어의 문장 성분은 일곱 가지다.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관형어, 부사어, 독립어 등 일곱 가지 성분이 결합되어 문장을 형성한다.

이들이 어우러져 이루는 문장의 수는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이들 문장을 유형 별로 묶으면, 즉 문장형식은 그다지 많지 않다.
서술어를 중심으로 한 문장형식은 세 가지 뿐이다.

1) 서술어가 동사인 ‘무엇이 어찌하다.’
2) 서술어가 형용사인 ‘무엇이 어떠하다.’
3) 서술어가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인 ‘무엇이 무엇이다.’
이런 기본 문형을 익혀서 머릿속에 패턴화하면 글 쓰는 일이 훨씬 수월해진다.

어느 분야이건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
글쓰기의 기본은 문법이다.
국어 문법을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미 중고등학교 다닐 적에 많이 배웠다.
하루 이틀 짬을 내서 공부하면 된다.
그러나 공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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