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푸른 바다가 보고 싶을 때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6.08.25. 16:32

수정일 2016.09.22. 15:54

조회 1,522

동해바다와 어우러진 하슬라아트월드

동해바다와 어우러진 하슬라 아트월드

호호의 유쾌한 여행 (8) 강원도 강릉 하슬라 아트월드와 정동진역

대단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들 무더위에 안녕하신가요? 가을이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의 뭉게구름을 타고 온다는 처서가 지났건만 아직도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분명 귀뚜라미도, 뭉게구름도 보았으니 이 글이 나가고 난 다음엔 언제 더웠냐는 듯 찬바람이 살랑살랑 불기 시작할까요?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아주 더운 여름엔 에어컨 바람 나오는 사무실이나 집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조금 선선해지면 움직여보겠다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이번 여행 칼럼에는 늦여름 떠나기 좋은 곳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행선지는 강릉의 하슬라 아트월드와 정동진 바다입니다.

강릉이야 동해안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이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가 갈 곳은 조금은 사람들의 손길이 덜 닿은 곳인데요. 그렇다고 아주 오지로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슬라 아트월드는 안인역(안인해변)과 정동진역(정동진해변) 사이 야산에 위치한 복합예술문화공간입니다. 서로 다른 3개의 미술관과 조각공원, 호텔과 바다전망카페, 체험관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슬라 아트월드 본관 건물 앞의 작품. 하슬라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하슬라 아트월드 본관 건물 앞의 작품. 하슬라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하슬라는 고구려, 신라 시대에 불리우던 ‘강릉’의 옛 지명입니다. 2000년대 초반 강릉에 거주하던 조각가이자 예술가인 부부 박신정, 최옥영 씨가 기존 있던 작업실을 벗어나 전시와 작업 모두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이 야산을 개척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가능한 주변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체로 미술관의 작품이 되도록 꾸몄다고 합니다. 강릉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인 최옥영 씨는 오죽헌에 율곡이이와 신사임당 동상을 조각하기도 한 강릉을 대표하는 예술가입니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바다전망 카페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바다전망 카페

직접 이 아트월드를 돌아보면 미술관은 물론이거니와 조각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에서 나무 하나, 돌 하나도 소중히 다룬 설립자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과하지 않습니다. 자연 그대로가 좋은 데는 가능한 예술 작품을 두는 것조차도 자제할 정도로 오히려 자연이 우선이었습니다. 조각 정원 한쪽에 있는 소나무정원이 바로 그러합니다. 나지막한 소나무들이 멀리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기막힌 풍경을 연출합니다.

산책로에서 소나무정원을 지나 조각정원으로 이어진다

산책로에서 소나무정원을 지나 조각정원으로 이어진다

조각공원에서 바라본 바다와 하슬라 아트월드의 본관 건물

조각공원에서 바라본 바다와 하슬라 아트월드의 본관 건물

여행은 하슬라 아트월드의 바다전망카페 <항상>에서 시작합니다. 우선 바다를 바라보며 여정을 시작합니다. 거기서 길은 조각공원 산책로로 이어집니다. 숲은 깊지도 험하지 않고 딱 산책하기 좋을 만큼 펼쳐집니다. 조금 심심해질 때면 재치있는 예술작품들이 숲에 나타납니다. 나지막한 소나무들이 바다와 어우러지는 소나무 정원을 지나면 돌미술관, 조각 공원 등이 나옵니다. 그냥 풀과 나무뿐이었던 야산을 이렇게 가꾸려면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 감히 짐작해봅니다. 야외 공연장, 전시장 등이 있어 다양한 행사도 할 수 있습니다. 그 절벽 끝에도 예술작품들이 놓여있습니다. 누드미술관을 지나 본 미술관인 현대미술관, 마리오네트, 피노키오 미술관 등을 함께 돌아봅니다. 더위가 사그러지는 늦여름, 초가을 조각 공원의 볕은 따갑지만 그늘에 가면 금세 시원해집니다. 멀리 푸른 바다만 바라봐도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하슬라 아트월드 현대미술관 전시. 인더스트리얼한 전시벽면이 다양한 작품들과 잘 어울린다

하슬라 아트월드 현대미술관 전시. 인더스트리얼한 전시벽면이 다양한 작품들과 잘 어울린다

미술관과 조각공원, 체험관, 까페, 아트숍 등을 2~3시간 만에 돌아보고 반나절 짧은 여행을 마쳐도 좋습니다만 이곳의 매력은 하룻밤 머무를 때 알 수 있습니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깊은 창으로 밤과 아침의 바다를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동해를 향하고 있으니 일출 감상에도 최고의 자리입니다. 객실의 모든 가구와 소품도 직접 예술 작품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하슬라에서는 호텔객실과 식사, 미술관 관람을 엮어 패키지로 선보입니다. 저렴하지는 않습니다만 특별한 기념일, 프로포즈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 참 특별한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하슬라 아트월드에서 차로 10여분이면 정동진역에 도착한다. 사진 속 가운데 소나무는 일명 고현정 소나무

하슬라 아트월드에서 차로 10여분이면 정동진역에 도착한다. 사진 속 가운데 소나무는 일명 고현정 소나무

하슬라 아트월드 앞에는 등명해변이 있습니다. 조용한 해변이니 늦여름 해수욕이나 선텐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복작거리는 곳을 찾는다면 정동진역과 정동진해변이 제격입니다. 바닷가에 있는 기차역으로 국민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 배경이 되어 더욱 유명해져 관광버스까지 관람을 위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또한 성수기가 지났으니 좀 한가해질 것 같습니다. 기차역은 드라마와는 달리 테마공원처럼 번잡해졌지만 극중 고현정이 스쳐 지났던 소나무는 그대로 있습니다. 정동진역에서는 기차를 타고 동해바다를 실컷 바라볼 수 있는 바다열차가 평일엔 2번, 주말엔 하루 3번 출발합니다. 정동진역에서 출발해 삼척역까지 시원한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열차입니다.

하슬라 뮤지엄 호텔의 객실. 엄마 자궁 같은 느낌을 모티브로 한 침대가 인상적이다

하슬라 뮤지엄 호텔의 객실. 엄마 자궁 같은 느낌을 모티브로 한 침대가 인상적이다

자가용 또는 렌터카로 움직인다면 하슬라 아트월드 앞에서 정동진을 거쳐 옥계 등으로 이어진 해안도로를 달려보자. 대표적인 바닷가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심진항에서 옥계해변까지 이어지는 헌화로는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달리는 도로로 TV나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했다. 최근 드라마 시그널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해안도로가 바로 이곳이기도 하다. 옥계해변에는 시그널을 촬영한 카페도 있다.

○ 대중교통으로 가는 법 :

강릉까지는 고속버스를 이용한 후 강릉의 용강동서부시장에서 하루 6번 다니는 112번 버스를 타고 간다. 하슬라 앞에는 111, 112, 113 버스가 하차하니 각각의 운행시간을 확인한 후 이동하도록 한다.

○ 하슬라 아트월드 이용 정보 :

- 이용시간 : 8시30분 ~ 18시30분(연중무휴)

- 입장료 : 미술관 조각공원 통합 1만원

- 호텔 1박 : 32만원부터(스테이크 식사 2인 포함 패키지)

○ 강릉에서 가볼만한 곳 :

하슬라 아트월드를 설립한 최옥영 교수의 율곡이이와 신사임당 작품을 확인하고 싶다면 오죽헌으로 가자. 율곡이이가 태어난 곳이자 신사임당의 친정으로 오늘날까지 보존된 오랜 조선시대 가옥으로 꼽힌다. 오죽헌시립박물관, 강릉예술창작인촌 등이 있어 함께 돌아보기 좋다. 강릉 동부시장 앞에서 200번, 300번, 204번 등의 버스를 이용한다.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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