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예산을?’ 주민참여예산 한마당총회

시민기자 이상국

Visit448 Date2016.08.24 16:43

주민참여예산

“주민참여예산제도에 대해 서로 다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스스로 관심을 가져야 돼요. 시민이 낸 세금이 무엇에 쓰이고, 어디에 쓰이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2016년 주민참여예산 한마당 총회가 열린 서울광장에서 기자와 만난 자원봉사자 윤성희(58) 씨는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아쉬워했다. 올해 주민참여 예산학교 교육을 받고 직접 청년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던 기자도 인터뷰 중 자연스럽게 그의 말에 귀 기울였다.

주민참여예산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주민이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하여 직접 사업을 제안하고, 주민참여 예산위원으로 활동하며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다. 1989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시에서 시작된 주민참여 예산제도는 그 당시 인구 120만 명 중 4만 5,000명이 참여했다. 지금은 남미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도시들, 캐나다의 토론토, 미국의 뉴욕같은 도시들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확산됐다.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한 건 2012년이다. 그 당시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조례를 제정하여 주민참여 예산사업을 시작했다. 윤씨는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출범한 2012년부터 그 다음해까지 주민참여 예산위원으로 활동했다.

주민참여예산

올해 그는 주민참여예산 한마당 총회에서 시민들에게 주민참여예산을 소개하고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윤씨는 서울시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민 감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 참여예산제도는 잘 쓰면 참 좋은 제도에요. 우리가 낸 세금이 시민이 꼭 필요한 곳에 잘 쓰이게 하려면 시민이 잘 알아야 해요. 시민 스스로가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보호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켜나가야 합니다.”

윤씨는 주민참여 예산위원 활동이 끝난 후에도 매년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주민참여 예산제도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서울시 주민참여 예산제도의 변화 과정을 직접 경험한 산 역사이자 증인이다.

그는 주민참여 예산위원으로 활동하며 서울시에 분과 별 현장 심사와 모니터링 제도를 처음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현장심사 없이 서류 검토로만 진행되던 첫해 주민참여예산 제도의 한계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민참여예산

“현장실사를 가봤더니 비교가 딱 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현장심사하고 보고서 써서 분과 심사 합시다’라고 제안했죠. 모니터링도 실제로 가봤더니 예산을 줄어서 공사를 끝낸 걸 발견하여 만들게 됐어요.”

이처럼 주민참여 예산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와 제안이다. 주민참여 예산제도는 하나의 모델로 완벽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시민들의 참여와 제안을 통해 계속 수정과 보완이 이뤄지는 특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서울시 주민참여 예산제도는 매년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다.

2015년에는 최종 사업 선정을 위해 시민 대상의 전자투표(엠보팅)가 첫 도입 되었으며, 주민참여예산 지원센터를 신설하여 주민참여 제도 개선 및 주민 의견 수렴 방안을 강화했다. 그 결과 주민참여 제안사업 접수는 2014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3,593건으로 늘어났다.

또한, 2016년에는 동단위에서부터 주민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 가장 큰 특이점이다. 올해는 기존의 ‘시정참여형 사업’과 ‘지역참여형 사업’에서 추가적으로 ‘동지역회의 지원사업’ 분야를 신설했다. 시민들의 참여 범위가 더 넓어진 것이다.

기자도 올해 주민참여예산 위원으로 활동하며 청년의 사회참여 확대 및 역량강화와 관련된 사업들을 심사하고, 직접 현장 심사도 다니면서 예산이 올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의견을 보탰다.

주민참여예산

서울시 주민참여 예산제도가 매해 발전적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지만, 그에 반해 아직도 보완되어야 할 지점은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주민참여 예산제도의 취지가 투명성과 공정성을 목적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현 제도 상에서 여러모로 한계를 느꼈다.

서울시는 매년 제도를 개선하여 자치구 간의 성과 위주 경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자치구 별 연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공공에 필요한 사업을 민주주의에 의해 투명적으로 선정하는 주민참여예산의 목적과 취지의 핵심을 놓쳐 버리는 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기자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꼭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선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주민들의 참여가 늘어나야 주민참여 예산 사업별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주민참여예산

옛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주민참여 예산제도도 그렇다.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면 경쟁력이 생긴다. 그러면 우리의 삶도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한편, 서울시는 지난 20일, 서울시청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2017년 주민참여 예산사업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2017년 주민참여 예산사업 804건(약 499억 원)은 시정참여형 사업 20개 주제 402건(349억 원), 지역참여형 사업 238건(25개구, 구별 5억 원), 동 지역회의 사업 164건(50개동 5,0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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