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의 마지막 숨결이 느껴지는 듯 해”

시민기자 장은희

Visit295 Date2016.08.18 13:45

서대문구 시민들이 공연한 유관순 연극 장면

서대문구 주민들이 공연한 유관순 연극

지난 7월 29일 태극기를 찍어내며 독립선언서를 소리 높여 읽는 곳이 있었다. 바로 서대문구 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시민들의 연극 공연 발표 현장이다.

서대문구에서는 2016년 광복 71주년을 맞이하여 전문 연극인과 일반인이 함께 배우고 연습하여 공연할 기회를 제공했다. 연극에 참여한 주민들은 유관순 열사가 이화학당 다닐 때부터 옥사를 치를 때까지의 독립운동 모습을 공연으로 표현했다.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시민들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주민들

공연연습은 4월 4일부터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본부 세미나실에서 저녁마다 진행됐다. 지역 주민 20여 명이 모여 몸 스트레칭부터 발성, 연극의 이해, 대사 읽기, 무대 동작, 희곡 분석, 무대 및 소품 제작, 연극 제작의 전 과정을 배우고, 공연준비를 했다. 배우고 무대에 올리기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극은 감동 그 자체였다. 공연을 보는 관객들까지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

“전문 연극인이 아닌 시민들이 공연하는데 정말 잘 했어요. 마지막 옥고를 치르는 유관순을 보고 짜릿한 느낌을 받았지요. 저도 눈물이 다 나오더라고요.”라며 멀리서 공연 보러 온 김영숙(59세)씨가 극찬을 했다.

또 성남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 배지혜(29세) 주부도 “엄마가 연극을 해서 보러 왔는데 혹시 고문받는 장면에서 3살 난 딸이 울까 봐 걱정했는데 울지 않고 공연 보고 박수까지 치는 것이 정말 신기했어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엄마가 학교에 와서 공연을 해 주었는데, 그동안 15년이 넘게 안 하다가 다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니 정말 기뻤어요”라며 엄마를 자랑스러워했다.

연극 연출을 직접 맡아서 지도해 준 김장호 강사와 연극연습을 함께한 주민들

연극연습을 함께 준비했던 강사와 주민들 

이번 공연은 서대문구청과 서대문연극협회 회장이며 로얄씨어터 윤여성 대표와 김장호 부회장, 김수진 배우, 유준기 팀장, 박인환 배우 등과 시민들이 함께 하는 노력이 있었다. 배우들은 직장인들이 많았지만, 5살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라서 더욱더 의미가 크다.

윤여성 대표는 “연극은 시대의 거울입니다. 목마른 관객을 위해서 웃음으로 울음으로 공포로 마음을 달래주고 풀어주는 것이에요. 또한 연극은 종합 예술입니다. 직장인과 주부들 모두 함께 할 수 있지요”라고 말했다.

연극 연출을 직접 맡아서 지도해 준 김장호 강사는 “한 편의 연극은 여행하는 것과 같아서 준비할 때부터 가는 내내 즐겁습니다. 끝나면 아쉽고 여운이 남지만 또 다른 여행이 기다리죠. 그래서 작업이 끝나면 외로움과 공허함에 며칠은 몸부림 치는데 이번 경험도 꼭 그런 느낌입니다. 역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제가 곧 배우는 일이기도 해서 언제나 겸손한 마음과 초심을 갖게 하는 직업입니다.”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박영갑 어르신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장면

삶에서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삶을 살아가는 것도 엔도르핀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많은 연극인들이 자기일을 미루고 연극 발표를 위해서 준비했다. 이번 공연의 유관순 주인공은 3명이다. 이화학당 17살 유관순, 아우내 장터에서 군중에게 독립운동을 외치는 유관순, 18살 감옥살이 유관순 등으로 나눴지만 모두가 잘 했다. 70살이 넘는 김영환 어르신은 유관순 아버지 유중권 역할을 맡아서 더욱 큰 감동이었다. 또 시니어 모델이면서 전문 연극인이기도 한 박영갑 어르신도 속장 조인원 역할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이외 나물 장수, 엿장수 등 많은 배우들의 단합도 보였다.

특히 이화학당 유관순 역할을 맡은 나민희 주부는 5살 아이를 데리고 연습하러 다니다가 아이도 공연 출연하게 되었지만, 이번 연극 공연 발표 일주일을 남기고 임신 사실을 알았는데, 계속 연습을 하다가 하마터면 뱃속에 아이가 유산이 될 뻔한 위험한 고통을 겪기도 했다. 또 다른 배우는 연극 공연 1시간을 남기고 숨 가파서 약국에 다녀온 일도 있었다. 배우들의 숨은 뒷이야기도 이제는 활짝 웃음이 된다.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단원들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단원들

50년 노래 부른 가수도 무대에 서면 떨린다고 하는데, 관객 앞에 서는 배우 역시 떨리기는 마찬가지인가 보다. 연극 시간을 지켜야 하는 것이고 서로 믿음이 없으면 공연을 할 수가 없다.

서대문구 시민들이 함께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쟁쟁이 울려 퍼진다.

현재 하반기 무대 공연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교육은 11월 28일까지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참가신청은 로얄씨어터 02_358~5449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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