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계곡, 한옥고택 "잠시 쉬어가도 좋아"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6.07.28. 16:20
호호의 유쾌한 여행 (4) 경북 봉화 바래미마을과 석천계곡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었습니다. 7월말 8월초는 대한민국에서 누가 뭐라 해도 대표적인 여름휴가철로 꼽힙니다. 호호의 유쾌한 여행도 휴가철을 맞아 서울에서 살짝 벗어나 호호만이 알고 있는 여름 여행지로 떠나볼까 합니다.
행선지는 경상북도 봉화 바래미마을과 석천계곡입니다. 언론에 자주 등장한 김해의 봉하마을은 들어봤는데 봉화는 어디냐고 하는 분들이 계셔서 잠시 소개합니다. 경상북도 북부, 영주와 울진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에 위치한 고장입니다. 경북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힙니다. 당연히 산 깊고 맑은 물이 흐르는 강, 계곡이 많습니다.
선비문화의 영향으로 오랜 한옥들도 많습니다. 집짓는데 가장 좋은 나무로 꼽히는 춘양목의 고장이기도 해서 좋은 나무로 지은 한옥들이 지금까지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좋은 나무가 많으니 살짝 불어오는 바람에도 피톤치드가 가득합니다. 게다가 봉화는 한여름 2주 정도를 제외하고는 에어콘도 필요 없을 만큼 선선한 기후를 가졌습니다.
봉화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2년 전 떠난 여름휴가 때였습니다. 안 가봤던 곳을 가본다고 봉화를 일정 중에 넣어 2박을 했는데 그만 봉화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석천 계곡의 수려한 자연환경도 마음을 끌었지만 무엇보다도 때 묻지 않는 자연처럼 순박한 인심이 살아있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침 밥 차려주는 고택에서의 하룻밤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습니다. 직업상 좋은 곳을 경험하면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싶은데 봉화만큼은 그저 혼자만 알고 싶은 곳으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이렇게 소개합니다^^)
그리고 작년 이맘때도 봉화 바래미마을과 석천계곡으로 짧은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휴가철이 막 시작되는 7월 마지막 주 주중인데도 고택의 게스트는 우리 일행뿐입니다. 대청마루가 내 것 인양 뒹굴거리며 책도 읽고 낮잠도 자며 한 나절을 보냈습니다. 오후 좀 덥다고 느껴질 때면 주섬주섬 짐을 챙겨 계곡으로 갑니다. 발을 담그기만 해도 시원한 계곡은 천혜의 놀이터입니다. 그렇게 3일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봉화 해저리의 바래미마을에는 남호구택 말고도 만회고택, 영규헌, 단사정, 소강고택, 해외고택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기와집들이 즐비한 한옥 마을입니다. 저희가 2년 연속 간 곳은 남호구택입니다. 솟을 대문과 사랑채, 안채로 이뤄진 전형적인 한옥 구조를 갖춘 고택입니다. 1867년 건립되었으며 건립자의 아들인 남호(김뢰식 선생)의 이름을 따 남호구택으로 부릅니다. 남호는 상해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을 위해 재산을 털어 군자금을 마련했고 부를 축적한 후에도 주변 사람들을 배려한 명망과 업적을 갖고 있습니다.
춘양목으로 지은 집은 100년이 넘도록 별다른 보수 없이도 굳건히 버티고 있습니다. 집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남호구택을 조목조목 둘러보면 기둥이 튼실한 집인 것을 알기에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현재 이곳의 주인 어르신은 남호의 후손으로 부부가 살뜰하고 깨끗하게 집을 가꾸고 계십니다. 직접 소품들도 만들고 이부자리도 관리하시는 안주인의 솜씨가 대단합니다. 여름 성수기에는 조식(유료)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그 외 다른 시즌에는 미리 예약하면 조식을 준비해주시기도 합니다. 다만, 안주인의 건강의 허락하는 한에서 제공한다고 합니다.
석천계곡은 바래미 마을에서 차로 10분 봉화읍내 가까운 곳에 위치합니다. 석천정사가 계곡 앞에 버티고 있어 더욱 분위기 묘한 계곡입니다. 물깊이와 흐름도 적당해 아이들과 놀기에도 좋습니다. 숲 속에 계곡이 있어 그늘도 많습니다. 여름의 더위를 식히기엔 딱 좋습니다.
휴가철에 가도 그다지 북적이지 않는 곳이지만 그래도 조금 조용할 때 가고 싶다면 8월 중순 이후 조금 늦은 여름휴가를 떠나는 분들에게 더욱 좋습니다. 계곡 물 속에 오래 담그고 있기는 무리지만 한옥고택 대청마루에 누워 뒹굴거리기에 더할 나위 없습니다.
어쩌면 저와 마주칠 수도 있으니 고택에서 모르는 이와 만나도 눈인사 나누는 여유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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