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학교 체험교육 '히트다 히트!'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6.07.27. 16:05

수정일 2016.07.27. 16:09

조회 1,402

희망 팟캐스트-보이는 라디오

아이들이 기획하고 만든 '보이는 라디오'

지난 6월 25일 토요일 오후 3시, 도봉구 방학3동주민센터 2층 마을활력소 은행나루 라운지 어울터엔 ‘희망 팟캐스트-보이는 라디오’ 공개방송이 진행 중이었다. 초등학교 5~6학년 학생 10명이 세 팀으로 나뉘어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었다. 진행자와 게스트, PD 등을 맡은 아이들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다. 아이들은 5월 7일부터 6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10시에 이곳 은행나루 채움 강의실에 모여 12시까지 약 2시간가량 마을미디어에 대해 공부하며, 라디오 진행과 녹음·제작과정 등 라디오 방송을 두루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다. 박영록 서울마을미디어주강사(컨텐츠제작PD)와 김미현 주강사(은행나루마을방송국) 유예은 보조강사가 7회 차에 걸쳐 아이들과 라디오방송 체험 수업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잘 전달할 수 있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대본을 직접 쓰고, 라디오 방송 녹음도 했다. 그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공개방송을 준비해, 마지막 수업은 ‘보이는 라디오 공개방송’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희망 팟캐스트-보이는 라디오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체험할 수 있는 수업이라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희망 팟캐스트-보이는 라디오’ 공개방송은 올해 도봉구 혁신교육지구사업 공모에 선정된 주민설계형 마을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방학3동의 희망동 마을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인 희망팟캐스트는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전문 ‘희망미디어 아티스트’가 진행을 맡았다. 희망미디어 아티스트 김미현대표는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로 방송을 만들었다는 체험이 소중한 자산이 되길 바란다”고 마을학교를 진행한 소감을 밝혔다.

창2동 글로벌 마을학교-글로벌 요리학교

아이들을 위한 신나는 체험 수업

지난 7월 2일 도봉구 창2동에 있는 마을공동체 시끌벅적사랑방에서는 주민설계형 마을학교 ‘창2동 글로벌 마을학교-글로벌 요리학교’가 진행 중이었다. 10명의 아이들은 자신들 앞에 놓인 미니 도마 위의 삶은 계란을 플라스틱 케이크용 칼로 잘게 다지고 있었다.

“잘 잘라져서 재밌어요.”, “집에 가서도 해 볼래요.”  아이들은 무척 즐거워 보였다. 이날의 요리는 법파리픽콘류에차 태국인 마을교사와 김수화마을교사의 특제소스가 가미된 샌드위치. 아이들은 조물조물 샌드위치에 들어갈 재료를 준비했다. 어느새 당근, 오이, 계란, 치즈, 햄, 식빵, 머스타드 소스와 딸기쨈이 아이들의 개인 식판에 놓였다. 두 선생님의 설명과 도움으로 아이들은 샌드위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식빵 위에 허니머스터드 소스를 바르고 당근, 오이, 계란, 햄, 치즈를 차례대로 얹어 4단 샌드위치를 만들어 고사리 손으로 꼭꼭 눌렀다. 요리학교 8주차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이들의 손놀림은 익숙하고 자연스러웠다. 직접 만든 샌드위치 두 개 중 하나는 아이들이 즉석에서 먹는 시식용이고 하나는 예쁜 용기에 포장해서 부모님께 갖다 드릴 것이었다.

창2동 ‘글로벌 마을학교-글로벌 요리교실’은 매주 토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4주차씩 2회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언어가 조금 서툰 태국 법파리픽콘류에차 마을교사를 위해 한국인 김수화 마을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했다. 태국쌀국수, 볶음쌀국수, 바나나튀김, 카넘부아로이(Khanom bua loy), 망고아이스크림 등을 만드는 태국음식과 경단, 만두, 김치피자, 샌드위치 등의 한식 요리교실이 번갈아 진행됐다. 노원구와 창2동주민센터에서 요리교실을 진행한 이력이 있는 법파리픽콘류에차 마을교사는 7살 아들을 둔 결혼한 지 10년 되는 결혼이주여성이다. 아이들은 외국인 마을교사가 알려주는 태국요리에 무척 흥미로워했고, 태국 선생님 역시 즐겁게 글로벌 마을학교를 진행했다.

창2동 글로벌 마을학교-글로벌 요리학교

주민설계형마을학교 인기리에 운영 중

2016년도 도봉혁신교육지구사업은 필수사업 20개와 특화사업 10개로 나뉘어 현재 30개의 사업이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그 중 대표 격인 마을학교 사업은 거점마을학교 8개, 주민설계형 마을학교 70개, 권역별(쌍문동, 방학동, 창동, 도봉동) 교육공동체 구축사업 4개, 지역 특화사업 13개 등 총 95개가 운영 중이다.

도봉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연계하고 교육 혁신의 길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거점 마을학교 사업이나 4개 권역별 마을교육공동체 구축사업, 지역연계 프로그램, 교육복지공동체 구축을 위한 사업들은 지역의 문화원과 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과 청소년수련관, 각종 센터 등 지역의 여러 기관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민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주민설계형 마을학교’가 작년보다 늘어난 것에 우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혁신교육지구사업 중 70개 주민설계형 마을학교가 현재 운영 중이다. 올해 주민설계형 마을학교 사업은 3인 이상의 주민들이 주체가 돼서,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주민설계형 마을학교는 지난해 25개소가 운영돼 지역 사회의 높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2015 도봉혁신교육지구 사업성과 발표회’ 현장에서 발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민설계형 마을학교’의 수업 흥미도와 참여 만족도가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었다. 프로그램 참여 학생 863명이 이 설문에 참여했다. 올해도 역시 숲생태 탐험, 숲생태 미술놀이, 전통놀이, 한국무용교실, 마을지도맵핑, 캘리그라피, 커피스쿨, 연극교실, 자수교실, 창작공예, 빛그림 인형체험극, 팟캐스트(podcast=pod+broadcast), 글로벌 요리교실 등 학생들이 정규교육과정에서 접하기 어려운 체험과 참여 위주의 생생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수요의 결핍이 공급을 창출하듯 마을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고민한 마을 엄마들이, 마을 주민들이 마을교사로 나선 때문이리라.

마을학교

마을교사 500여 명, 마을의 교육 현장에서 3,000여 명의 학생들과 만나다

현재 도봉혁신교육지구의 95개 마을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을교사는 약 500여 명에 이르고, 이 마을교사들은 마을의 교육 현장에서 3,000여 명의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마을학교 교사와 학생은 지난해보다 3배나 규모가 늘었다. 마을교사들은 학교에선 방과 후 예체능 수업을 담당할 뿐 아니라 동주민센터, 복지관, 마을의 숲과 골목, 학교 운동장, 마을공동체 같은 마을의 공유 공간 등 마을 전체에서 아이들을 만난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마을에 있던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을 발굴해 마을의 교육 현장으로 이끈 것이라 할 수 있다.

올해로 2년차를 맞는 도봉구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과 배움이 가능하도록 지역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이들의 방과 후를 책임지는 긍정적인 변화가 마을 곳곳에서 일어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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